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다카츠야 '디자인은 세계를 창조하는 도구'

"캐릭터 디자인이란 유저에게 하나의 세계를 인식시키기 위한 과정입니다"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 중인 '국제게임개발자회의'에 참석한 유명 캐릭터 디자이너 테라다 카츠야가 캐릭터 디자이너라는 직업이 게임에 얼마나 중요한지, 게이머들에게 얼마만큼의 재미를 줄 수 있을지에 대해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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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실을 가득 메운 60여명의 청중들 속에서 약 1시간 가량 진행된 이번 강연은 '캐릭터 디자인이라는 일은?'이라는 주제로 진행됐으며, 자신이 현재 하고 있는 캐릭터 디자인에 대한 철학과 생각, 그리고 앞으로 캐릭터 디자이너를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대한 조언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테라다 카츠야는 "난 세계관을 만드는 도구"라고 칭하며, 단순히 캐릭터를 창조하는 것만이 캐릭터 디자인을 잘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특히 캐릭터 디자인은 사용자가 그 콘텐츠에 몰입할 수 있는 상황을 주지 못한다면 실패하게 되는 일이라며 캐릭터 디자인에 대한 중요성을 어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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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세계관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캐릭터 디자인을 하는 것보다 주어진 상황, 조건, 여러 사람들이 가진 캐릭터의 이미지를 조합해 다른 사람들에게서는 볼 수 없는 자신만의 캐릭터를 창조하는 것이 캐릭터 디자이너로써의 자질로 가장 중요하게 손꼽았다.

이와 함께 테라다 카츠야는 자신이 직접 작업한 일러스트들에 보여주며, 그때 당시 그림을 그릴 때의 생각과 어떤 주제를 가지고 만들게 되었는지도 자세히 설명했으며, 그림을 그릴 때의 중요 포인트와 디자이너의 목적 등을 자세히 설명하는 등 디자이너를 꿈꾸는 예비 디자이너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테라다 카츠야는 "캐릭터 디자인은 언제나 새로운 것에 대한 창조와 실제 존재하는 사실과의 모순의 결합으로 만들어지는 일"이라며 "이런 상반된 두 개의 이미지를 만들 때 비로써 하나의 캐릭터가 탄생하게 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강연에서는 '버추어파이터' '탐정 진구지 사부로' '컬트셉터' 등 테라다 카츠야가 직접 참여한 많은 수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으며, 간단한 그림을 직접 현장에서 그려 청중들의 환호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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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QnA 전문

Q. 그림을 그릴 때 자료 의존은 어느 정도 하는가?

A. 거의 하지 않는다. 약간의 참고 정도는 하지만 자료에 의존해서 그림을 그리는 경우는 없다. 그럴 경우 판타지와 현실의 차이가 전혀 생기지 않을 뿐만 아니라 고유의 캐릭터 성도 잃게 된다.

Q. 당신에게 영향을 준 아티스트는 누구?

A. 뫼비우스라는 아티스트다. 내가 15살 이전에 그의 작품을 처음 봤는데 그 이후부터 계속 그를 존경하고 있다. 그는 내가 할 수 없는 스타일로 그림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나에게 없는 스타일로 그림을 그리는 아티스트는 모두 좋아한다.

Q. 한국의 아티스트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A. 그들의 능력은 상당히 뛰어난 편이다. 이들 중 일부는 일본의 애니메이션이나 게임 등에 영향을 받은 것 같지만 그들의 작품에서는 일본에서 찾기 어려운 또 다른 영감을 주기도 한다. 한국 아티스트는 일본 아티스트들의 라이벌이라고 볼 수 있다.

Q. 작품 시간은 어느 정도 걸리나?

A. 시간은 업무가 주어진 후부터 마감까지 진행하면 되기 때문에 크게 고민은 없지만 한 개의 일러스트를 완성하는데 는 이틀 정도가 소요된다.

Q. 슬럼프가 생기면 어떻게 극복하는가?

A. 젊을 때는 슬럼프가 전혀 없었는데 이 일을 20년 가까이 하다 보니 최근에는 조금씩 생기고 있다. '혹시 내가 이런 그림을 그리지 않았나' 또는 '세계관이나 내용을 담기에는 부족하지 않을까' 같은 것이 생긴다. 이럴 때는 그림을 안 그리는 것이 아니라 낙서 같은 것이라도 계속적으로 그리면서 주제에 대한 영감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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