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게임 속 세계를 즐긴다 '샌드박스' 게임 인기

<대구에 사는 김혜영(26살)씨는 최근 닌텐도DS용으로 출시된 '동물의숲' 게임을 즐겁게 하고 있다. 딱히 무언가 목적은 없지만 유유자적하게 게임 속 세상을 꾸미고, 그곳에 있는 다양한 이벤트를 즐기는 것이 재미있기 때문.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그녀가 즐기는 게임이 뭐가 재미있냐는 반응이다. 그래픽도 그저 그렇고, 목적도 없는 것 같은 생각이 들기에 '동물의숲'을 즐기는 혜영씨가 신기해보일 정도. 그러나 혜영씨는 오히려 그들이 이 게임의 진정한 재미를 모르고 있다고 말한다.>


혜영씨가 즐기고 있는 게임은 어떤 게임일까? 으레 시뮬레이션이나 어드벤처 같은 장르를 생각하기 마련이지만 그녀가 즐기고 있는 게임은 '샌드박스'라고 불리는 신 장르의 게임이다. '샌드박스'의 원 의미는 모래를 이용한 놀이기구로 예전에 해변이나 놀이터 같은 곳에서 한 번쯤을 해본 모래 장난이지만 최근에는 자유도가 높고 특정 목적은 존재하지만 게임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 그런 게임을 이야기할 때 쓰이는 신조어다. 대표적으로 전 세계 삼천만장 이상 팔린 게임 'GTA'(Grand Theft Auto) 시리즈를 비롯해 최근 한글판으로 정식 발매가 확정된 '어쌔신크리드', 그리고 닌텐도DS용으로 발매된 '동물의숲', PC용 '심즈' 같은 게임을 뜻한다.

* 'GTA' 시리즈와 그의 클론들로 형성된 '샌드박스' 장르

이 장르가 널리 알려지게 된 계기는 록스타게임즈의 'GTA' 시리즈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부터다. 'GTA' 시리즈는 북미 시장에서만 2천8백만장(28,098,500장)의 판매고를 올린 게임으로 주인공이 거대한 도시에서 여러 가지 미션을 처리하고 다양한 차량과 무기를 이용해 범죄, 암살 등을 즐길 수 있는 특징을 가진 게임이다. 특히 게임 내 제공된 미션 외에도 부가적으로 택시를 운전해 돈을 벌거나 경찰차를 몰고 범죄 차량을 추격하고, 소방차를 이용해 화재를 제압하는 것 등 높은 자유도를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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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2D 형태로 나온 이 게임은 북미시장을 기점으로 빠르게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으며, 이후 유럽 시장, 일본 등의 아시아 시장까지 출시가 되면서 큰 화제를 몰고 왔다. 특히 PS2로 발매된 두 번째 'GTA' 시리즈는 북미 시장에서 폭발적인 수요를 이끌어내면서 일부 방송국에서는 관련 내용을 유명 수사 드라마의 소재로 사용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런 'GTA'의 성공은 후속작 외에도 다양한 클론 게임들은 선보이게 된 계기로 작용했다. 'GTA' 의 성공으로 많은 개발사가 'GTA' 시리즈와 흡사한 게임성과 자유도를 가진 비슷한 형태의 클론 게임들이 대거 출시했으며, 일부 게임은 'GTA' 시리즈 못지않게 많은 인기를 끌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Xbox360용 '세인츠로우1, 2'와 '크랙다운' '저스트코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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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범죄 형태의 액션 게임 대신 '심즈' 같은 비 폭력성 형태의 '샌드박스' 게임들도 많이 등장했다. '심즈2'는 게이머가 작은 마을의 구성원이 돼 생활을 즐기는 게임으로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은 물론, 생활, 취미, 여행까지 가능하다. 또한 송혜교가 CF에 출현해 화제가 된 닌텐도DS용 '동물의숲'은 섬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에피소드와 실시간 생활 요소, 아기자기하면서도 다양한 생활 요소를 도입해 여성들이나 아이들도 폭력성 걱정 없이 '샌드박스' 게임을 즐기게 하고 있다.

* 곧 발매되는 새로운 '샌드박스' 게임에는 어떤게 있을까?

이런 높은 자유도와 재미로 '샌드박스' 게임은 게이머들은 물론 게임 업계 관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곧 우리가 만나볼 수 있는 '샌드박스' 게임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먼저 북미와 유럽 시장에 선행 발매돼 큰 인기를 끈 게임 '어쌔신크리드'가 오는 25일 국내에 한글 자막으로 정식 발매된다. 이미 개발 단계부터 진정한 차세대 게임, 중세판 'GTA'라는 별명을 들은 이 게임은 12세기의 예루살렘 지방을 무대로 한 게임으로, PS3, Xbox360의 성능을 최대로 살린 그래픽 효과와 게이머가 스스로 암살 상대를 설정해 제거하고, 다양한 무기를 활용한 액션을 통해 잠입과 어드벤처, 액션의 재미를 동시에 느끼게 한 점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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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게임 내 존재하는 모든 NPC가 각각의 인공지능을 가지고 있어 게이머가 하는 행동에 따른 다양한 반응을 보여주며, 정해져 있는 임무 외에도 다양한 서브 임무를 진행하거나 임의적으로 암살 등을 저질러 기본적인 진행 방식과 완전히 다른 형태의 게임을 즐길 수도 있다. '어쌔신크리드'는 PC, Xbox360, PS3용으로 정식 발매되며, 모두 자막 한글화해 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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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샌드박스' 게임을 정의한 'GTA' 시리즈의 후속작도 새롭게 출시될 예정이다. 2008년초 북미 시장에 발매되는 'GTA4'는 기존 시리즈들과는 차원이 다른 그래픽과 방대한 세계관, 현실성을 극대화 시킨 인공지능과 거의 불가능한 것이 없을 정도의 뛰어난 자유도가 특징이다.

이번 게임에서는 전작을 능가하는 현실성을 표현하기 위해 각 지역마다 그 지역의 특색이 느껴지는 건축 양식들을 비롯해 NPC들의 복장과 생김새를 모두 다르게 제작된 특징이 있다. 이 외에도 차량과 총기, 무기 역시 새롭게 추가됐으며, 전투 방식도 새롭게 변경돼 액션성도 대폭 강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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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GTA4'는 전작보다 사실감이 강해진 사실성과 높은 수위 때문에 국내 출시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하지만 관계자들과 게이머들은 최근 'GTA 샌 안드레아스'를 비롯해 'GTA'의 여러 시리즈가 정식 발매됐기에 'GTA4'에 대한 정식 발매도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이와 다르게 온라인으로도 '샌드박스' 게임이 나온다. 바로 티엔터테인먼트에서 서비스 준비 중인 커뮤니티 온라인 게임 '세컨드라이프'가 그것. 미국 개발사 린든랩이 개발한 이 게임은 단순히 커뮤니티를 즐기는 게임이 아닌 제목처럼 두 번째 인생을 즐기는 게임으로, 사냥이나 전투가 아닌 더 나은 생활을 즐기는 것을 목적인 게임이다. 이곳에서 게이머는 음악가가 되거나 새로운 짝을 만나 결혼도 할 수 있으며, 다양한 취미 활동이나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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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영미 시장에서는 '세컨드라이프 경제'라는 신조어가 생길 만큼 경제활동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상태다. 자체통화인 린든달러의 지난해 거래규모는 8천8백만 달러(810억 원). 내년에는 11억4천만 달러(1조9백억 원)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돼 게임 이상의 파급력을 보여준다.

* 혼자만의 세계, '샌드박스'의 세계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물론 '샌드박스'가 탄생하면서 생긴 문제들도 적지 않다. 'GTA' 시리즈를 모방해 범죄 사건을 일으키거나 게임을 따라해 사람에게 상해를 입힌 사건들도 있으며, 높은 사실성과 중독성으로 일부 청소년 게이머들이 게임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상황들도 생겨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샌드박스'에 대한 기대 역시 높은 상황. 주가와 경제에 대한 분석을 하는 애널리스트들은 'GTA4'에 대한 주가 변동과 경제가치 등을 분석한 자료를 내놓기도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GTA4'가 발매 첫 주에만 950만장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고 이후 '헤일로3'를 능가하는 판매량 기록을 올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어쌔신크리드'의 경우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출시한 물량의 60%가 초반 첫 주에 판매됐다. 이는 최근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발매된 게임 중 가장 빠른 소비 속도다. 그리고 북미 게임이 힘을 쓰지 못하는 일본 시장에서도 2만개가 첫 주에 팔려 그 인기를 실감케 했다.

인트라링스의 한 관계자는 "'샌드박스' 게임은 자유도와 무한적인 게임 요소로 전 세계 게이머들에게 사랑 받고 있는 신 장르"라며 "매년 급성장을 하고 있는 '샌드박스' 장르는 온라인 게임을 위협하는 가장 큰 경쟁 상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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