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그래픽과 독특한 콘텐츠만이 답은 아니다

지난해 FPS 온라인 게임의 부흥을 타고 수많은 FPS 온라인 게임이 선을 보였지만 FPS 온라인 게임의 양대 산맥이라는 '서든어택'과 '스페셜포스'의 아성을 무너뜨릴만한 게임은 보이지 않았다. 올해 '헬게이트:런던'과 '아틀란티카'를 시작으로 수많은 대작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들이 출시되고 있지만 '리니지'와 '월드오브워크래프트'를 누를 수 있는 게임은 나타나지 못했다. 높아진 기술력으로 인해 화려한 그래픽과 다양한 신규 콘텐츠로 중무장한 게임들은 연일 속속 출시되고 있지만 이전의 인기 게임들을 누르고 신흥 강자로 떠오를 만한 게임들은 만날 수 없다.

* 화려한 그래픽과 세밀한 디자인이 능사?

지난 2003년 '리니지2'의 출시와 함께 시작된 그래픽 경쟁은 점점 심화되고 있다. 조금이라도 더 화려하게, 혹은 세밀하게 연출하기 위해 많은 개발사들이 열을 올렸다. 이런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져서 그래픽으로 봤을 때는 가히 견줄 대상이 없을 정도로 화려한 게임들이 등장했다. 바로 '썬'이나 '그라나도 에스파다' '제라'가 그 주인공 들이다. 그러나 이들 게임은 국내에서 성공을 이루진 못했다. 너무 그래픽만 치중 하다 보니 게이머들이 실망하고 게임을 외면한 것이다.

그러나 동시대에 등장했던 '로한'의 경우 굉장한 성공을 일구어 냈다. '로한'은 간단한 조작성 덕분에 많은 아저씨 게이머들을 유치하는데 성공했고 특히 피라미드를 연상케하는 독특한 커뮤니티 시스템의 성공적인 런칭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 사운드도 게임의 재미 요소 중 하나다

사운드 자체는 게임의 메인 요소라기보다는 게임의 분위기 및 게이머의 집중도를 올려주는데 일조해 사운드만으로 게임의 호불호가 갈린 경우는 많지 않다. 그러다보니 많은 개발사들이 사운드를 등한시 한 나머지 게임에 양념이 제대로 쳐지지 않아 간이 맞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유명 작곡가 칸노 요코가 OST 작곡에 참여한 '라그나로크2'는 OST만 화제가 됐다. 생각 보다 게임 내 사운드들이 미묘한 불균형을 이뤘기 때문에 게임 자체에 대한 재미는 많이 감소했다.

반면에 옛날에 나온 게임이지만 '리니지'와 '라그나로크'의 경우는 마을과 필드 간 다른 배경음악을 채택했고 전투 타격음도 균형 있게 잘 설정해 게이머들이 오랜 시간 플레이하면서도 쉽게 지루해지지 않도록 도왔다. 이런 사운드는 전투 성향을 지닌 게임들에서는 무척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는다. 최근 등장한 '파타퐁' 같은 경우는 독특한 사운드로 게이머들을 사운드 중독이라는 독특한 상황에 처하게 하기도 했다.

게임하이에서 개발한 '서든어택'의 경우도 사운드로 재미를 톡톡히 본 게임이다. 총알이 귓가에 스치는 소리 혹은 탄피가 벽에 튕기는 소리 등을 잘 배합해 사운드로 인해 게임에 좀 더 몰입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조만간 오픈 베타 테스트가 시작되는 '포인트 블랭크' 역시 총을 쏘고, 총에 맞는 느낌이 잘 드는 사운드를 통해 게이머들 사이에 화자가 되기도 했다.

메인이 아니기에 놓질 수 있는 사운드. 분명 사운드만으로 게임을 평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사운드로 인해 게임의 몰입도를 배가 시키거나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에 결코 쉽게 생각하거나 설렁설렁 넘어갈 수 있는 요소는 아니다.

* 내가 플레이 할 수 있을까?

최근 등장하는 게임들을 보면 정말 어려운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만진다는 느낌이 들 때도 있다. 그러나 게임은 일단 쉽고 재미있어야 한다. 이것이 가장 중요한 기본적인 요소다. 쉬운 조작법으로 게이머들에게 큰 각광을 받은 대표적인 게임은 '카트라이더'다. 이 게임은 국민 게임으로 불리기도 했으며 지금은 대표적인 e스포츠의 한 종목으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국내 게임 시장에서 가장 큰 성공을 이뤘다고 평가 받고 있는 '던전앤파이터' 역시 과거 오락실에서 플레이했던 횡스크롤 게임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게임 진행 방식으로 게이머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4개의 방향키와 3개의 액션 키로 누구나 쉽게 조작할 수 있어 누구나 게임을 쉽게 할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으로 작용했다.

* 쉽게 접근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

기존의 인기 게임들은 어느 정도 시기를 잘 타고 인기를 끈 경우가 있기도 하지만 특색 있는 그래픽, 잘 양념된 사운드, 누구나 쉽게 플레이 할 수 있는 조작법 그리고 다소 낮은 사양의 PC에서도 원활히 돌아가는 환경을 갖추고 있는 모습이었다.

특히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어떤 한 부분에 집중된 게임일수록 게이머들의 외면을 받게 된다는 점이었다. 게이머들이 좋아하는 게임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기본에 충실했다는 점이다. 그래픽, 조작법, 사운드 그리고 콘텐츠 등 어느 하나 소홀히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물론 여기에다 특색 있는 독특한 시스템이 첨가 된 게임의 경우 몇 년이 지나도록 그 인기가 식지 않고 게이머들에게 사랑을 받아왔다.

화려한 그래픽과 세밀한 캐릭터 디자인, 웅장한 배경음악과 다양한 신규 콘텐츠도 좋지만 누구나 쉽게 접근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들 그리고 기본이 충실한 게임들이 계속 출시돼 제 2의 '리니지' '카트라이더' '서든어택'이 탄생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