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1천억 매출 올리려면 '튀어야 산다'
마케팅 전략 중에 '푸른 소' 전략이라는 것이 있다. 수많은 붉은 소들이 떼를 지어 달려가는데, 유독 파란 빛을 띈 소가 지나가니 모든 사람들이 그 소를 쳐다보더라는 것이다. 이는 특정 콘텐츠의 성격이나 마케팅이 다른 것들과 완전히 차별화된, 개성을 가져야 주목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의 게임업계는 이러한 '푸른 소' 전략이 꼭 필요한 업계라고 할 만큼 격한 경쟁이 계속되고 있다. 한 달에도 수십 개의 게임이 쏟아지는 게임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남들과 완전히 다른 독특한 콘텐츠와 마케팅 방법을 갖추어야 한다는 뜻이다.
잘 살펴보면 과거부터 극심한 경쟁 체계를 보여왔던 콘솔 게임업계와 최근 극심한 경쟁을 보이고 있는 국내 온라인 게임에서도 이렇게 '특별한 개성'을 선보이며 1천억의 매출을 보이고 있는 게임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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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되면 300만 장은 기본' 이라고 불리는 'GTA'는 높은 자유도와 과격한 이미지 마케팅으로 '푸른 소' 전략의 전형적인 예로 꼽힐 만하다. 조직 폭력단이라고 하는 다소 위험한 주제를 다루고 있고, 또 일부 폭력적인 모습이 눈에 띄기에 추천할 만한 게임은 아니지만 이 게임은 '자유도'를 앞세워 이 게임을 다른 게임과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도록 자극했다. 게이머들은 과거에 '짜여진 미션'을 클리어 해내는 것에만 만족해야 했지만 'GTA'에서 지나가는 사람을 도와줄 수도 있고, 여자와 데이트도 할 수 있으며, 자동차를 타고 도시를 질주할 수도 있었다. 따라서 'GTA'는 미션의 충실함으로 인해 '이전 게임들의 재미'를 느낌과 동시에 '자유도가 높음으로써 오는 색다른 재미' 두 가지를 다 잡아낸 게임으로 '콘솔 최고의 게임'으로 인식되고 있다.
'GTA'가 성인 쪽 게이머들을 사로잡았다면, '포켓 몬스터'는 철저하게 저연령층을 공략해 '대박'을 이루어낸 경우다. '포켓 몬스터'를 제작한 닌텐도에서는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해 게임 내에 '수집'과 '전투'의 요소를 극대화 시켰다. 게이머들은 게임을 진행하면서 점점 포켓몬스터라고 하는 '부하 괴물'을 수집하게 되고, 이러한 괴물들을 다른 친구들과 대결시키면서 색다른 재미를 느꼈다. 이렇게 수많은 저연령층 게임이 나오는 중에도 아이들은 푸른 소를 보듯 '포켓 몬스터'에 빠져들었고, '포켓 몬스터'는 그러한 인기에 힘입어 타이틀 당 평균 400만 장 가까운 판매고를 올렸다. 또한 각종 만화, 애니메이션이 전 세계에 보급되는 결과도 낳았다.
이러한 비디오 게임의 예를 들지 않고 국내를 바라봐도 특별한 마케팅 전략의 예로 꼽히는 게임들이 있다.
'아바타의 극대화'를 표방한 '오디션'은 화려한 음악과 캐릭터 성을 극대화 시켜 파격적인 인기를 얻은 게임이다. 이 게임이 다른 게임과 다르게 특별한 요소로 잡은 요소는 '패션'과 '아바타', 이 두 가지 시스템은 이 게임의 이용자 중 60% 이상이 여성들로 가득 차도록 만들었고, 여성들이 게임 내에 높은 비중을 차지하자 덩달아 남자 게이머들의 수치도 급격하게 상승하는 결과를 낳았다. 여기에 간단하면서도 긴장감 있는 플레이 방식을 도입해 '오디션'은 매월 30억에 가까운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급기야 실제 의류 브랜드로 진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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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FPS게임의 홍수 속에서 새로운 개성으로 주목받고 있는 게임도 있다. 최근 NHN에서 1차 비공개 시범 서비스를 마친 '울프팀'은 '매번 총만 쏘고, 격돌하는 게 끝'인 다른 FPS 게임과 차별화하기 위해 '변신' 시스템을 도입, 다른 FPS 게임의 2배에 가까운 전략성을 이끌어 냈다. 올 해 등장한 FPS 게임만 40개에 가까운 상황에서 '울프팀'은 기존의 FPS 게임들이 근접전이 거의 쓸모가 없다는 점을 착안, 근접전 스페셜리스트 캐릭터인 울프로의 변신을 고안해냈고, 이 전법은 다른 FPS 게임에 식상함을 느끼던 많은 게이머들을 '울프팀'으로 불러들이고 있다. 최근 비공개 시범 서비스에서 게이머 평균 플레이 타임이 평균 85분이 나올 정도로 게이머들은 '울프팀'에 몰입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게이머들은 이제 아무 물고기나 주면 덥석 받아먹고 춤추던 물개가 아니다"라며 "수많은 게임이 나오고 선택의 폭이 넓은 만큼 확실한 차별화 콘텐츠와 마케팅 전략 만이 게임을 성공시키는 길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