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랄한 뮤지컬 특공대 '아스트로레인저'

기자에게 있어 리듬 액션 게임은, 정신없이 쏟아지는 노트와 현란하게 움직이는 손가락, 조작에 열중하다 보니 놓치게 되는 음원이라 할 수 있다. 눈에서 떨어지는 노트를 보고 대뇌에서 명령을 내려 손가락이 움직이는 데까지 다른 사람들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리는 기자에게 리듬 액션 게임은 감히 접근치 못할 장르다. 하지만 이 게임만은 리듬 게임 분야와 담을 쌓고 사는 기자도 아무런 어려움 없이 흥겹게 즐기고 있다. 뮤지컬 액션 게임이라는 이색 장르 명을 내건 리듬 액션 게임 '아스트로레인저'. 대체 어떤 게임이길래 기자가 입에 침하나 바르지 않고 칭찬을 늘어놓는지 함께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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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랄 하다


뮤지컬 액션이라는 이색 장르 명과 외계인의 침공에 춤과 노래로 맞선다는 배경, 누구 하나 평범해 보이지 않는 4차원 적 캐릭터, 반말 찍찍 내뱉는 NPC들 등 '아스트로 레인저'를 처음 접했을 때 기자는 물론 주위 사람들 모두 이 게임을 '아스트랄레인저'라고 불렀다. 먼저, 떨어지거나 올라가는 노트가 일반적인 리듬 액션 게임의 방식에 반해 이 게임에서는 노트를 외계인들이 양옆에서 들고 오고, 타이밍에 맞춰 버튼을 누르면 캐릭터가 노트와 함께 외계인들을 날려 버린다. (게임을 클리어하면 외계인들을 쫓아낸다) 다음으로, 각자의 개성이 충분히 표출된 외형을 가진 캐릭터들은 힘차게 춤추고 나서 화장을 고치거나, 점수가 낮으면 우는 모습 등을 보인다. 게임의 시작부터 끝까지 이 게임은 어느 것 하나 평범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없다. 적어도 이 게임은 첫 느낌에서 '이거 왜이래'라기 보다는 '어, 한 번 해볼까?'라는 생각으로 게이머들을 끌어 모을 수 있을 것 같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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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성 있는 캐릭터들


게임을 시작하면 게이머의 분신이 되는 캐릭터는 물론, 왕왕1호, 조교수2호, 뚝딱뚝딱3호와 스테이지에 등장하는 마을 주민, 외계인 등 다양한 NPC 캐릭터들을 만나게 된다. 그런데 이 캐릭터들 중 어느 캐릭터 하나 평범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팔다리가 두 개이거나 눈이 세 개인 그런 모습은 아니지만 캐릭터를 접하는 순간 머릿속에 '이 캐릭터는 이러이러한 성격을 가졌을 것 같은데'와 같은 상상을 하게 한다. 갸름한 턱선, 잘 빠진 몸매, 날카로운 눈매 등 전체적으로 미남의 이미지이지만 좀 놀아봤을 것 같은 혁, 귀엽고 깜찍한 외모지만 말괄량이라는 단어의 이미지를 형상화 시킨 것 같은 레이, 커다란 덩치와 근육질의 몸매로 돌쇠를 떠올리는 모습이지만, 랭크 B 미만을 받으면 훌쩍훌쩍 울어대는 막심 등의 주인공 캐릭터들은 물론 온 몸이 근육질로 이뤄진 할머니, 문어 구이를 팔며 외계인이 쏜 레이저를 뒤집개로 막아내는 문어 아저씨 등 엑스트라 급 NPC까지 모두가 저마다의 개성을 가지고 있다. 이런 독특한 캐릭터들을 창조한 주인공은 유명 만화가 고병규. '조삼모사' 시리즈를 통해 자신의 센스를 유감없이 발휘한 그가 만들어낸 '아스트로레인저'의 캐릭터들은 게이머로 하여금 초반부터 게임에 푹 빠지게 만드는 중독성을 보여준다. 여기에 코스튬 시스템을 통해 더욱더 개성 넘치는 모습을 가지게 될 캐릭터들을 생각하면 흔히 쓰는 채팅용어 그대로 'ㄷㄷㄷ'(덜덜덜 떠는 것을 나타내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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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조작, 다양한 구성


'아스트로레인저'의 특징이자 장점이 되는 한 가지는 간편한 조작성이다. 좌우 쉬프트 키와 Z, /, 스페이스바 등 5가지 키 만으로 게임 플레이가 가능하다. 우선 좌우 쉬프트 키로 기본 연주를 하게 되고, 난이도가 올라가면 왼쪽 쉬프트 키와 Z, 오른쪽 쉬프트 키와 / 키를 함께 눌러 연주를 하며, 스페이스 바로는 변신을 할 수 있다. 이처럼 쉬운 조작성은 접근성을 높여 누구든 한 번 보면 쉽게 게임에 빠져들 수 있게 한다. 하지만 쉽다는 건 지루함을 의미하기도 해 계속 간편한 조작만으로 플레이 한다면 어느 정도 플레이 한 후엔 지루함을 이기지 못해 게이머들이 빠져나가기 마련. 하지만 '아스트로 레인저'의 개발사 비스킷 소프트는 이마저도 훌륭히 막아냈다. 엇박자로 튀어나오는 노트, 길게 눌러야 하는 노트, 연타해야 하는 노트들과 음원의 컨셉에 맞춰 화면 전환과 캐릭터의 율동이 섞여 지루함을 느끼기 힘들게 만든다. 다만... 조금 정신없다는 게 옥의 티 정도. (여담이지만 어떤 게이머는 연타를 하는 부분 때문에 PC방에서 이 게임을 할 경우 창피하다고 얘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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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음악이 귀에 쏙!쏙!


'아스트로레인저'는 대중가요를 음원으로 사용하고 있다. 아이비의 '유혹의 소나타', 코요테의 '디스코 왕', 박현빈의 '곤드레 만드레', 장윤정의 '이따이따요' 등 우리가 쉽게 듣고, 익숙해진 대중가요가 음원으로 제공돼 조작성과 게임 구성에 접근한 게이머들이 노래에 빠져 쉽게 게임을 그만두지 못하게 한다. 본 기자도 딱히 음악을 즐겨 듣는 다기보다는 왕복 2시간이 걸리는 출퇴근 시간에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MP3플레이어로 음악을 듣는게 전부이지만, 생전 처음 듣는 노래가 아니라 평상시에 들어온 익숙한 노래들이 들려오니 어느새 어깨를 들썩이고, 콧노래를 흥얼대며, 발로 박자를 맞추는 모습을 감출 수가 없었다. 게다가 캐릭터들이 소위 말하는 '나이트 춤'을 추며 분위기를 돋우는지라 음원과 율동이 조합된 게임 화면에서 쉽게 헤어 나올 수 없게 만들며, 한곡당 플레이 시간도 1분 40초에서 2분 정도로 적당하기 때문에 좋아하지 않은 노래가 나와도 그냥 플레이할만 하다. (개인적인 부탁이지만 '바**걸'의 알파벳 T 이전의 글자가 제목인 그 노래도 추가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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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아파요


위에서 잠깐 음원 컨셉에 맞춰 화면 전환이 이뤄진다고 얘기했었다. 단순히 노트만 나오는 화면이 지루할 수 있기 때문에 좌우에서 노트가 흘러나오는 만큼(정확히는 외계인들이 전달하는) 좌우 화면 전환이 분위기도 띄워주는 등 좋은 역할도 한다. 하지만 '금문교 대사투'와 같은 맵의 경우 다리에 설치된 난간의 창살이 노트와 맞물려 굉장히 눈을 어지럽게 하고, 대전 모드에서는 좌우로 나눠진 화면이 시선을 분산시켜 플레이를 하다 금방 지치는 경우도 있다. 흘러나오는 노트를 보고 플레이해야 하는 게임인데, 그 노트를 보는 화면 때문에 눈이 피곤해 오래 플레이 할 수 없다면... 눈을 단련시켜야 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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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버 관리가 게이머들을 붙잡을 수 있는 관건


지난 2차 클로즈 베타 테스트 때도 그러더니, 이번에도 그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서버가 불안해 렉 때문에 판정이 조금씩 어긋나는 것. 리듬 액션 게임에서는 그 미묘한 차이로 퍼펙트와 그레이트, 굿 등 판정 등급이 달라지고, 단 몇 점 차이로 1, 2등이 나눠져 받는 경험치가 달라지기 때문에 상당히 민감한 부분인데, 오픈 베타 테스트가 시작됐음에도 아직 문제가 있다는 건 조금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차츰 입소문을 타고 게이머들이 몰려 동시 접속자 수가 많아진다면 랙이 더 심해질 것을 생각하니 또 'ㄷㄷㄷ'. 리듬 액션 게임의 성공에 가장 큰 걸림돌이 렉임을 다시 한 번 명심했으면 좋겠다.

*좀 더 힘내서 리듬 액션계의 거성이 되길


오랜만에 할 수 있는, 할 만한 리듬 액션 게임을 만난 것 같다. 쉽게 플레이 할 수 있고 지루해지지 않고. (이 리뷰를 작성하면서 2레벨이나 올렸다) 그동안 리듬 액션 온라인 게임은 오디션이 잡고 있는 모습이었는데, '아스트로레인저'가 조금 더 노력해서 따라잡아 양대 산맥을 이룰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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