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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게임 성공은 '며느리도 몰라 아무도 몰라'

조학동

'게임의 성공 여부를 출시 전에 파악하는 것이 가능한 가'의 여부가 게임업계의 주요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네오위즈, NHN 등 전문 퍼블리셔 외에도 엔씨소프트, 드래곤플라이 등 대형 게임사들이 퍼블리싱 사업을 전개해 경쟁이 치열해졌고, 그동안 이들 퍼블리셔들이 '가능성이 높다'며 잡은 신규 게임들이 번번이 참패하는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처럼 '성공작의 멸종'이 야기되는 상태에서 게임을 구해 성공시켜야 살아남을 수 있는 퍼블리셔들은 '될성부른' 신규 게임을 찾으려 눈에 불을 켜고 있으며, 이들 게임을 발굴하기 위해 별도의 팀을 구성해 단계별로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또 10개가 넘는 게임사들이 주식시장에서 활보함으로써 '신규 게임의 흥행 여부'는 비단 게임업계만의 문제를 넘어 한국 경제의 한 부분으로 인식되고 있는 상황이다. 신규 게임의 성공여부, 해답은 없는 것일까.

* 게임의 과잉 공급, 신규 게임의 성공 알기 어렵게 해

'리니지'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오디션' '카트라이더' 등이 선전하고 사회적 관심이 게임으로 몰리면서 게임은 세간에 '황금알을 낳는' 시장으로 인식되어 왔다. 자본을 가진 국내 중견 기업들은 2-3년 전부터 너나 할 것 없이 게임 쪽으로 시선을 돌렸고, 이들의 자본에 힘입어 최근 게임업계는 한 달 만에도 수십 개의 게임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게임의 과잉 공급은 게이머의 분산과 함께 '모든 신규 게임의 비관심화'를 초래, 신규 게임의 성공을 어렵게 하고 있다. 어떤 게임이 등장한다고 하더라도 게이머들은 크게 관심을 보이지 않게 됐으며, 이렇게 주목도가 약해진 게임들은 소리 소문없이 서비스를 시작하고, 소리 소문없이 문을 닫는 경우가 비일비재해졌다.

이러한 가운데 마케팅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마케팅으로 게임 전체 자금의 반 이상이 투입되면서 자연스럽게 게임성은 뒷전으로 밀려나는 현상이 생기게 됐으며, 전문가들은 게임을 판단하는데 있어 '시장상황' '게임성' '마케팅' 등을 전부 고려해야 됐다. 또 '한 장르가 인기있다'고 소문이 나면 1-2년 안에 같은 장르의 게임이 수십 개 쏟아지는 것도 '게임의 성공 가능성'을 판단하기 힘들게 하는 변수로 자리 잡았다.

게임업계의 한 전문가는 "같은 장르의 게임이 수십 개가 동시에 쏟아지는 현 상황에서 어떠한 게임이 성공할지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에 가깝다"며 "퍼블리셔들 입장에서는 게임성 외에도 게임업계의 전체적인 '트렌드'를 파악해야 손해를 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 종잡을 수 없는 게임시장, 며느리도 몰라

십년 넘게 게임업계를 몸담았던 사업가들도, 게임업계를 취재했던 기자들도, 혹은 경제 분석으로 먹고사는 애널리스트들도 게임 시장의 특수성에는 혀를 내두르고 있다. 한 때 망했다고 평가받던 '오디션'이 지금 이렇게 '달콤한 수익의 장'으로 바뀌는 것을 예측한 사람은 극히 드물다. '리니지'가 지금까지 최고의 MMORPG로 주름잡을 것이라 예측한 이도 거의 없으며, '그라나도 에스파다'나 '라그나로크2'가 지금처럼 이렇게 망가질 것이라 예측한 이도 없었다.

문제는 이들 게임 시장이 보통의 경제원리나 석박사들의 분석만으로 판단하면 안 된다는 점이다. 92년도에 국내 최고의 석박사들이 연구에 연구를 거듭해 제작한 '우주거북선'은 시장에서 참패를 맛봐 '화이트 칼라'들의 체면을 구긴 대표적인 사례다. 삼성에서 대규모의 돈을 투자, 당시의 최고 엘리트들을 총동원해 게임을 제작했지만 '우주거북선'은 게이머들에게 '말도 안되게 재미없는' 게임일 뿐이었다.

애널리스트들도 곤혹을 치루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각 증권사들이 단골 소재로 쓰는 '신규게임 기대'란 말도 점점 신용을 잃고 있다. 증권사들이 '헬게이트:런던'을 앞 다투어 권장했지만 이 게임의 제작사인 한빛소프트의 주식은 기대만큼 성장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으며, 애널리스트들에 의해 수년째 기대를 모았던 '썬 온라인'도 10분기 연속 적자행진이다.

이러한 결과는 증권사들이 현재 상태의 게임개발 상태만 보고 판단했지, 꾸준한 관리와 업그레이드로 수익 창출력을 유지시키는 것이 게임업종의 특성임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한 게임이라는 것이 그만큼 복합적이고 판단하기 어려운 것이라는 반증이기도 하다.

* 게임업계, 각자의 판단 지표 만들어 '발굴'

엔씨소프트, 한게임 등 이들 퍼블리셔들이 게임사를 미팅하는 건수는 수십 건에 이른다. 단적으로 엔씨소프트만 봐도 근 2년 동안 진행한 미팅이 약 100여 건. 또한 자체 개발팀에서 개발하고 있는 게임도 있기 때문에 모두 합치면 1년에 수십 개의 게임을 평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다보니 각 퍼블리셔들은 시장에서 살아남을 게임을 발굴하기 위해 효율적인 평가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넥슨의 경우에는 허들 시스템이라고 불리는 단계별 평가 심사가 있으며, 각 단계를 통과하지 못하면 하위단계로 후퇴하거나 다시 준비해서 해당 단계를 통과해야 한다. 특히 심사 때에는 개발자들만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마케팅팀, 운영팀 등 모든 팀의 의사결정권자들이 참여해 게임의 성공 여부를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엔씨소프트나 네오위즈 등 나머지 회사들도 방식이 약간 다르기는 하지만 비슷한 개념의 평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또 하나의 두드러진 현상은 게임 업계에 포커스 그룹 테스트(이하 FGT)가 활성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FGT는 80명 정도의 인원들을 대상으로 공개 서비스 전에 각종 테스트를 행하는 것으로, 많은 게임사들이 FGT를 통해 게이머들의 성향을 분석하고, 자사 게임의 가능성과 재미 요소들을 파악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제 슬슬 대세가 될 만한 신규 게임이 하나 정도 나타날 때가 됐다"며 "성공할 수 있을지 없을지 알 수 없는 게임 시장이지만 FGT나 면밀한 검토를 통해 가능성을 높이는 사례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 신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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