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화보다는 어휘력을 늘리는데 더 효과적...

TalkMan
TalkMan(이하 토크맨)... 2005년 말에 발매된 게임을 지금에 와서 리뷰하게 되었다. 뭐 게임동아 내의 이런저런 사정(이라 쓰고 귀차니즘이라 읽는다?)때문에 2007년 새해가 밝고 서야 필자에게 당도한 PSP용 에듀테인먼트(edutainment)소프트의 선두주자격인 토크맨. 발매한지는 꽤 지났지만 별달리 시기를 타는 소프트는 아니니 가벼운 마음으로 소개해 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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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용 툴을 표방하기엔 솔직히 무리
토크맨의 케이스 뒷면을 보면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의 4개 국어를 구사하는 새 '맥스'가 외국인과의 Communication을 즐겁게 Support!. 마이크에 목소리를 입력하는 것 만으로 '맥스'가 몸짓 손짓(날개짓?), Native Talk! 해외여행뿐 아니라, 외국인과 함께 분위기를 띄우고 싶을 때는 "TALKMAN"- 라고 적혀있다. 요약하면 맥스라는 녀석의 도움을 받아 회화용 툴로 활용가능하단 소리인데 직접 플레이 한 결과, 회화는 솔직히 불가능하다고 본다. 토크맨의 회화보조 기능은 기내에서, 약국에서, 해변에서와 같이 상황을 따로 분류해놓고 플레이어가 알맞은 상황을 골라 동봉된 마이크로 하고 싶은 말을 자국어로 하면 자국어를 제외한 3가지의 언어 중 한가지로 번역하여 맥스가 말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자신이 일본에 갔는데 갑자기 두통이 심해서 근처에 보이는 약국을 찾아갔다고 치자. 헌데 일본어로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 오면 토크맨의 말하기 메뉴에서 '약국에서'로 들어간 뒤, 마이크에 대고 "머리가 아파요"라고 말하면 맥스(PSP)가 음성을 인식하여 일본어로 "頭が痛いんです" 라는 답을 내준다. 확실히 처음 하면 꽤 신기한데 하면 할수록 과연 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 속을 메워간다. 맥스가 모든 말을 정확하게 알아들을 리 만무하니 짧은 문장이나 포인트 단어만 캐취해 예문을 보여주고 그걸 본 사용자가 고르는 방식이 될 수밖에 없다.(보기 중에서 골라서 물을 수도 있는데 음성인식 보다는 이게 더 낫다;)이런 상황이다 보니 "수영복을 사고 싶은데 수영복 파는 가게는 어디 있나요?" 라고 묻고 싶어서 마이크에 대고 그대로 말했더니 나오는 예는 "수영복 팔아요?" "수영복을 입어야 하나요?" "수영해도 되나요?" "가게는 어디 있나요?" 같이 키워드를 토대로 몇 가지가 나오거나 잘 못 들었다면서 다시 말해달라고 한다. 결국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한다는 것이다. 설령 "가게는 어디 있나요?" 라고 묻고 싶었다고 해도 묻는 것은 성공했을지 몰라도 상대방이 답해주는 것은 어쩔 텐가? 간단한 질문도 할 수 없었는데 "저 사거리에서 오른쪽으로 돌아가 보이는 건물 4층에 있어요." 라고 대답해줘도 알아들을 리 만무하다. 그렇다고 영어 →한국어로 토크맨 기능을 활용해도 저 답을 그대로 한국어로 전하지는 못한다. 대화라는 것이 주고받을 때 의미가 있는 것이지 토크맨은 그저 일방통행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도 다니기 힘든 비포장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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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외국어를 배우고 있는 입장이라면 학습용 툴로써 활용할 수 있다
토크맨을 통역기로 사용할 것이라 생각한 사람이 많았을 텐데 앞서 그 처참함을 설명했으니 대부분 관심에서 멀어졌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럼 토크맨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소프트냐? 그건 아니다. 토크맨에서 지원하는 4개 국어를(한국, 일본, 중국, 미국)초~중급수준 정도 학습했고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 위에서 말한 말하기 모드도 그렇지만 게임모드인 발음게임, 듣기 게임을 통해 발음연습과 여러 가지 표현을 익힐 수 있는 것이 이 소프트의 장점이다. 발음게임은 맥스가 읽어주는 문장을 듣고 소리 내어 따라 읽으면 그 발음을 듣고 맥스가 A~D까지의 점수를 주는 방식이다. 과연 맥스가 발음을 제대로 캐치하여 평가를 내리는가에 대해선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각종 단어의 폭을 넓히는 데는 확실히 도움이 되며 평소에 소리 내어 읽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 소리 내어 읽게 함으로 자신감을 키워주는 부가적인 효과도 얻을 수 있다.(처음엔 어색하지만 계속 소리 내어 읽다보면 발음이 서서히 고쳐진다. 맥스가 발음도 해주고 ~)그리고 듣기 게임은 맥스가 말하는 외국어를 듣고 거기에 해당하는 말을 4개의 보기 중에서 택하는 간단한 방식이다. 각 게임은 난이도 별로 총25개의 단계가 있으며 각 단계에서 올A를 획득했을 경우 하나씩 퍼즐이 채워지는데 이 그림을 완성시키면 보너스 게임을 즐길 수 있다.(올A받기 짜증난다고 포기하지 말고 미니게임을 위해 열심히 해보자. 후회해도 책임은 못 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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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압박은 뭐...
4개 국어 중 한국어도 들어가 있으니 게임을 하는데 불편함은 전혀 없다. 4개 국어를 모두 지원해서 수준이 좀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기우였다.(각 나라의 사람들이 모두 제작에 참여했다)듣기 게임이나 말하기 게임을 할 때 맥스가 "발음이 정말!! 끝내주는군요~" "조금만 더 열심히 하면 하산해도 되겠어요~" "뭐~ 좋은 것도 아니고 나쁜 것도 아니군요." 등 다양한 추임새로 플레이어가 지루하지 않게끔 보조한다. 성우의 목소리도 좋고 자연스러운 한국어를 구사하니 가끔은 정말 내가 맥스에게 가르침을 받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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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외국어 학습자에게 도움이 되는 소프트
토크맨은 회화를 기대하기 보다는 자신의 어휘를 좀 더 늘리는데 초점을 둔 사람에게 도움이 될 듯하다. 초~중급의 외국어 학습자에게는 "아~ 이런 표현은 이런 식으로 쓰는 구나" 하고 새로운 것을 배워가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표현을 하나씩 익혀나가면 회화에서도 자연스레 쓸 수 있을 테니 토크맨이 될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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