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게 아이디어다...

시작하며...
2개의 화면과 터치 스크린이라는 새로운 기능을 가지고 있는 차세대 휴대용 게임기 닌텐도 DS. 세가가 자랑하는 최고의 컨슈머 제작팀 중 하나인 소닉팀에서는 이 닌텐도 DS의 발매에 맞춰 DS만의 기능을 풀로 활용한 게임을 발매하게 되었는데요. 게임의 제목은 참으로 당돌한 '너를 위해서라면 죽을 수 있어(북미 출시명은 Feel the Magic XY/XX)' 였습니다. 신기한 게임기인 닌텐도 DS로 발매된 신기한 제목의 신기한 게임. 과연 그 속은 어떤지 한번 알아 보도록 할까요?

만국 공통의 언어, '몸짓'과 '사랑'으로 표현되는 게임의 세계
이 게임의 그래픽과 사운드에서 받을 수 있는 첫 인상은, '독특하다'였습니다.
마치 다색 판화를 보는 듯 검은색 실루엣에 머리카락과 옷의 색깔만이 입혀져 있는 인물들과 극히 단순화되고 화려한 색으로 치장된 배경, '누누네네누누네노'라는 의미 불명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는 메인 테마곡... 이 모든 것이 '괴이하다'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의 독특함에 다름 아니었죠.
하지만 이런 첫 인상의 다가가기 힘들어 보이는 모습과는 반대로, 이 게임은 누구에게나 쉽게 다가갈 수 있는 표현 방식을 취함으로써 게임의 스토리와 주제를 플레이어가 자연히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게임입니다. 이 게임의 스토리 전개는 4컷 만화같은 화면으로 주로 표시되는데, 자막에 의한 스토리 텔링을 최대한 배제하고 그림으로 표현되는 인물들의 동작과 행동으로 이야기를 진행시킴으로써 플레이어가 상상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주며, 우리나라 유저의 경우에는 언어의 장벽(이 게임은 일어/영어 중 하나를 선택하여 플레이 가능합니다)을 없애 주는 효과도 있지요.
또한 메인 테마는 만국 공통의 '사랑'!, 어느날 우연히 만난 한 여인에게 첫눈에 반한 보통의 소년이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한다는 메인 스토리는 누구나(여성분은 위 문장의 성별을 서로 바꿔서)한 번쯤은 경험해 본 일이 있지 않을까요?


게임의 스토리 전개는 4컷 만화같은 형식으로 표현된다


터치는 기본! 마이크 기능까지 사용한다
이 게임의 조작은(일시정지 제외)기본적으로 모두 화면을 터치하는 것으로 행하여지며, 십자키와 버튼은 일절 사용하지 않지요. 그야말로 닌텐도 DS가 내세우는 제 1의 기능인 터치 스크린을 최대한 활용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기본적인 게임의 진행 방법은 여인의 관심을 얻기 위해 다채로운 미니 게임으로 만들어진 퍼포먼스를 보이는 것으로, 그녀의 호감도 게이지를 100으로 채우면 다음 신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물론 대다수의 미니 게임은 터치를 사용한 것이지요. 상대를 때려 눕히거나 주인공을 움직이는 것, 주변의 장애물을 치우는 것 등 다양한 행동에 터치가 사용되어, 터치라는 입력 방법의 무한한 가능성을 실감하게 합니다.


뱃 속의 금붕어를 터치로 위로 올려
뱉어내게 하는 미니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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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려오는 소들을 터치로 때려 눕히는 미니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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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닌텐도 DS에 기본 탑재되어 있는 마이크를 이용한 음성 인식 미니 게임도 존재하는데, 바람 부는 소리를 인식하여 촛불을 끄거나 배를 움직이는 등, '음성'이란 개념에 구애받지 않은 참신한 미니 게임들이 많습니다.


배를 입김으로 불어 바다에 빠진 그녀를 구출하자


터치로 느끼는 그녀와의 친밀감
이 게임에서 터치는 미니 게임을 클리어하기 위한 도구로만 사용되지 않습니다. 이 게임에는 터치를 활용하여 그녀와의 친밀도를 높일 수 있는 특별한 미니 게임 '러브 신'이라는 파트가 존재하는데, 물론 클리어를 목적에 두고 플레이하는 파트가 아니므로 절대 이 파트에선 게임 오버가 되지 않으며, 순수하게 그 상황을 즐기는 것이 목적이지요.
러브 신의 내용은 손을 잡고 같이 걷는다던가 그녀의 몸에 묻은 흙을 닦아 주는 등의 것으로, 이 부분을 터치로 진행함으로써 기존의 버튼 조작식 게임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리얼함과 감정의 이입을 느낄 수 있는 부분에는 놀랐습니다. 패키지 뒷면에 쓰여 있는 문구 중 '버튼 같은 걸로는 전해질 수 없어, 사랑은 터치로 전하고 싶어!'라는 말이 있는데, 바로 이런 부분을 가리켜 말하는 것이겠지요. 개인적으로는 이 러브 신 파트로 인해 이 게임은 단순한 미니 게임 모음집의 경지를 벗어났다고 생각합니다.

별과 토끼를 모으자
한 번 클리어했던 미니 게임을 다시 플레이 할 수 있는 '메모리즈'모드에서는, 한 개의 라이프만을 가지고 얼마나 많은 레벨을 클리어 할 수 있는지를 테스트합니다. 클리어 한 레벨의 개수만큼 별을 받게 되고, 이 별이 모이면 그녀의 새로운 복장을 얻을 수 있게 되지요. 또한 미니 게임 시작 전의 4컷 그림 어딘가에는 토끼가 숨어 있으며, 이 토끼를 터치로 찾아내는 것에 의해 그녀의 새로운 머리 스타일과 신발을 얻을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얻은 물건은 '메모리즈'모드에서 그녀에게 자유롭게 입혀 볼 수 있어서 한 번 클리어 한 이후에도 재 플레이 욕구를 높여 주지요. 또한 기존의 소닉팀 GBA 게임들을 SLOT 2에 넣으면 숨겨진 파츠가 나오는 비기도 있습니다.

짧은 볼륨과 높은 난이도는 아쉽다
이 게임의 가장 큰 단점이라면, 게임의 볼륨이 너무 작다는 것입니다.
게임 전체를 통틀어 미니 게임의 수는 30개가 채 되지 않으며, 별과 토끼를 모으는 재 플레이 요소를 집어 넣었다고 해도 오래 플레이하기엔 많이 아쉬운 분량이지요. 또한 작은 볼륨에 따른 플레이 시간의 극단적인 단축을 막기 위해, 러브 신이나 보스전을 제외한 일반 미니 게임의 경우에는 같은 게임을 레벨 5까지 반복 클리어 해야 하는데, 레벨 4나 5의 난이도는 녹녹치 않아서 거듭 실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한 번 클리어에 실패하면 레벨 1부터 다시 플레이 해야 하므로 짜증이 나는 경우도 있지요.

단순한 병행수입은 아쉽다
이 게임은 국내 수입 업체에 의해 일본판에 심의 스티커만을 붙인 채 '병행수입' 방식으로 발매었습니다. 비록 언어의 장벽이 거의 없는 게임이기는 하지만, 게임 룰의 설명 부분에서 그림만으로는 이해가 어렵기 때문에 약간의 일본어나 영어 해석 능력을 요한다는 부분에서 한글화 되지 못한 것이 아쉽게 느껴지더군요. 간단한 번역 작업을 거쳤으면 정말 온 가족이 할 수 있는 게임이 될 텐데…

마치며...
'너를 위해서라면 죽을 수 있어'는, 닌텐도 DS만이 가진 고유의 기능을 100% 활용하면서도 단순한 활용에 그치지 않는 참신한 센스와 기발한 아이디어가 더욱 재미를 불러 일으키는 수작입니다. 닌텐도 DS를 가지고 계신 분이라면, 놓칠 수 없는 필수 플레이 타이틀이라고 말 할 수 있겠군요. 더 나아가서, 이 기회에 이 게임과 닌텐도 DS를 구입해 보시는 건 어떠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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