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C2008, 개발자들이 선택한 2007년 최고의 게임은?

지난 18일부터 22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된 Game Developers Conference 2008(이하 GDC2008)이 성황리에 종료됐다. 전 세계 유명 개발자들이 모여 한 해 동안 나온 다양한 신기술과 개발 지식, IT기기에 대한 정보 교류의 장으로 쓰이는 GDC2008 매년 파격적인 이슈를 쏟아내며 국내외 많은 게이머들의 이목을 집중 시키고 있다.

특히 GDC2008의 백미는 매년 그해 최고의 게임을 선발하는 '게임 디벨로퍼즈 초이스 어워드'로 게이머들이 기대한 게임이 아닌 개발자들이 인정하는 최고의 명작을 선사하는 행사다. 이번 '게임 디벨로퍼즈 초이스 어워드'에서는 과연 어떤 게임들이 개발자들의 인정을 받아 수상의 영예를 안았을까.


* 올해의 게임상, 최고게임디자인상, 이노베이션상 / '포탈'

올해 '게임 디벨로퍼즈 초이스 어워드'는 공간 퍼즐 게임 '포탈'이 휩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포탈'은 Xbox360/PS3용 '오렌지박스' 속에 들어 있는 캐주얼 게임 중 하나로 순간 이동을 통해 탈출이 불가능해 보이는 3차원 공간을 빠져나가는 형태의 게임성을 가지고 있다.

'포탈'은 개발자들에게 최고게임디자인상과 이노베이션상, 그리고 올해의 게임상 등 3관왕을 수상하며, 2007년 최고의 게임 자리에 등극했다. 게임 수상의 이유는 게임이 가진 무한한 확장성과 함께 뛰어난 그래픽, 다양한 재미를 가진 게임성 때문. 특히 복잡해보이지만 누구나 손쉽게 접할 수 있는 퍼즐 규칙은 개발자는 물론 게이머들까지도 매료시켰다.

일부 게이머들은 '포탈'만 따로 패키지 형태의 게임으로 내주거나 PSP, 닌텐도DS 등 휴대용 게임기로 이식을 바라기도 했으며, 플래시로 등장한 '포탈' 데모는 아직까지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 최고 각본상, 최고 비주얼아트상, 최고 오디오상 / '바이오쇼크'

갑작스럽게 등장한 복병 '포탈'에 올해의 게임상을 빼앗긴 비운의 게임 '바이오쇼크'는 3관왕을 차지하긴 했지만 몇몇 아쉬운 부분으로 '포탈'을 넘어서진 못했다. 하지만 탄탄한 스토리라인과 아름다운 그래픽, 뛰어난 사운드를 바탕으로 최고 각본상, 최고 비주얼아트상, 최고 오디오상을 수상해 체면을 찾았다.

2K게임즈에서 개발한 '바이오쇼크'는 가상의 해저도시 '랩쳐'를 무대로 펼쳐지는 다양한 모험과 사건을 다룬 액션 어드벤처 게임으로 공상 과학 소설을 읽는 듯한 뛰어난 감각의 스토리라인과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비주얼로 등장과 함께 해외 게임 전문가들에게 10점 만점에 가까운 높은 점수를 받기도 했다.

올해의 게임상을 놓치게 된 이유는 멀티 엔딩을 가지고 있지만 게임 진행 루트의 변화가 없다는 점과 2007년 유행했던 1인칭 액션 게임들과 큰 차이점이 없는 게임성이 단점으로 지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0년대 최고의 각본' '눈과 귀를 사로잡는 그래픽과 사운드'라는 평가와 함께 3개의 수상을 차지, 2007년 최고의 게임으로 인정 받았다.


* 테크놀로지상 / '크라이시스'

혁신적인 기능을 선보인 게임에서 주는 테크놀로지상은 EA의 차세대 FPS 게임 '크라이시스'가 받았다. '크라이시스'는 출시 전부터 압도적인 그래픽 기술로 게이머들에게 찬사를 받은 FPS 게임으로 '파크라이'로도 잘 알려진 크라이 엔진과 HD 해상도를 지원하는 몇 안되는 고해상도 그래픽으로 수상 차지했다.

'크라이시스'는 미국 특수부대가 북한 지역에 떨어진 외계인과 조우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 게임이다. 게임 속 주인공은 나노 슈트라는 특수한 복장을 통해 일반적인 인간과는 다른 강력한 모습을 보여줬으며, 실제 현실에서도 쓰이는 다양한 화기와 실제 북한 사람들의 음성이 나와 화제가 됐다.

현재 '크라이시스'는 새로운 이야기를 담은 확장팩 출시를 앞두고 있다.


* 최고 휴대용 게임상 / '젤다의전설 : 몽환의 모래시계'

휴대용 게임기로 전 세계 이름을 날리고 있는 닌텐도DS용 게임도 수상의 영광을 차지했다. 바로 '젤다의전설 : 몽환의 모래시계'가 그것. 이 게임은 닌텐도DS의 성능을 최대로 살리면서도 아기자기한 게임성을 보여줘 롤플레잉 게임과 캐주얼 게임 특유의 재미를 잘 표현해줬다.

이 게임은 '젤다' 시리즈가 가진 특유의 어드벤처성 때문에 높은 점수를 받았다. 아기자기한 그래픽과 게임성, 퍼즐과 어드벤처를 교모하게 넘나드는 게임성은 '젤다'를 알고 있는 게이머들이라면 누구나 반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탄탄한 완성도를 보여준다. 또한 닌텐도DS 기능들을 무리하게 사용하지 않고 게임이 주는 재미 안에서 제작된 것도 장점으로 작용했다.


* 최고 데뷰게임상 / '크랙다운'

Xbox360용으로 출시돼 독특한 재미를 선사한 액션 어드벤처 게임 '크랙다운'도 최고 데뷰게임상을 차지해 마이크로소프트 노선에 힘을 실어줬다. 이 게임은 GTA나 세인츠로우 같은 샌드박스 게임이면서도 물리엔진의 특성을 잘 살린 게임성과 다양한 성장 시스템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크랙다운'은 범죄를 소탕하는 주인공이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능력을 받고, 이를 활용해 범죄를 소탕하는 재미를 주는 게임이다. 주인공은 높은 건물까지 뛰어올라가거나 차량보다 빠르게 뛰어가기, 무거운 물체 던지기 등 슈퍼맨 못지않은 강력한 모습을 보여줘 일반적인 샌드박스 게임과는 사뭇 다른 게임성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짧은 로딩과 넓은 필드, 편리한 조작 때문에 게이머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특히 이 게임은 한동안 라인업 부제로 고생하던 Xbox360의 부진을 씻어준 타이틀로 기록됐다.


* 최고 다운로드 게임상 / '플로우'

마지막으로 최고 다운로드 게임상에는 캐주얼 게임 '플로우'가 차지했다. 플레이스테이션3의 네트워크 모드 '플레이스테이션 네트워크'를 통해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이 게임은 작은 미생물이 더 작은 미생물을 먹으며 조금씩 성장하는 게임으로 먹으면 된다는 단순한 게임성과 함께 컨트롤러의 육축센서를 활용한 독특한 조작감 때문에 큰 인기를 얻었다.

현재 '플로우'는 PSP용으로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국내 정식 발매는 미정이다.

* 일본 게임들 수상작에서 대거 밀려, 텃세? 아니 대세다

2007년 수상작들 중 재미있는 점은 게이머들이 높은 점수를 준 타이틀과 일본 게임들이 대부분 수상작 명단에 오르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점은 개발자들이 가진 이상적인 게임의 형태와 게이머들이 보는 게임 형태의 모습이 다르다는 점도 되겠지만 개발자들이 추구하는 게임이 꼭 상업적이지만은 않다는 점도 보여준다. 특히 최근 상업성 위주로 흘러가는 일본 게임들이 대거 수상에서 밀린 점은 이런 부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매체의 한 게임 전문가는 "최근 게임 시장의 주류는 북미와 유럽 쪽이다. 일본이 비디오게임기 시장에 한축을 담당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일본 게임들은 게임성이나 최신 기술에 대한 발전은 예전보다 많이 느려진 편"이라고 말해 현 일본 게임 시장의 정체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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