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기획] 한국 e스포츠의 미래와 전망 [1부]

서울 용산에 있는 e스포츠 전용 경기장에는 요일, 날씨를 막론하고 관람객들이 꽉꽉 들어차고 있고, 2대 게임 케이블 방송과 각종 포털에서는 끊임없이 e스포츠가 중계되고 있다. 또한 '스타크래프트(이하 스타크)'를 비롯해 '카트라이더' '스페셜포스' 등 국산 게임도 지속적인 방송과 팬들의 유치로 서서히 e스포츠로의 기반이 쌓아져 가고 있다.

하지만 최근 업계에서는 한국의 e스포츠가 쇠퇴기에 접어들고 있다는 평가가 종종 들린다. 과거보다 훨씬 리그 시스템이 확립되고 규모도 커졌지만 e스포츠가 '잘 되고 있다'는 느낌이 아니라 '생명이 꺼져간다'는 식의 진단도 나오고 있다. 도대체 왜 그런 전망이 나오는 것일까, 게임동아에서는 그런 이유와 함께 한국 e스포츠의 미래와 전망을 2회에 걸쳐 분석해보도록 하겠다.

* 발전에 발전을 거듭한 한국의 e스포츠

지금까지 한국의 e스포츠는 승승장구, 발전의 일변도에 서 있었다. 처음 온게임넷 케이블 방송의 게임 리그로 시작해서 MBC게임 리그의 탄생, 그리고 e스포츠협회의 등장까지 많은 일들이 있었고, 이들 모두는 업계의 확대라는 연장선 상에 놓여져 있었다. 초창기 '라면을 먹으며 물이 새는 방바닥에서 자는' 식의 열악했던 환경도 SK텔레콤과 KTF의 진입을 시작으로 STX, CJ, 르까프 등의 대기업이 스폰으로 들어오면서 다른 스포츠 못지 않게 개선됐다. 또 각 지역에서 열리는 어떤 행사이든지 프로게이머를 끼지 않는 행사가 없고, 이미 11개 게임단이 갖추어져 있지만 강원랜드 등 지속적으로 게임단 창단의 의지를 보이는 곳이 있는 등 겉모습만 봐서는 'e스포츠 최대의 중흥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e스포츠의 긍정적인 면 뒤에는 더 커다란 불안감이 내재되어 있다. 문제는 과거처럼 뜨거운 열기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고, 또 지켜보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축 처진 듯한 분위기도 느껴진다. 어떤 콘텐츠든 수명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전제 하에서, '스타크2'의 공개와 함께 '스타크 위기론'이 각 e스포츠 감독과 방송사 등 관계자들로부터 공감대를 얻고 있는 실정이다.

* 한국의 e스포츠의 문제는 비 단일화와 스타크 대안 부족

e스포츠협회의 심판 경력을 가지고 있는 KTF 매직엔스 김철 감독은 한국의 e스포츠가 살기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사람 중 하나다. 김 감독은 한국의 e스포츠가 국제화 되지 못하고 국내에서도 '스타크' 한 종목에 한정되면 정체될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김 감독은 "과거에서는 모든 e스포츠 업계의 사람들이 오직 '창단' 하나만 바라보고 합심했지만 모두 창단이 된 이후에는 오히려 목표를 잃고 방황하는 듯한 인상"이라며 "'스타크'만 고집하면 결국 e스포츠가 무너질 것이며, 무너진 다음에 정신차리면 이미 늦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한국의 e스포츠를 진단할 때 많은 전문가들은 e스포츠의 '구심점'이 없다는 것과 '스타크'의 과도한 중점화 두 가지를 약점으로 꼽고 있다. 방송사는 방송사대로, 팬은 팬대로, 구단은 구단대로 등 모두 다른 목표를 가지고 다른 목소리를 내기 때문에 e스포츠의 방향이 엇갈리고 있으며, '스타크'의 인기가 떨어졌을 때 이를 대체할 수단이 없다는 것이 한국 e스포츠의 큰 문제점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관계자들은 '창단'이라는 공동의 목표처럼 무언가 새로운 공동의 과제가 주어지고 '스타크'의 대안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스타크2'로의 성공적인 이관이 중요

전문가들은 당장 국산 게임으로 국내 e스포츠의 대세가 이관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결국 '스타크'에서 '스타크2'로 성공적으로 이관시킨 후 국산 게임을 꾸준히 육성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스타크2'가 성공적으로 이관될 경우 '스타크'를 기준으로 보면 약 10년은 유지 시킬 수 있고, 그러면서 다른 국산 게임들이 '스타크'의 전철을 밟으며 꾸준히 성장시킴으로써 지금보다 안정된 시스템을 갖출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러한 이야기는 현 11개 프로게임단 감독들의 회의 때마다 계속 나오고 있으며 주요 화제 중 하나가 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스타크2'로 넘어가는 방식도 자연스럽게 넘어가야지, 강제로 '스타크'를 배제하는 방식은 크게 문제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과거 '워크래프트3'때 '스타크'를 의도적으로 배제했다가 두 종목 모두 시청률이 떨어지는 결과를 낳았던 사례처럼 e스포츠 종목의 대세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시장의 경제원리'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 또 다른 과제, 정식 스포츠 인증

이러한 '스타크2'로의 전환 외에도 e스포츠는 정식 스포츠 인증이라는 과제가 놓여져 있다. 현재 대한체육협회에 e스포츠가 등록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필요사항이 있다. 첫 번째는 각 지역에 경기장이 있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카트라이더' '스페셜포스' '스타크' 등 이러한 종목을 어떻게 등록해야 하는지의 여부 등이다. 경기장의 경우 설립비만 200억 원 정도로 추산되고 e스포츠가 농구나 축구 등의 스포츠처럼 지방 투어식 리그가 가능할지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또 기존 스포츠처럼 경기장 수익을 챙길 수 없는 구도를 타파할 방법도 찾아야 한다. 하지만 e스포츠협회 등 업계에서는 지자체 중심으로 경기장 건설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경기장의 차별화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

2부에서는 한국 e스포츠의 국제화와 표준화, 수출가능성, 세계 e스포츠 동향, 3기 e스포츠협회의 과제 등을 살펴보기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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