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가격에 전자사전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

PSP가 다기능 멀티 휴대용 게임기라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사실. 그런 PSP의 능력을 검증해줄 소프트가 등장했다. 바로 '핸딕'이 그것.

'핸딕'? '핸딕'. 그냥 이름만 듣고서는 어떠한 소프트인지 감이 안 올지도 모르지만, 패키지 앞 면에 이리저리 문자들이 나열되어 있는 걸로 봐서 눈치가 빠른 사람은 어떤 소프트인지 알만도 하다. 이해가 안되는 게이머는 '핸'은 '한글'이고, '딕'은 '딕셔너리'라고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가 갈 것이다.


그렇다. '핸딕'이란 PSP를 전자사전으로 만들어주는 소프트웨어다. 예전에 PSP의 라이벌 휴대용 게임기인 NDS에서 '터치 딕'이라는 전자사전 소프트웨어가 발매되어 PSP 게이머들의 부러움을 산 적이 있었는데, 이렇게 '핸딕'의 출시로 PSP 게이머들에게도 새로운 전자사전의 세계가 펼쳐지게 됐으니 여간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대충 3~4만원만 투자하면 20만원이 넘는 전자사전과 대등한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니 대단하지 않은가).

자아 그러면,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핸딕'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풍부한 어휘량을 뽐내는 소프트웨어
'핸딕'은 영한, 한영, 국어, 한영숙어 등 총 4가지 전자사전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 또한 4가지 전자사전에 사용되는 예문이 따로 23만개가 준비되어 있어 전문 '전자사전'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다만 발음을 들을 수 있게 되어있지 않은 점이 옥의 티. NDS의 경우라면 '롬'의 적은 용량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음성 데이터가 삭제되었다고 하지만 PSP는 UMD의 용량에 충분히 음성을 넣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어휘량이 풍부하기 때문에 음성이 안나온다고 해서 크게 문제될 점은 없으리라 본다. '핸딕'의 어휘량은 어느정도냐고? 다음과 같다.

국어사전

|

어휘

|

174,147

---|---|---

예문

|

66,953

관용구

|

2,200

속담

|

1,292

영한사전

|

어휘

|

150,599

예문

|

83,406

관용구

|

12,833

속담

|

436

한영사전

|

어휘

|

106,906

예문

|

131,250

숙어

|

925

속담

|

446

▶ 영한- 약15만 단어 이상 ▶ 한영- 약10만 단어 이상 ▶ 한영숙어- 약1만 5천 개 이상
▶ 4가지 사전에 사용되는 예문- 23만개

이렇게 몇 만자 식으로 써두어서 감이 잘 안 올지도 모르지만, 그냥 꽤 많군! 이라고 생각해두면 된다. 평생 걸려도 저만큼의 단어를 다 외우지도 못할테니깐. 웬만한 전자사전 수준이라고 생각하면 전혀 무리가 없겠다.

기본 인터페이스
알다시피 PSP는 NDS와 같은 터치스크린 개념이 도입되지 않았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PSP의 방향키나 L, R버튼 식의 디지털 입력 버튼에 모든 인터페이스를 맞춰서 제작해야 한다. 전자사전의 복잡한 입력을 PSP의 적은 버튼으로 다 할 수 있을까? 싶은 게이머들도 있겠지만, '정답은 할 수 있다'가 되겠다.
사실 '핸딕'의 인터페이스는 매우 독특한 편이다. 그리고 PSP의 모든 버튼을 전부 사용하기 때문에 처음 접하는 게이머들은 아무래도 생소하게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몇 번 사용하기만 해보면, 꽤 편리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왜냐하면 여러모로 '인터페이스의 최적화'에 신경쓴 듯, 쓰면 쓸수록 자연스럽게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 영한사전-


먼저 입력은 PSP의 방향키와 네모, 세모 등의 버튼이 맡고 있다. 어떻게? 기본적으로 방향키와 4개의 버튼을 이용해 총 24자의 알파벳을 전부 표현하는 방식이다. 방향키가 4개, 그리고 4개의 버튼을 두면 총 8개의 키가 되는데 키 하나 당 3~4개씩의 알파벳을 담당해서 총 26자의 알파벳이 전부 표현되는 것이다. 이해가 안되는 분은 바로 이 사진을 보면 바로 이해가 될 것이다.
'엥?' 하고 의아해 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생각보다 익숙해지면 편하다. 흡사 휴대전화로 문자를 보낼 때의 느낌을 생각하면 된다. 글자를 입력한 후 다음 글자를 치기 위해 옆으로 커서를 임의로 옮기고 싶을 때에는 방향키 밑의 '아날로그 키'를 좌우로 이동시키면 된다.

- 한영사전 -


한영사전 또한 다른 전자사전처럼 잘 나와있다. 입력도 영한사전과 마찬가지 방식이다. 무엇보다 영어만 달랑 나온 것이 아니라 그림처럼 다양한 예시문구가 있어서 편리하다. 왼편에는 비슷한 국어가 주욱 나열되고, 오른쪽에는 예시문구가 나오는 방식. 따라서 비슷한 단어를 찾기도 쉽고 관련어구도 쉽게 알아볼 수 있다. 제작진의 노력이 깃들어있는 부분이다.

- 국어사전 -


사실 한국인에게 국어사전이란 크게 쓸모가 없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 탑재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는 사전이라 추가된 모양. 한글이 사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언어 중 하나'인 만큼, 사실은 한국인이라도 모르는 단어가 엄청 많을 것이다. 틈틈이 잘 모를 때 찾아보도록 하자.

- 숙어사전 및 단어장 -



숙어는 주로 한영사전의 예문을 통해서 확인이 가능하지만, 제작사 측에서는 따로 숙어도 이렇게 볼 수 있도록 빼두었다. 영문 소설 등을 읽을 때 단어 뜻대로는 이해가 가지 않을 때 여기로 와서 찾아보면 좋을 듯. 단어장에는 자신이 원하는 단어를 저장할 수도 있으니 활용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또 하나의 구입 목적이 되는 '핸딕'의 기능, 텍스트 뷰어
보통 게이머들이라면 PSP의 다양한 기능을 활용해보고 싶다는 욕망이 있을 것이다. 특히 PSP의 넓은 화면을 이용해 텍스트를 볼 수 있다면 어떨까? 뭐, 몇몇 게이머들이 불미스러운 방법으로 PSP의 기능을 해킹해 텍스트 파일을 보는 모양이지만 그런 불법적인 방법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바로 '핸딕'에 텍스트 뷰어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핸딕'의 텍스트 뷰어는 눈이 피곤하지 않게 녹색 바탕으로 처리돼 있으며 L, R 버튼으로 손쉽게 다음 페이지로 넘어갈 수가 있어 편리하다. 또한 가로로 뿐만 아니라 실제 책처럼 세로로도 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 취향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점도 강점.

물론 PSP의 메모리스틱을 통해 '텍스트'를 집어넣는 것은 맞지만, 그냥 '텍스트'를 넣는 것이 아니라 HTF라는 확장자로 변환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PSP로 책을 보려면 약간의 변환 작업이 필요하긴 하다. 하지만 변환 프로그램 자체도 무척이나 간단하고, 변환 또한 간편하게 되어있어 크게 문제될 점은 없었다(물론 그냥 '텍스트' 파일을 넣어서 바로 보는 것보다는 불편하지만).


필자의 경우는 주로 영어소설을 읽다가 모르는 단어나 숙어가 나오면 바로 뷰어에서 영한사전으로 찾아들어가는 식으로 '핸딕'을 활용하곤 했다. 일단 국내에서 영어소설 찾는 게 가장 힘들었을뿐, 틀림없이 '핸딕'은 영어실력 향상엔 도움이 된다고 본다. 많은 게이머들이 나처럼 활용하기를 바라는 중.

로딩은 그야말로 최악
위에서 풍부한 어휘, 썩 괜찮은 인터페이스, 탁월한 텍스트 뷰어 등 '핸딕'에 대해 포괄적으로 장점을 언급했지만, 사실 '핸딕'에도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 바로 처음 실행할 때의 로딩이 엄청나다는 점! 로딩시간을 특별히 재보진 못했지만, 가히 상상을 초월할 수준이다. 물론 PSP가 처음에 한 번 로딩을 해두면 PDA처럼 끄더라도 바로 로딩이 된 상태에서 시작할 수 있어 다행이긴 하지만, 다른 UMD나, 혹은 동영상, MP3 등을 즐기다가 다시 '핸딕'으로 전환할 때마다 이만큼의 로딩을 지켜봐야 한다는 건 정말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원래 전자사전이란 켜는 순간 바로 '단어 검색'이 가능해야 하는 것인데. 그런 신속성에 비추어 볼 때는 다소 마이너스 점수를 줄 수 밖에 없었다. 그냥 PSP로 로딩하지 말고 '핸딕'만 껴두지 않는 이상은 이런 문제는 아마도 해결이 불가능 할 듯. 뭐, 인내심이 탁월한 게이머라면야 큰 문제는 없겠지만..

총평
'핸딕'은 PSP를 가지고 있는 게이머들에게는 저렴하게 전자사전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또한 PSP를 새로운 e북 머신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계기도 될 수 있으니 일석이조라 하지 않을 수 없다. PSP 게이머라면 하나쯤 저렴한 가격에 '핸딕'을 마련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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