'왜 바이오 쇼크가 게임 계에 태풍을 몰고 오는가'

여름이 끝을 향해 달려가는 무렵, 가뜩이나 공포 게임도 적어 더위에 시달리던 게이머들에게 허리케인과 같은 이야기가 끊임없이 들려오고 있었으니, 이는 어떤 게임에 관련된 것이었다. 이 게임은 정보가 하나씩 공개될 때마다 게이머들을 환호하게 만들었고, 지금까지 Xbox360의 최고의 게임이라 불리던 '기어즈 오브 워'의 위치마저 위협할 만큼 자신의 존재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그 게임은 바로 '바이오 쇼크'. 다소 마니악한 게임으로 평가받고 있는 시스템 쇼크 시리즈의 최신작인 이 게임이 왜 게이머들에게 열광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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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로 아주 도배를 해버리지 그래?

'바이오 쇼크에서 좋아할만한 점을 찾지 못한다면 가까운 의사에게 가서 너의 심장이 뛰고 있는지 검사를 받아보라고 권하고 싶다' 이 문장은 해외 웹진의 리뷰에서 나온 말로 지금 바이오 쇼크가 어느 정도의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하나의 문장이다.

Eurogamer 10/10, PC Gamer UK 9.5/10, Official XBOX Magazine UK 10/10, Game Informer 10/10, IGN 9.7/10... 모두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이 추세라면 지금까지 등장했던 게임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젤다의 전설 : 시간의 오카리나'의 기록을 깨는 것은 물론이고, 앞으로 발매될, XBOX 진영의 간판스타 '헤일로 3'조차도 안심할 수 없는, 올해의 게임 시장 판도를 좌우할 게임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전망이다. 최근, 게임 스팟에서 9.0이라는, 조금은 짠 점수를 매기기는 했지만 단점으로 지적된 이유가 장시간 플레이에 의한 끊김 현상과 플레이어 사망 시 페널티의 결여라는 것이라 조금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는 게임의 문제라기 보다는 "지나친 고득점에 따른 게임 스팟 쪽의 반감에 따른 흠집 내기가 아니었을까?"라고 생각이 들 정도다. 부담감을 넘어 거부감이 들 만큼 지금 이 게임에 쏠리는 찬사들은 엄청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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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된 공상과학소설을 다시 꺼내 읽는 듯 한 완벽한 스토리 텔링

이런 찬사들의 중심에는 이 게임의 완벽에 가까운 스토리가 있다. 1960년대, 비행기 추락에서 살아남은 주인공이 우연히 해양 도시 RAPTURE로 들어가는 것으로 시작되는 이 게임은 그저 그런 SF 게임이 될 수도 있었지만, 시스템 쇼크 시리즈의 계보를 잇는 작품답게 완벽에 가까운 전개로 끝까지 흥미진진함을 잃지 않는다. 2차 세계대전 후 미국의 정책에 회의를 느낀 한 사업가가 국가 권력이나 종교에 지배되지 않는 유토피아를 꿈꾸고 바다에 도시를 세우는데 이곳이 바로 주인공이 발견한 RAPTURE라는 도시이다. 자급자족하며 엘리트들로 인해 안정적으로 유지되던 도시는 깊은 바다 속에서 발견된 '아담'이라는 물질로 인해 몰락의 길을 걷게 된다. 체력이나 정신력을 높여주기 때문에 사람들 사이에서 빠른 속도로 퍼졌던 '아담'에 사람들의 정신 세계를 붕괴시키는 부작용이 있었고, 이로 인해 사람들이 '아담'을 얻기 위해 다른 사람들을 살해하기 시작한 것이다. 게임은 운 나쁘게 이런 소용돌이 속에 휘말린 주인공의 시점으로 진행되는데, 마치 10년 넘게 손대지 않던 과거의 해양공상과학 소설을 다시 꺼내서 읽는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향수와 몰입감을 선사한다. 최근의 게임들 중에서 대작이라 불릴만한 작품들이 나오지 못했던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스토리의 부족이다. 게임 속에서 일어나는 사건이 왜 일어나는지 엔딩을 볼 때까지 설명하지 못하면 아무리 화려한 그래픽과 액션을 보여준다고 하더라도 게이머들을 감동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게임을 즐기는 사람으로 하여금 게임을 즐기는 목적을 납득하도록 하는 것. 바이오 쇼크가 그것에 충실히 했기 때문에 그만큼 기대를 받고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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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을 뗄 수 없는 영상의 폭풍

데모 영상에서 물 위로 올라와 불타는 비행기를 보며 '오오, 이거 물의 표현이 장난이 아닌걸?' 이라고 생각하면서 멍하니 게임을 시작하기를 기다리다 보니 이미 게임은 물 위로 올라오는 순간부터 시작된 상태였다. 그렇게 플레이어에게 크게 한 방을 먹이며 시작되는 게임은 플레이 하는 내내 놀라움을 끊임 없이 안겨준다. 솔직히 '기어즈오브워'로 인해 높아질대로 높아진 게이머들의 눈을 다시 한번 놀라게 만들 정도는 아니지만 언리얼 2.5 엔진이 보여주는 수중도시 RAPTURE의 암울하고 칙칙한 모습과 사실적인 물의 표현, 그리고 주인공의 화려한 액션은 언리얼 3 엔진으로 만들어진 기어즈오브워와 비교해도 꿀리지 않을 만큼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준다. 언제나 새로운 기술이 더 좋은 것임은 분명하고, 우리는 그것을 '기어즈 오브 워'를 통해 이미 체감했다. 하지만 제작사의 의도대로 원하는 모습을 다 보여주었다면 그것이 최신 기술이던, 그렇지 않던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닐 것이다. 바이오쇼크는 바로 이점을 제대로 보여주는 작품이며, 완벽한 세계관과 그것을 충실히 보여줄 수 있는 그래픽이 만났을 때 얼마만큼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그래픽뿐만 아니라 사운즈 역시 이 게임을 빛나게 해 준다. 먼 곳에서 들려오는 듯한 재즈 풍의 배경 음악들 역시 암울한 도시의 분위기를 더욱 가라앉게 해 주며, 등장 인물들의 우울한 목소리와 어울려 더 이상 사람이 아닌 것들만 남은 해저 도시에 어울리는 공포 분위기를 조성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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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 작품이라 불리워도 아깝지 않을...

게임은 예술 작품이 될 수 있을까? 혹자는 그렇다, 혹자는 아니다라고 이야기 하고 있는 이질문은 게임 제작자들 사이에서도 아직 통일된 답을 우리에게 주지 못하고 있다. 결국 어느 관점에서 게임을 플레이 하느냐에 달린 문제인데, 사람을 진정 감동시킬 수 있다면 게임도 다른 문화 유형처럼 예술 작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완벽하게 몰입할 수 있는 스토리와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 압도적인 영상, 긴박감이 넘치는 음악을 제공한다면 그것을 예술작품이라 부르지 못할 이유가 없지 않는가! 그렇기에 바이오 쇼크는 즐기는 도구를 넘어, 게임을 즐기는 사람의 모든 감각에 만족을 줄 수 있는 예술 작품의 경지에 올랐다고 생각한다. 필자의 말이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고? 조금만 기다려라. '바이오 쇼크'라는 예술 작품이 곧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낼 테니 말이다.

게임동아 객원필자 건전평범장미소년(greatmut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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