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박, 스포츠 전에 놀이로 인식되고 싶다'

테니스 온라인 게임들과 월드컵 붐을 이용한 축구 온라인 게임들이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사라지기 전까지만 해도 스포츠 게임에 대한 기대치는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기본적으로 팬층이 상당히 두텁고, 많은 사람들이 대략적인 룰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엉성한 게임성과 온라인 게임 특유의 성장에 따른 차이점을 극복하지 못한 작품들이 많아 몇몇 작품을 제외하고는 게이머들에게 외면 당했다.

최근 등장한 족구 온라인 게임 '공박' 역시 이런 스포츠 온라인 게임이 받고 있는 시련을 겪고 있는 게임. 하지만 앞의 게임들과 다른 점은 이 게임은 스포츠이기 전에 놀이에 가깝다는 점이다. 그래서 그럴지는 모르지만 '공박'은 적당하면서도 꾸준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스포츠라는 건 즐길 수 있는 건 분명하지만 놀이와는 확연히 다른 점이 있습니다. 정해진 사람만 할 수 있다는 것과 누구나 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스포츠와 놀이의 가장 큰 차이점이 아닐까요?"

레드덕 사무실에서 만난 '공박'의 이기정 팀장은 스포츠 게임들이 지금까지 성공하지 못했던 이유에 대해 말했다. 그리고 자신들이 만들고 있는 '공박'은 그런 부분에서 나올 수 있는 단점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처음에 프로젝트를 회사 측에서 프로젝트 시작의 조건으로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게임, 어렵지 않고 짧게 즐길 수 있는 게임, 그리고 아무도 제작하지 않은 게임이어야만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습니다. 이것 때문에 정말 오랜 기간 고민했던 것이 생각나는군요"

그러다가 선택하게 된 게임이 바로 족구. 그때 당시 족구는 어느 회사도 온라인 게임으로 출시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누구나 즐길 수 있고, 간단한 규칙으로 복잡한 조작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었다. 하지만 회사 내에서는 스포츠 게임이라는 점 때문에 제작을 꺼려했다고 한다. 그때 당시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는 테니스 게임이 줄줄이 실패하고 있었다.

"족구는 테니스와 상황이 다르다고 생각했습니다. 패스를 주고 넘기는 족구의 패턴이 테니스보다 더 재미있게 느껴졌기 때문이죠. 그래서 족구 게임을 본격적으로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이때부터 실제 족구 네트하고 공도 사서 시간이 날 때마다 직접 즐겨봤습니다. 특히 게임 속에 있는 실수 장면들은 팀원들이 플레이하면서 나오는 실수 장면들을 대거 사용한 모습들입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게임이 바로 '공박'. 공치기 박치기의 약자인 '공박'은 간단하면서도 캐릭터성을 살린 독특함으로 처음 등장부터 게이머들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족구를 사용한 점 때문에 20~30대 층의 남성 게이머들에게 큰 인기를 얻기도 했다.

"열혈 캐릭터부터 치어리더 여고생, 그리고 레슬러까지 다양한 캐릭터를 넣고, 독특한 스토리, 배경을 넣으니 지금의 '공박'이 나오더군요.(웃음) 게임의 모습만 보면 정말 캐주얼 게임이지만 실제로 '공박'은 스포츠 이상의 탄탄한 구성을 가지고 있죠"

현재 '공박'을 즐기는 게이머들은 다양하면서도 정말 족구 다운 진행 방식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이런 게임성은 실제로 팀원들과 족구 경기를 하면서 얻은 경험과 스포츠와 놀이의 적당한 경계를 만들기 위한 노력의 결과물이라고 이기정 팀장은 말했다.

"곧 신 캐릭터도 나올 겁니다. 이번에는 제법 섹시하면서 어른스러운 여성 캐릭터입니다. 모 경쟁 게임을 견제하기 위해서 만든 건 절대 아닙니다(웃음)"

이기정 팀장은 '공박'이 만렙을 찍기 위해 고생하는 게임이 아니라 누구나 쉽게 다양한 경기와 리그, 토너이먼트 등을 즐길 수 있는 모드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특히 이를 위해 e스포츠에 특화된 모드와 준비를 하고 있으며, 초보 게이머와 고레벨 게이머가 적당히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 중이다.

"이렇게 많은 게임 중 '공박' 하나만 추천하기 그렇지만 한 번정도는 '공박'을 즐겨봐주시길 바랍니다. 그 안에서 스포츠가 아닌 놀이의 재미를 가진 족구라는 것이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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