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스트림사커'의 재도전 성공할 수 있을까

대한민국 남자치고 학생이었을 때나 군대에서 점심시간과 방과 후 시간을 이용해 축구해보지 않은 사람 없고, 대한민국 여자치고 친구나 애인의 축구 얘기 들어본 적 없는 사람 없을 것이다. 월드컵 열풍을 타고 만국 스포츠의 자리에 오른 축구. 22명이 11명씩 팀을 나눠 공 하나를 가지고 상대 팀 골대에 공을 넣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게임. 하지만 매번 22명이 모여 팀을 나눠 축구를 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많은 친구들이 선택했던 방식은 공터나 동네 골목 어귀를 이용해 대여섯 명이 어울려 뛰어놀았던 동네축구였는데, 이러한 우리 어린 시절, 혹은 지금의 놀이가 게임으로 출시됐다. 선보인지는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새로운 회사에서 새롭게 출발하는 게임팩토리의 '익스트림사커'가 바로 그것. 풋살 혹은 동네축구로 불리는 장르를 채택한 '익스트림사커'를 통해 진짜 축구가 아닌 동네축구, 캐주얼 축구 게임에 대해 한 번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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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에서는 내가 슛돌이고 C.호날도다


80년대 생이라면 어린 시절 축구를 하며 누구나 오른쪽 다리를 하늘 높이 뻗치며 '독수리 슛!'이라고 외쳐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지금의 친구들이라면 호나우지뉴의 마르세유 턴이나 C.호날도의 헛다리 집기를 연습하고 있지 않을까? 비록 어설프고 촌스러워 보일지라도 남의 눈치 신경 쓰지 않고 한 번 해보는 이러한 모습이 동네축구의 진정한 묘미라 할 수 있는데 '익스트림사커'에는 이러한 매력이 잘 들어가 있다. 일반적인 축구 게임들이 실제 축구 선수를 직접 조종하는 데에 중점을 뒀다면 '익스트림사커'는 동네 어디서 마주쳐도 이상할 것 같지 않은 평범한 캐릭터들로 플레이를 하며 좀 더 게이머가 직접 축구를 하는 것 같은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비록 협소한 공간에 여러 명이 맞물려 뛰느라 개인플레이를 하기 힘든 건 있지만 조금만 연습하면 상대 팀의 태클을 가볍게 뛰어넘는 점프와 수비수를 등진 상태로 가볍게 따돌릴 수 있는 마르세유 턴 등을 사용해 멋진 장면을 연출할 수 있으며, 게임의 배경도 동네 공터, 학교 운동장과 같은 느낌이 들어 실제 축구를 소재로 한 게임들보다 더 뛰어난 현실성을 느낄 수 있는 것, 그것이 '익스트림사커'의 매력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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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축구의 온라인 화?


쿠니오군이 등장하는 고전 비디오 게임 열혈 시리즈 중 하나인 '열혈축구'를 아는 게이머들이라면 '익스트림사커'에서 비슷한 기운을 느끼게 될 것이다. '열혈축구'는 축구를 소재로 하기는 했지만 '열혈' 시리즈의 명성에 걸맞게 상대를 주먹이나 공으로 가격하거나 스킬을 통해 때려눕히며 경기를 플레이 할 수 있는 게임이었다. '익스트림사커'에서도 게임 플레이 중 D키를 누르면 주먹을 휘둘러 상대 선수를 넘어뜨릴 수 있으며, 공을 가진 상대에게 A키를 누르면 태클을 가할 수 있다. 실제 축구라면 레드카드를 받고 바로 퇴장당할 백태클 또한 '익스트림사커'에서는 아무런 제한 없이 사용이 가능하다. 이처럼 축구를 소재로 하기는 했지만 풋살, 그것도 동네축구가 소재인 '익스트림사커'에서는 심판의 눈을 피해 상대 선수에게 헤를 가하는 것이 아니라 당당하고 떳떳하게 상대를 가격하거나 실제라면 큰 부상을 당할 수 있는 행동을 할 수 있어 액션 게임 저리가라 할 수 있는 액션성도 느낄 수 있다. 10레벨 이후 구입해 사용할 수 있는 스킬 중에는 상대에게 양발을 날리는 드롭킥과 같은 스킬도 있으니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 없지 않을까?

하지만 이러한 스킬이 축구 외에 다른 재미를 게이머들이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은 좋지만 게임 내에서 많은 게이머들이 그저 공을 가지고 있든 그렇지 않든 상대 선수를 우선 넘어뜨리고 그 사이에 공격을 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어 공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는 어느 정도의 제약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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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치고 싶지 않은 축구의 재미


축구를 소재로 하기는 했지만 풋살, 그것도 동네축구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상대 선수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타격을 입히는 캐주얼 스러운 모습도 가진 '익스트림사커'지만 게이머들이 축구 본연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게임 여기저기에 배려를 해 놓기도 했다. 먼저 아무리 동네마다 룰이 다른 동네축구라고는 해도 '익스트림사커'에서는 레벨 10 이전까지는 필드 플레이어와 골키퍼로 구분을 했으며, 레벨 10이 넘어가면 공격수(F), 수비수(D), 골키퍼(G) 등 3가지 포지션으로 세분화 할 수 있다. 또한 쓰루, 로빙 등의 패스 시스템을 통해 다양한 팀플레이가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등 축구 본연의 재미도 마음껏 느낄 수 있다. 본 기자도 처음 '익스트림사커'를 플레이 할 때만 해도 단순한 캐주얼 축구 게임 정도로 생각했는데, 우리 편 게이머들이 센터링을 통한 다이빙 헤딩슛을 보여줬을 때는 EPL, 프리메라 리가, 분데스리가 등 해외 유수의 클럽 축구 못잖은 축구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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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는 공격만이 전부가 아니다


실제 축구나, 직접 축구를 할 때나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는 건 공격수다. 호나우도, 호나우지뉴, 티에리앙리, 웨인루니 등 이름만 들어도 누군지 아는 축구 스타들은 대부분 최전방 공격수이거나 못해도 공격형 미드필더로 주가를 날리는 선수들이다. 이러한 탓에 동네축구를 할 때에도 서로 골을 넣으려 안달을 하고, 축구 게임을 하면서도 공격에 신경을 쓰는데, '익스트림사커'에서는 이러한 상황과는 다른 정 반대의 상황을 느껴볼 수 있었다. 바로 골키퍼 시스템. 기존의 축구 게임들이 한 팀 전체를 한 명의 게이머가 맡아 플레이 하는 것에 중점을 둔데 반해 '익스트림사커'는 한 명의 게이머가 하나의 캐릭터만 플레이하므로 각 포지션에 맞춰 다양한 재미를 느껴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골키퍼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재미가 특별했다. W키를 누르기 전 까지는 골키퍼 에어리어 안에서 나가지 못하며, 상대 팀 선수가 찬 공을 막아야 하고, 다른 포지션과는 다르게 유일하게 손으로 공을 만질 수 있는 골키퍼의 재미가 '익스트림사커'에는 잘 표현돼있는 것이다. A키를 이용한 슬라이딩, S키를 이용한 펀칭 및 캐치 등 실제 골키퍼가 하는 플레이와 큰 차이가 없는 기본적인 사항부터 상대 팀 선수가 없는 곳에 공을 차 우리 팀 공격의 물꼬를 트는 전략적인 플레이까지, 만약 '익스트림사커'를 이제 막 시작하는 게이머가 있다면 먼저 골키퍼로 플레이 해 보라고 권하고 싶을 정도다. 단, 현재 측면에서 밀어 넣는 슛의 경우 키퍼가 바로 앞에 위치하지 않는 한에는 막을 방도가 없으니 유의하고 플레이 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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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킬을 사용하고 싶다


위에서 잠깐 스킬에 대해 이야기했었다. 드롭킥, 사포, 이펙트가 더해지는 슛 등 다양한 기술들이 '익스트림사커'에 존재하지만 아무나 사용할 수는 없다. 레벨 10 이상 돼야 스킬을 구매하고 게임 플레이 중 사용할 수 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레벨 10의 벽은 너무 크다. 이미 높은 레벨을 달성해 다양한 코스튬 아이템과 스킬을 구비한 게이머들도 있지만, 그는 어느 게임에나 있는 폐인들의 이야기고, '익스트림사커'의 경우 한 경기 한 경기를 치르며 경험치와 돈을 모으는 방식의 게임으로, 가벼운 마음으로 한 게임 플레이 하는 게임 스타일에 반해 레벨업의 벽이 너무 높다. 마르세유 턴과 점프 외에 좀 더 다양한 기술을 게임 초반부부터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레벨 10 이후에는 그의 발전형 스킬이나 축구 외에 게임 플레이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광범위 타격 스킬이나 능력치 향상 등의 고급 스킬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 게이머들이 더 오랜 시간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면 쉽게 지루해지지 않고 게임을 더 오래 즐길 수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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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인 게임을 하고 싶다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크게 놀랐던 부분이 있다. 바로 서버문제. 0:2로 지고 있던 상황에서 갑자기 우리 팀의 찬스가 늘어났다. 상대 팀이 봐주는 것도 아니고, 우리 팀이 놀랄만한 호흡을 보여준 것도 아니었다. 상대 팀 게이머 한 명이 중앙에 가만히 서있기만 해 발생했던 현상인데, 그 게이머는 잠시 후 게임에 튕기고 말았으며, 우리 팀은 최종 스코어 3:2로 승리를 거두었다. 이는 그 게이머뿐만이 아니라 많은 게이머들이 겪거나 본 사항인데, 몹시 불안정한 서버 상태로 인해 게임의 정상 진행이 쉽지 않은 경우도 있다. 최근에는 업데이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기자를 비롯한 많은 게이머들이 결국 게임을 재설치 해야 했던 해프닝도 있었을 정도다. 또한, 게임 플레이 중 싱크가 맞지 않아 내가 공을 가지고 있는 줄 알았더니 미니 맵에는 상대 팀 게이머가 우리 팀 골대에 공을 넣고 있고, 상황은 이미 공을 막아내고 중앙 필드에서 플레이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인데, 골키퍼는 그제야 공을 막는 모션을 취하는 등 불안 불안한 모습이 게임 여기저기에서 노출된다. '익스트림사커'가 이제 막 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시작하는 게임도 아니고, 한 번 서비스가 중지됐다가 다시 서비스되는 게임인데 아직도 서버가 이러한 상태라면 과연 누가 마음 놓고 편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을까...?

*기존 풋살 게임들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지금까지 살펴본 '익스트림사커'는 풋살, 동네축구의 재미를 한껏 살려놓으면서 축구 본질의 재미도 어느 정도 갖춰놓은 할 만한 게임이지만, 레벨업의 벽이 높고, 불안정한 서버 탓에 마음 놓고 게임을 진행하기 힘든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인 게임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서비스가 한 번 중지됐던 탓에 게이머들에게서 신뢰를 회복해야 할 텐데 게임성을 둘째 치고 IT강국 대한민국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기술력으로 불신감을 더하고 있어 상당히 안타깝다. 지난 2002, 2006 월드컵 특수를 노리고 출시됐던 축구, 풋살 게임들이 바람과 함께 사라져갔듯이 만국 스포츠 축구를 소재로 했다고 해서 마냥 좋아하고, 기다려주는 게이머는 없다. 부디 '익스트림사커'가 계속적인 발전을 통해 기존 풋살 게임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기를 바라며 이만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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