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 게임의 고전, 10년 만에 부활하다

nakotaku

PS1의 명작이 PSP로 등장
파랏파 더 래퍼(이하 파랏파)가처음 등장했던 1996년은 리듬게임이라는 장르가 생소한 시기였는데, 음악은 단지 게임을 구성하는 부가적인 요소로만 치부됐을 뿐, 게임의 메인을 장식한다는 것은 아무도 생각하지 못할 때였다. 그런 의미에서 파랏파는 당시 게임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으며, 많은 게이머를 리듬 게임의 세계로 끌어들였다.(필자가 알기로는 파랏파 더 래퍼가 리듬 게임의 시초인 것 같은데 그전에도 리듬 게임이 있었다는 얘기가 있다)하지만 파랏파가 출시될 당시에는 국내에 PS1이 정식 발매되지 않았었기 때문에 많은 게이머들이 즐기지 못했었는데, 10년이 지난 지금 PSP로 이식돼 국내 게이머들도 양파 선생과 함께 랩의 세계에 빠져들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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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다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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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책 그림에서나 나올 법한 캐릭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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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갈피에 적합할 듯한 신체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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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의 구성도 인상적이다

파랏파와 함께 랩의 세계로
파랏파는 리듬 게임이기 때문에, 제일 중요한 것은 역시 음악이다. 랩 특유의 흥겨운 분위기와 익살스러운 랩의 대사들이 잘 어우러져 있으며, 총 6개의 스테이지를 통해서 게이머들에게 다양한 랩을 선사한다. 오로지 랩으로만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취향에 맞지 않는 사람도 있겠지만, 스테이지 6의 'I gotta believe'같은 음악을 들어보면 랩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파랏파의 음악에 충분히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다운로드 서비스를 통해 스테이지마다 4개의 곡을 추가할 수 있는데, 오리지널 곡들을 포함해 총 30개의 음악을 지원할 예정이니 파랏파의 음악에 실망할 일은 없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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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1 때에도 양파선생님의 인기는 대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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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화장실 쟁탈전이 무대인 스테이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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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스테이지 6의 분위기는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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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랜이 안되더라도, 파랏파 홈페이지에서
추가곡을 다운 받을 수 있다

PSP로 이식되면서 새로운 모드도 생겼는데, 애드혹 대전 모드와 쉐어링 모드가 바로 그것이다. PSP를 가지고 있지만, 파랏파의 구입을 망설이는 친구에겐 쉐어링 모드로 스테이지 1을 플레이 해보게 할 수 있으며, 파랏파를 가지고 있는 친구가 있다면 쉐어링 대전 모드를 통해 최대 4명이 함께 점수 경쟁을 벌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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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어링 모드 접속 화면. 체험판을
보내준다고 생각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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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드혹 모드는 같이 할 사람도
파랏파 UMD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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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은 간단, 난이도는 극악
파랏파를 조작 방식은 매우 간단하다. 화면 상단에 표시되는 버튼이나 트리거를 타이밍에 맞춰서 누르면 끝. 인터페이스의 구성만으로 볼 때 태고의 달인 시리즈와 약간 비슷하며, 각 버튼에는 해당되는 랩의 대사가 입력되어 있기 때문에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도 랩의 한 소절이 완성되는 셈이다. 하지만 간단한 조작 방식에 비해 게임의 난이도는 상당히 높은 편. PS1 시절에도 많은 게이머들이 파랏파의 난이도에 좌절을 겪었었는데, 그 이유에는 크게 3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버튼의 사용이 직관적이지 못하다는 점. 직관적인 구조의 리듬 게임인 DJ MAX 포터블은 최대한 건반의 위치에 맞게 버튼을 배치했기 때문에 게임 화면만 봐도 즐기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 그러나 파랏파의 경우, 랩에 사용되는 6가지 버튼이 PSP의 버튼 위치에 상관없이 하나의 라인에 등장하게 된다. 즉, □,△,○,×버튼 위치를 정확히 기억하지 않으면 파랏파를 제대로 즐길 수 없다는 얘기가 되는데, 게임을 오랫동안 해왔던 올드 게이머들이야 문제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라이트 게이머들에게는 예상치 못한 벽으로 다가오게 되는 것이다. 물론 버튼이 맞는지 확인하고 누르는 방법도 있긴 하지만, 게임의 진행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한 소절마다 일일이 버튼을 확인하다간 타이밍을 놓치기 쉽고 눈도 피곤해진다. 결국, 등장하는 버튼 배치만 보면 전혀 어렵지 않은데도, 실제로 해보면 어렵다고 느껴지는 현상이 생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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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 방식은 매우 간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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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패턴이 등장했을 때, 직관적이지 못한
버튼 배치의 단점이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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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의 공간은 넓은데도 라인과 버튼 표시가
상대적으로 작은 것도 단점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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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P는 듀얼쇼크가 아니기 때문에
트리거 연타는 조금 힘들다

난이도가 높아지는 두 번째 이유는 일정치 못한 라인 길이에 있다. 버튼 사용의 단점을 제작사도 알고 있었는지, 처음에 선생님이 랩을 한 뒤 파랏파가 랩을 하도록 게임을 구성해 놓은 점은 칭찬할만 하다. 하지만 라인의 길이가 짧을 때도 있고 길 때도 있어서, 처음 플레이할 땐 언제 선생님의 랩이 끝나고 파랏파의 랩이 시작되는지 전혀 알 수 없다. 리듬 게임이니만큼 타이밍이 중요한데도, 게이머가 타이밍을 알 수 있는 어떠한 표시도 제공하지 않는다. 단지 재시도를 반복해서 라인의 길이를 외워야만 할 뿐. 버튼도 헷갈리는 경우가 많은데 라인의 길이까지 일정치 않으니 게이머의 입장에선 답답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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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의 랩을 들으며 타이밍을 외우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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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파랏파의 차례가 되면 순간 당황하게 된다
(선생님의 마크 위치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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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이자 가장 난이도 상승에 기여하는 요인은, 게이머가 정확히 버튼을 눌렀는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다른 리듬 게임처럼 틀렸을 때 바로바로 표시를 해주지도 않고, 버튼에 대응되는 것이 '영어 단어 혹은 문장'이기 때문에 버튼을 잘못 눌렀거나 심각하게 타이밍이 안 맞는 이상 그다지 티도 나지 않는다. 게이머의 플레이 결과를 즉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화면 중앙에 표시되는 파랏파와 선생님의 행동뿐인데, 항상 버튼과 라인 길이에 신경 써야 하니 파랏파를 볼 시간이 거의 없다. 이러한 이유로, 게이머는 자신이 맞았는지 틀렸는지도 모른 채 게임을 클리어 하거나 재시도 하게 되고, 리듬 게임으로서 큰 재미를 주지 못한다는 당연한 결과를 낳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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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랏파는 틀렸다고 몸으로 표현하고 있지만,
게이머는 그걸 볼 시간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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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모드는 좋긴 하지만,
아무리 해봐도 별로 도움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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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에 젖는 것은 좋은데...
PS1으로 파랏파를 즐겨본 게이머라면 누구나 '완벽이식'이라 칭할 정도로 파랏파의 이식도는 높다. PSP의 기기 성능이 PS1보다 높고, 파랏파는 그래픽이 뛰어난 게임도 아니었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PSP만의 새로운 요소가 적다는 것은 조금 불만이다. 앞서 말한 애드혹 모드와 쉐어링 모드는 분명 좋은 기능지만, 주변에 PSP를 가진 친구가 없을 경우 전혀 쓸모없는 모드가 되어버리며, 게임 화면의 인터페이스 배치를 볼 때 TV의 화면 비율인 4:3을 지원하는 것도 큰 메리트가 없다. 가장 기대했던 것은 스테이지의 추가였는데, 아쉽게도 스테이지 추가는 전혀 없다. 파랏파의 난이도가 아무리 높다 해도 '어떻게든' 잘 넘어가면 2,3시간 만에 모든 스테이지의 클리어가 가능하기 때문에, 스테이지의 추가가 없다는 것은 짧은 플레이 타임으로 직결된다. 게다가 다운로드 서비스로 제공되는 음악들도 단순히 음악만 바뀔 뿐, 버튼을 누르는 순서는 오리지널 음악과 완전히 똑같다. 10년 전에는 게이머들이 6개의 스테이지로 만족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시대가 바뀌었다는 것을 제작사는 모르고 있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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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쪽은 PSP의 16:9 화면 비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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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쪽은 PS1의 4:3 화면비율.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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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곡 덕분에 음악은 분명 바뀌었지만,
바뀐 건 음악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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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어 한다 해도, 할 게 별로 없다

2% 부족한 과거의 명작
파랏파는 분명 명작 리듬 게임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지금, 파랏파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PS1의 추억을 가지고 있는 올드 게이머와 신선한 리듬 게임을 원하는 라이트 게이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완벽한 이식은 올드 게이머에게 충분한 만족감을 주겠지만, 짧은 플레이 타임과 난이도의 벽은 라이트 게이머들에게 큰 어필이 되지 못한다. 물론 휴대용 리듬 게임이라는 것은 분명 그 자체로도 상당한 메리트가 있지만, 마니악한 게임성을 가진 채 옛날 모습 그대로 출시된 파랏파가 얼마나 많은 게이머들을 끌어들일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PSP에 PS1 게임 에뮬레이터 기능을 추가하기 전에 PS1의 명작 게임을 다시 한 번 팔아보려 했던 SCEJ의 얕은 상술을 느껴져서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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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친구의 얼굴을 봐서 기쁘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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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랏파가 새 친구를 사귀기엔 무리일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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