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0억 규모 모바일 게임시장, 어떻게 변하고 있나

요사이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면 한 손에 무언가 들고 있는 사람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PMP, PSP, NDSL 등 동영상 기기나 휴대용 게임기, 또는 MP3 등을 들고 다니며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 하지만 역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애용하고 있는 휴대용 기기는 휴대전화다.

그리고 그러한 휴대전화의 복합적 기능 중에 가장 눈에 띄는 분야가 바로 게임이다. 2500억 규모의 모바일 게임 시장은 휴대전화의 다른 콘텐츠 보다 역동적이며 가장 많은 이슈를 만들어내는 분야다. 특히 최근의 모바일 게임 시장은 휴대전화의 발전, 게이머들의 올라간 눈높이, 해외 업체의 진입 등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 휴대전화의 빠른 발전, 프로그래머들의 고역

불과 5년 전만해도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려는 개발사들은 C언어 기반의 브루(BREW)와 자바 언어 기반의 WIPI 두 종류로 게임을 개발해야 했다. 단순히 두 종류의 언어로 게임을 개발해야 할 뿐만 아니라 전 휴대전화의 액정에 맞게 사이즈 조정 작업을 해야 했고 1메가 바이트(MP3 한 개 3-5메가 바이트)도 안되는 열악한 용량에 모든 것을 집어넣어야 했다. 당시 20명 미만의 영세한 개발사가 대부분이었던 모바일 게임 개발사들에게 이러한 현실은 큰 어려움이었고, 이러한 어려움을 알고 3년 전부터 정보통신부에서 WIPI 통합 발표를 시행, 이후부터 개발사들은 자바 계열인 WIPI 하나만으로도 게임을 개발할 수 있었다.

하지만 휴대전화의 차세대 CPU인 암나인(ARM9)을 채용한 휴대전화의 보급이 늘어나고 게이머들이 '더 고급 퀄리티'의 게임들을 요구하기 시작하면서 게임사들은 또다시 자바 계열의 WIPI가 아니라 C 언어 기반의 WIPI 개발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C언어 쪽이 훨씬 게임의 퀄리티를 높일 수 있고 그림의 축소 확대, 알파 블렌딩 효과 등 미려한 효과들을 많이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근 5년 동안의 급격한 모바일 게임의 환경 변화 때문에 모바일 게임 개발자들은 C언어와 자바 두 종류를 두루두루 익혀야 했고, 현재에도 끝없이 새로운 언어를 공부하며 '고난의 길'을 걷고 있다.

* 시장 가능성을 예측한 해외 업체의 공격적 진출

이동통신사가 추산하는 모바일 게임의 현 규모는 2500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이동통신사들은 모바일 게임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현재 KTF의 가입자 중에 모바일 게임을 이용하는 부류는 단 4% 수준이며, 9세부터 59세의 실 가입자를 대상으로 해도 10% 밖에 모바일 게임을 이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모바일 게임을 주로 즐기는 층이 중, 고등학생 층이며, 이렇게 모바일 게임을 즐기는 데 익숙해진 연령층이 대학생으로 올라가는 등 이용층이 점점 확대되면서 한국의 모바일 게임 시장을 낙관하는 관계자들이 많다.

그래서 그런지 해외 업체들이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글로벌 게임 개발사인 엠포마가 '핸즈온 모바일'이란 이름으로 최근 '영웅서기' 시리즈를 히트시키며 국내 모바일 게임사들을 압박하고 있으며, 게임로프트도 직원을 40명까지 늘리면서 1년에 50개의 작품을 발매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일본의 유명 개발사인 세가도 '무대리 두뇌열전'을 비롯해 다양한 라인업을 준비함으로써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상황이다.


중요한 것은 이들 해외 게임사들이 국내 개발사 못지 않게, 혹은 그 이상의 기술력을 가지고 빠르게 한국 시장에 적응하고 있다는 점이다. 초반 1-2년 정도를 한국 시장의 특수성에 적응하지 못했던 해외 개발사들은 최근 들어 연이어 히트 게임을 선보이며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을 '춘추전국시대'로 만들고 있다.

* 미니게임과 RPG, 개발 비용의 증가와 부분 유료화

최근 국내 모바일 게임의 트렌드는 '미니게임'과 'RPG'라 할 수 있다.

먼저 두뇌게임을 포한한 미니게임은 2주 동안 SKT와 KTF를 통해 발매된 모바일 게임 총 18개중에 6개를 차지, 전체의 1/3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최근 컴투스에서 '미니게임천국3'를 발매해 이러한 미니게임의 여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미니게임 외에 모바일 게임의 특화층이라면 RPG를 들 수 있다. '영웅서기'를 비롯해 넥슨 모바일의 '드래곤로드', 온라인게임 '월드오브워크래프트'에 비견되던 컴투스의 '이노티아 연대기' 등 최근 RPG가 꾸준히 히트함으로써 인기 장르로써 자리잡은 상태다. 하지만 모바일 RPG는 이제 콘솔 게임만큼이나 큰 개발비를 들인 대작들만이 살아남는 시장으로 변하고 있다. '이노티아 연대기'의 개발기간이 약 1년 6개월, '드래곤로드'와 게임빌의 '라피스라줄리' 등도 1년 이상의 기간을 들여 개발을 했으며, 평균 4-5억원 이상의 비용이 할애되면서 RPG는 중소 모바일 게임사들로썬 꿈도 꿀 수 없는 장르가 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와 함께 모바일 게임의 부분 유료화도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잡았다. 컴투스의 '미니게임천국2'를 시점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난 모바일 게임의 부분 유료화는 이제 새로 출시되는 게임의 반 이상이 채택할 정도로 '보급화'된 상태다. 특히 부분 유료화의 도입은 3개월 수준에 머물렀던 모바일 게임의 수명을 6개월에서 1년까지 늘려주는 효과를 보였으며 매출 면에서도 많은 경우 다운로드 매출의 30%까지 따라오는 등 모바일 게임 업계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인식되고 있다.

* 다음 트렌드가 무엇일까, 개발사들 눈과 귀 쫑긋

모바일 게임계에 한동안 불었던 타이쿤 게임 열풍, 그리고 최근 불어오고 있는 미니게임 열풍 뒤에 '어떤 게임이 트렌드가 될 것인가'에 대해 많은 개발사들이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미니게임천국'을 시작으로 폭발적으로 밀려나온 원버튼 형 미니게임들 이후에 다음 트렌드가 될 게임 장르가 무엇인가에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의견이 분분하지만 많은 관계자들은 부분 유료화가 활성화되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 게임과의 연동, 그리고 새로운 장르가 붐이 될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SK텔레콤 김병준 매니저는 "온라인 게임과의 연동이 모바일 게임의 새로운 트렌드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외에도 CP들과 이동통신사가 함께 윈윈할 수 있고 시장을 확대시킬 수 있는 전략이 어떠한 것이 있을지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모바일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암나인 휴대전화가 보급을 마치고 암일레븐(ARM11) 휴대전화가 보급된다면 모바일 게임업계에 새 패러다임이 될 것"이라고 진단하며 "모바일 게임업계가 어렵다 어렵다 하지만 히트작의 경우 100만 다운로드가 훌쩍 넘는 만큼 언제든지 성공할 가능성이 있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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