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파온라인2', 무엇이 달라졌나

지난 2006년에는 월드컵 특수를 노리고 많은 축구 온라인 게임들이 발매됐다. 하지만 대부분 기대에 못 미친 게임성을 보여 게이머들에게 외면 받았는데 그나마 체면치례를 한 게임이 있으니 EA와 네오위즈가 손잡고 만든 '피파온라인'이었다. 원래 기대치에 비하면 그리 큰 성공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동시접속자 10만 명도 찍어봤고, 아직까지도 살아있으니 그나마 선방한 셈. 이런 '피파온라인'의 후속작 '피파온라인2'가 새롭게 등장했다. 스포츠 게임은 로스터 문제나 향상된 그래픽 등으로 인해 후속작이 등장하면 전작이 완전히 묻혀버리는 것이 보통인데 '피파온라인'을 그대로 두고 '피파온라인2'를 새롭게 내놓은 네오위즈의 속셈이 무엇인지 궁금하긴 하지만 일단 팬들의 반응은 상당히 뜨겁다. 지금부터 프리 오픈 테스트를 통해 공개된 '피파온라인2'가 어떤 게임인지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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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엔진, 최신 로스터

이번 작품에서 가장 큰 변화점은 엔진의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전작은 '피파06' 엔진을 사용했는데, 이번 작품은 '피파07' 엔진을 사용하고 '피파08' 로스터를 적용했다. 네오위즈의 발표에 따르면 업데이트가 아니라 '피파온라인2'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출시하게 된 이유가 이 엔진 때문이라고 한다. 단순한 패치 수준이 아니라 엔진을 교체하는 것이기 때문에 업데이트 방식을 사용하는 것이 힘들었다는 것. '피파온라인2'로 나온 이유가 단순히 이것뿐이라는 것은 믿기 힘들지만 서비스되고 있던 게임의 엔진을 교체하는 것은 분명 힘든 일이다.

아무튼 엔진이 교체됐기 때문에 전작보다 훨씬 향상된 그래픽과 게임성을 선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개인기도 훨씬 화려해졌고 선수들의 움직임도 자연스러워졌다. 게이머들 사이에서도 조작이 좀 어려워졌다는 의견이 있기는 하지만 적응하면 훨씬 재미있다는 의견이 많은 편이다. 네오위즈에서도 게이머들의 적응을 위해서 게임 초반에는 컴퓨터 난이도를 많이 낮춰 놓았기 때문에 몇 판 하다보면 금방 적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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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너무 낮췄기 때문에 20골 정도는 우습게 터지는 어이없는 모습을 보여주긴 하지만('피파07'의 단점이었던 역주행도...) 한 10경기 이상 진행해서 컴퓨터 난이도가 5단계 이상으로 올라가면 가끔 멋진 골을 넣어주기도 한다. 다만 '피파온라인'에 비해 사양이 다소 올라갔는데 이번 프리 오픈 테스트에서는 튕기는 현상이 심하긴 했지만 느려짐 현상이 많이 나오지 않은 것으로 보아 최적화는 나름 신경 쓴 것 같이 보인다. 로스터 역시 최신 버전이다. '피파온라인2'를 위해서 '피파온라인' 로스터 업데이트를 하지 않았다는 의견이 들려와서 네오위즈가 괘씸해 보이기는 하지만 '피파온라인'을 즐겼던 게이머라면 로스터 때문이라도 '피파온라인2'를 플레이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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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를 육성하는 재미

이번 작품이 가장 크게 어필하고 있는 부분은 바로 선수 육성 시스템이다. 자신의 팀으로 경기를 진행하고 나면 경기 결과에 따라 선수들에게 경험치가 주어지고 이 경험치를 바탕으로 선수들의 능력치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게이머가 선택한 팀 선수들은 원래 능력치의 85%를 가지고 시작하게 된다) 전작의 육성이 감독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이번에는 선수에 맞춰져 있는 것. 감독 레벨업 개념도 있긴 하지만 게임에는 직접적인 영향이 없고 게이머의 등급이 올라가고 아이템이 보상으로 주어진다. 선수 레벨업 시스템은 상당히 디테일하게 만들어져 있다. 통상, 공격, 수비, 골키핑 이렇게 네 분야로 나뉘어져 있는데, 또 각 분야마다 또 세밀하게 나뉘어져 있다. 예를 들면 공격 중에서도 슈팅 정확도나 장거리 슛, 프리킥 등을 자신이 원하는 분야를 골라서 레벨업을 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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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팀 선수들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는 다른 선수를 영입할 수도 있다. 경기가 끝난 다음에는 랜덤하게 선수 카드가 주어지며, 트레이드 시장에서도 원하는 선수와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가끔 팀의 주력 선수가 트레이드 시장에 나오는 황당한 일도 발생한다) 다만 선수와 계약을 체결할 때는 LP가 필요한데 비싼 선수일수록 더 많은 LP를 지불해야 한다. 이것은 게이머가 육성한 선수도 마찬가지로 능력치 종합 포인트 1400 이상 넘어가는 선수들은 스타플레이어라고 해서 몸값이 비싸다. 이런데 한 경기를 끝냈을 경우 게이머에게 주어지는 LP는 달랑 5(스타플레이어 한 명당 1LP씩 더 주어진다). 팀 관리가 상당히 어려울 듯 하다. 참고로 한국을 대표하는 이동국 선수의 계약 비용은 0LP이고 재계약 비용은 1LP이며, 첼시의 조콜 선수는 계약 비용이 331LP였다.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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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팀 육성해 멀티 플레이를 즐겨라

전작에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같은 팀을 고르려면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플레이를 해야 했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시작하자마자 좋은 팀을 고를 수 있다. 팀을 고르기 위해서는 팀 포인트라는 것이 필요한데 튜토리얼만 진행해도 19 포인트를 확보할 수 있으며, 한 경기가 끝날 때마다 1포인트씩 주어지기 때문에 몇 경기만 해도 원하는 팀을 선택할 만큼의 팀 포인트를 확보할 수 있다. 이렇게 팀을 선택한 다음에는 싱글 플레이에서 선수들을 영입하고 육성해서 팀을 꾸린 다음 멀티 플레이에 참여하면 된다. 만약 자신의 팀이 능력치가 낮아서 상대가 되지 않을 때에는 즉시 유명 팀을 골라서 대전을 진행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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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 가지 핸디캡이 있으니 유명 팀을 선택할 경우에는 스타 포인트가 소비된다는 것이다. 이 스타 포인트는 매일 20 포인트가 기본으로 주어지며, 자신의 팀으로 경기를 진행할 때마다 0.5 포인트씩 늘어난다(싱글, 멀티 모두 공통). 대신 매일 정해진 시간에 20 포인트로 리셋 되기 때문에 만약 대전 때마다 유명 팀을 골라서 한다면 하루에 4~5판 정도만 플레이할 수 있다. 즉, 유명 팀을 골라서 플레이하는 것보다는 자신이 육성한 팀을 사용하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인데 오픈 하고 한 달만 지나도 게이머들이 육성한 팀이 더 강해 질 테니 별 의미 없는 시스템이 될 듯. 단지 처음 시작하는 게이머들이 고수들에게 횡포를 당해 게임을 떠나는 것을 방지하는 대비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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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실속 있는 게임이 될 수 있을까?

'피파온라인'은 외관상으로 봤을 때는 분명 성공한 게임이다. 계속 검색 순위 상위권에 자리 잡고 있고 실제로 플레이하는 게이머들도 많은 편이다. 하지만 '피파 온라인'을 대박 타이틀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거의 드물다. 게임 회사는 자선 사업체가 아니기 때문에 게임을 서비스해서 많은 이익을 얻어야 하는데 '피파온라인'은 이 수익적인 측면에서 약점을 보였기 때문이다. 명색이 동시접속자 10만 명을 넘긴 타이틀인데 실제 수익은 동시접속자가 1만5000명 정도 밖에 안되는 '마구마구'보다 못한 수준. 물론 '마구마구'가 워낙 괴물 같은 게임이긴 하지만 동시접속자 10만 명을 기록한 다른 게임들과 비교해도 상당히 낮은 편이다. 특히 게임 내 선수들의 얼굴을 실제와 비슷하게 만들어주는 '페이스 온' 아이템은 최악의 부분 유료화 아이템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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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피파온라인2'는 '피파온라인'보다 나은 수익을 발생시켜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지고 출발할 수 밖에 없다. 아니 '피파온라인2'가 '피파온라인'과 별개의 게임으로 등장한 가장 큰 이유가 수익적인 측면일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번 프리 오픈 테스트에서는 어떤 아이템을 판매할지 아직 확실하게 공개되지 않았지만 그 핵심에는 유니폼카드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유니폼카드는 경기가 끝날 때마다 한 장씩 주어지는데 같은 유니폼카드를 여러 장 모으면 더 좋은 유니폼카드로 강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게이머들의 수입욕구를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선수와 계약할 때 사용되는 LP도 굉장한 수익원이 될 것으로 보다. 좋은 선수일수록 더 많은 LP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만약 팀 선수 전원을 스타플레이어로 꾸민다면 경기에서 얻어지는 LP로는 도저히 감당이 안될 것이다. '피파온라인2'에서는 멀티 플레이에서 자신이 육성한 팀을 주력으로 사용해야 하는 만큼 훨씬 많은 구매가 이뤄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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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파온라인 시리즈의 미래는?

현재 게이머들의 가장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은 '피파온라인'의 미래다. 네오위즈에서는 '피파온라인2'와 '피파온라인'은 완전 다른 게임이며, '피파온라인2'의 서비스가 시작된다하더라도 '피파온라인'의 관리를 소홀히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은 누구나 다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 같은 경우에는 소재가 달라지기 때문에 전작과 후속작이 공존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스포츠 게임의 경우에는 그것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결국 두 게임을 같이 서비스하다가 '피파온라인' 게이머들이 대부분 '피파온라인2'로 넘어가는 시점에서 자연스럽게 '피파온라인'의 서비스를 종료하겠다는 계획인 듯. 실제로 PS2 '위닝 일레븐' 시리즈의 온라인 서비스가 이런 흐름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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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되면 문제가 생기는 것이 '피파온라인'에 돈을 많이 투자한 게이머들에 대한 보상이다. 벌써부터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이 부분에 대한 걱정이 조금씩 나오고 있으며, '피파온라인'의 로스터 업데이트가 그동안 지연되고 있던 것까지 결부시켜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그리고 피파 시리즈가 계속 등장하는 한 매년 엔진이 바뀔 테니 매년 새로운 시리즈가 나올 때마다 이런 사태가 반복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러면 누가 열심히 투자하겠는가. 1년 뒤에는 서비스를 접을지도 모르는 게임에. 이 부분을 해결하는 것이 피파 온라인2가 가진 가장 큰 숙제일 것 같다. EA와 손잡고 힘들게 만든 작품이니만큼 대비를 철저하게 해서 대박 타이틀로 거듭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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