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들 이제 서비스에 신경을 써야할때

"게임 상용화 전에는 게이머들 잡기 위해 혈안이더니 막상 유료 사용자가 되니깐 나몰라라는 식으로 변하더군요. 억울하면 즐기지 마라는 식이에요"

서울시 박모군(18살)은 최근 자신이 즐기고 있는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에서 유료화 아이템 문제 때문에 불쾌한 경험을 해야만 했다. 문제 해결을 위해 게임내 운영자를 찾았지만 한참 동안 그를 만날 수 없었고, 이후 문의 게시판과 메일도 보내봤지만 아직까지 답변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박군은 오랜만에 생긴 용돈으로 아이템을 구매한 것이라 더욱 기분이 나빴다.

이는 요즘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에게서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는 불평이다. 어느 덧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도 해외 게임 시장 못지 않게 성장했지만 성장에 비해 고객에 대한 편의와 서비스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 서비스 정신은 어디 가고 양치기 소년만 남았나?

몇 년 전에 비해 지금은 많이 개선 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게임 서비스 수준은 삼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게이머들이 꼽은 가장 대표적인 문제는 게임 플레이중 버그나 캐릭터에 문제가 생겼을 때 개발사의 운영자들의 늑장대응이다.

대부분의 게임들이 게임 내 운영자를 불러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운영자 호출 시스템을 갖추고는 있지만 게임 내에서 이 시스템은 무용지물에 불과하다. 아무리 운영자를 호출해도 운영자가 게이머에게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게시판이나 1:1 상담등 게임 내 홈페이지를 사용해도 결과는 마찬가지 어디서 복사해서 붙여 넣기를 했거나 자동 응답 시스템을 활용했다는게 눈에 훤히 보이는 답변 메일을 받는 게 일반적이다.


물론 이런 사용자들의 불만에 게임업체들은 하루에도 수 천 통의 메일이 오기 때문에 사용자들의 대응에 실시간으로 일일이 대응하기 어렵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업체들의 일반적인 답변과는 다르게 몇몇 업체들을 제외하고는 게임내 운영 서비스팀에 할당된 예산은 수익에 비해 굉장히 적은 편이다.

비단 운영 서비스에 대한 문제 뿐만 아니다. 게임 서비스 확대를 위한 업데이트에 대한 부분 역시 조악하기 그지없다.

아케이드 게임과 같은 액션을 가미한 스킬 사용이나 패키지 게임과 같이 온라인 게임 내에 엔딩을 도입하는 등 신선한 시도를 통해 다양한 팬 층을 확보해 성공적으로 유료화한 게임으로 평가 받았던 '카발 온라인' 알집으로 유명한 이스트 소프트에서 개발하고 서비스 중인 이 게임은 최근 사용자들의 불만으로 가득찬 대표적인 게임중 하나다. 현재 '카발 온라인'의 게이머들은 이스트 소프트의 공지를 더 이상 신뢰하지 않는다. 업데이트 약속 기간을 항상 어겼기 때문이다.

이스트 소프트는 이런 게이머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각종 선물 이벤트를 진행하고 다른 새로운 업데이트에 대한 비젼을 제시하고 있지만 게이머들은 '다시 유료화 서비스를 해도 좋으니 다른 회사에서 제대로 서비스 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단순히 게임 서비스가 문제가 아니라 개발사나 서비스사 자체에서 게임 서비스에 대한 마인드 자체를 바꾸지 않는 한 게이머들의 불만을 잠재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진다.

CCR의 'RF 온라인'인 역시 마찬가지 부분 유료화로 전환한 이후 어느 정도 사용자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지만 게임내에 발생되는 각종 버그에 대한 느린 대응이나 게임 내 종족 간 밸런스 문제 같은 이전부터 반복해서 지적되던 문제점들이 해결 되지 못하고 있는점 그리고 해외 판매만 염두를 둔듯 국내 실정과 거리가 먼 업데이트 강행 등으로 점점 국내 게이머들에게는 비난을 듣고 잇는 상황이다.


* 게이머를 '쥐어짜면 돈이 나오는' 몬스터로 보지 마라

게임 업계의 전문가들은 위와 같은 현상을 시장은 커지면서 다양화되고 게이머의 요구 사항도 높아져 가는 반면, 제작사는 그것에 발맞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 지적했다. 온라인 게임의 중심이 FPS나 캐주얼 게임으로 옮겨 가고 다양한 장르에 대해 준비한 곳은 새로운 작품으로 그 변화에 맞춰가지만, 그렇지 못한 곳은 과거의 유산에 집착할 뿐,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할 준비가 되어있지 못하기 때문에 기존의 콘텐츠를 재활용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온라인 게임의 특성상 제작사와 게이머간의 피드백은 필수 사항이지만, 제작사들은 이를 간과한 채 '만들어 놓으면 알아서 와서 즐기겠지' 라는, 이른바 '즐길 게임이 얼마 없어 잘나가던 시기'의 마인드를 지금껏 고수하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종류의 게임들의 등장으로 선택권이 다양해진 지금 더 재미있는 게임을 찾아 떠나는 게이머들을 잡지 못하고 오히려 게이머들을 '오픈 베타족'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유료 아이템 문제로 속앓이를 했던 한 게이머는 "(아이템 문제를 겪고 나서) 우리가 쥐어짜면 돈이 나오는 몬스터'로 보이고 있지는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며 "게임에 대한 서비스도 서비스이지만 제작사가 게이머를 돈으로 보지 말고 고객으로 봐 줬으면 좋겠다"고 성토했다.

객원기자 건전평범장미소년(greatmut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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