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는 해 뜨는 해, 게임 시장 신구 교체 이루어지나?

매년 높은 고도성장을 보이고 있는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에 때 아닌 신구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그동안 대작 타이틀로 명성을 날리던 회사들이 연이어 후속작에 실패한 것에 반해 창조성과 재미로 단단히 무장한 신생업체들이 연이어 대박을 터뜨리며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에서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업체는 '서든어택'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는 게임하이와 후속작 '라카산'과 '골드슬램'을 연달아 선보인 드래곤플라이, '아바' '공박' 등으로 단숨에 유명 개발사로 등극한 레드덕 등으로 모두 참신한 게임성과 재미로 게이머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하지만 이에 반해 올해 명성에 못 믿지는 초라한 성적표를 꺼낸 들고 계속적인 하락세를 걷고 있는 업체들도 있다. '라그나로크' 외는 성공작이 전무한 그라비티를 비롯해 '헉슬리'에 사활을 걸고 있는 웹젠, 성공작 없이 퍼블리싱을 유지하고 있는 KTH 등이 바로 그것. 이 업체들은 올해 다양한 신작들을 선보이며, 제2의 전성기를 이끌어내는가 싶었지만 기대에 비해 너무나도 부족한 결과를 얻었다.

* 내놓는 신작마다 초라한 결과 초래, 명성이 독이 되다

'라그나로크 온라인'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도 큰 성공을 거둔 그라비티는 올해 기대작 '라그나로크 온라인2'를 비롯해 성인 MMORPG '레퀴엠' 게임포털 '스타이리아' 아이스하키 게임 '바디첵', 캐주얼 레이싱 '뿌까레이싱' 야구 게임 'W베이스볼' 등 자사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신작들을 대거 공개했지만 연거푸 실패의 쓴잔을 마셨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보다 실망이 컸기 때문이다.


'라그라로크 온라인2'는 해외에서 선 계약을 시도할 정도로 큰 기대를 모은 게임이지만 오픈 베타 서비스 이후 밸런스 문제와 부족한 콘텐츠, 버그 문제, 게이머들의 의견을 받아드리지 않는 고집스러운 개발팀의 모습 때문에 지금은 기대 순위 50위에도 들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는 오픈 초기 반응에 비한다면 너무나도 실망스러운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아이스하키 '바디첵'은 완성되지 않은 게임성으로 오픈 이후에도 게이머들의 외면을 사고 있으며, '뿌까'라는 캐릭터를 사용한 '뿌까레이싱' 역시 '카트라이더'와 큰 차이 없는 게임성으로 소수의 게이머들만 즐기고 있고, 'W베이스볼' 역시 저조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상태다. 그나마 선전하고 있는 게임은 5년 넘게 개발한 성인 MMORPG '레퀴엠'. 이 게임은 최근 부분 유료화에 돌입한 상황이지만 매출은 그리 높게 나오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웹젠도 '뮤온라인'으로 큰 성공을 거뒀지만 이후 내놓은 'SUN'이 국내 시장에서 참패를 하면서 하락세를 걷고 있는 업체다. 현재는 Xbox360과 PC용으로 제작 중인 FPS 게임 '헉슬리'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이 역시 성공 여부는 불확실한 상황. 약 150억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사용한 'SUN'은 초반에 '역시 빅3'라는 평가와 함께 게이머들의 관심을 샀지만 이후 콘텐츠의 부족, 밸런스 문제, 반복적인 게임성 때문에 초반에는 흥미를 느낄 수 있지만 장시간 즐길거리를 제공해야하는 온라인 게임의 재미는 부족한 상태. 현재 웹젠은 첫 캐주얼 게임 '파르페 스테이션'과 차세대 FPS '헉슬리'에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이 역시도 현재는 국내 시장 성공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게임포털 사업에 뛰어든 KTH 역시 사업 이후 줄곧 성공작 없이 힘든 시기를 보냈다. KTH는 게임포털 파란을 통해 '프리스타일'과 '큐링' 등 기대작 라인업을 공개, 대박 조짐을 이끌어냈지만 '프리스타일' 계약 연장 실패와 '큐링' 상용화 후 인기 하락, 타 라인업의 연이은 실패로 지금은 '십이지천' 외는 성공작이 전무한 상황이다.

* 익숙함과 창조성으로 대박을 노리는 온라인 개발사

이와 다르게 참신한 게임들을 연이어 선보이며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회사들이 있다.

'서든어택'과 '데카론'으로 잘 알려진 게임하이는 출시한 게임마다 높은 매출과 동시접속자를 기록하고 있는 개발사로 장인 정신이 느껴지는 개발 마인드와 뛰어난 개발력으로 해외 게임 시장에서도 선전하고 있는 업체다. 특히 서비스 이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서든어택'의 경우 국민 FPS 게임이라고 평가 받을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데카론'의 경우 시원한 액션성과 탄탄한 게임성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 각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데카론'의 북미 서비스는 유명 퍼블리셔 어클레임이 담당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게임하이는 최근 캐주얼 레이싱 '고고씽'을 선보여 또 다른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게임의 경우 기존의 단순한 트랙 방식의 레이싱과 다르게 롤러코스트를 연상케 하는 특이한 맵과 다양한 스턴트 기술 등으로 빠르면서도 박진감 넘치는 레이싱을 보여준다. 이미 '고고씽'은 NHN과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한 상태로 빠르면 연내 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드래곤플라이 역시 '스페셜포스'라는 인기 게임으로 알려진 회사이지만 이곳에서 선보인 게임들은 독창성과 재미로 무장하고 있다. 드래곤플라이는 최근 익스트림 스포츠를 소재로 한 '라카산'과 리얼 테니스 온라인 게임 '골드슬램' 등 2개의 신작을 선보였다. 먼저 익스트림 스포츠 게임 '라카산'은 스카이 다이빙이라는 소재를 온라인으로 구현한 게임으로 낙하 시에 느껴지는 쾌감과 속도 경쟁, 판타지 세상과 같은 환상적인 풍경으로 개발 전부터 이목을 집중 시킨 작품이다. 또한 리얼 테니스 게임 '골드슬램'은 기존에 나온 테니스 온라인 게임들과 다르게 8등신의 실제 캐릭터가 등장하며, 마구 대신 사실적인 심리전으로 승부를 결정짓는 방식을 도입, 스포츠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골드슬램'은 클로즈 베타 테스트부터 꾸준히 마니아들이 생겨날 정도로 높은 완성도를 보여 일찌감치 성공이 보이는 게임으로 인정받았다.


'아바'에 이어 '찹스온라인' '공박' 등의 게임으로 국내 유명 퍼블리셔와 서비스 계약을 체결한 레드덕도 향후가 기대되는 개발사라고 할 수 있다. 언리얼 3.0 엔진을 사용한 사실적인 그래픽과 뛰어난 현장감으로 차세대 FPS 게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아바'는 현재 동시접속자 1만 명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이는 상, 하반기 오픈 베타 테스트에 돌입한 FPS 게임 중에서 가장 안정적인 성적이라고 볼 수 있으며, 족구 게임 '공박'은 엔트리브를 통해 오픈 베타를, '찹스온라인'은 위메이드에서 서비스 될 예정이다. 이 게임들은 해외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곧 해외 서비스 소식이 들려올 것으로 기대된다.


* 명성에 기대되는 것 대신, 겜심 잡을 비책 마련해야

물론 앞에서 언급한 그라비티나 웹젠, KTH 등의 비전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그라비티의 경우 어느 정도 안정세에 돌아선 '레퀴엠'과 아직 해외에서도 꾸준히 수익을 내고 있는 '라그나로크 온라인', 국내 시장에서는 성공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일본 및 아시아 시장, 유럽 시장을 목표로 수출을 준비 중인 '라그나로크 온라인2' 등으로 활로를 열 수 있다. 또한 웹젠의 경우 Xbox360과 PC용으로 동시에 개발 중인 MMOFPS '헉슬리'가 해외 시장에서 주목을 끌고 있으며, 첫 캐주얼 게임 '파르페 스테이션'도 곧 등장할 예정이다. KTH는 성인 무협 게임 '십이지천'의 확장판인 '피의 서약'이 몇 차례의 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진행한 상황이며, '패왕' '풍류공작소' 등 신규 라인업도 어느 정도 안정세를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예전의 명성만으로 게임을 출시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게임을 구매할 소비자들이 단순하게 브랜드만 믿고 게임을 즐기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래픽, 게임성, 재미 등 다양한 부분을 스스로 판단해 게임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온라인 게임 업계 역시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예전에 있는 브랜드의 가치만으로 게임을 평가하는 시대는 지났기 때문에 게임 업계가 스스로 변하지 않는다면 자연스럽게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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