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쫀드기' 같은 아련한 추억 담은 '찹스온라인'

어릴 적에 누구나 한 번쯤 먹어본 과자가 있다. 바로 '쫀드기'. 일명 고무 과자라고 불린 이 불량 식품은 불에 구워먹거나 기름에 튀겨 먹으면 나름의 오묘한 맛이 나와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인 식품이었다. 지금은 구하기도 힘든 제품이 됐지만 어릴 적 친구들과 함께 '쫀드기'를 사서 나눠 먹던 기분은 아직도 기자의 머리 속에 남아 있는 작은 추억 중 하나다.


"저도 어릴 적에 불량 식품을 입에 달고 살았죠. 지금 생각해보면 그리 몸에 좋지도 않은 걸 왜 그리 찾았는지 모르겠네요.(웃음) 하지만 아마도 그때 기억이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웃으면서 살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회의실에서 만난 '찹스온라인'의 이창규 개발팀장과의 인터뷰는 예전에 즐긴 불량식품 이야기로 시작됐다. 80~90년대 학창 시절을 겪은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먹어본 불량 식품은 옛 추억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기에 더없이 좋은 화제꺼리였다.

"'아폴로'나 '쫄쫄이' '달고나' 같은 건 친구들과 함께 모이면 꼭 먹었던 것 같습니다. 그것도 그냥 먹으면 별로니깐 매점 아주머니한테 꼭 기름에 튀겨달라고 졸랐죠. 그걸 신문지에 받아서 들고 온 후에 학교 운동장으로 와서 나눠 먹고, 그 힘을 바탕으로 신나게 뛰어놀았죠(웃음)"

추억에 대한 이야기는 계속됐다. 이팀장은 예전에 자신과 친구들이 즐긴 놀이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머리에 돌을 올리고 맞추는 '비석차기', 특정 공간을 왕복하면 나이를 먹게 되는 '나이먹기', 해지는지도 모르고 친구를 찾아 헤맨 '술래잡기' 등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보면 다양한 놀이가 나왔다.

"그때 당시에는 PC가 보급 안 되던 시절이었잖아요. 학교가 끝난 시간이면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나이먹기' '구슬치기' 등을 해질 때까지 했죠. 이중에서 '다방구'는 저와 친구들이 가장 많이 즐기던 단골 놀이였습니다. 특히 잡혀 있는 친구를 풀어줄 때의 그 맛은 아마 요즘 게임에서도 쉽게 느끼지 못하는 재미일겁니다"

'다방구'는 술래에게 잡힌 사람들의 손을 술래가 모르게 풀어주면 다시 도망갈 수 있는 놀이다. 이 놀이는 지역마다 약간씩 다르게 발전하고 변형됐지만 옛날부터 유래된 고전 놀이 중 하나로 잘 알려져 있다.

"저희는 그때 느낀 영웅심이나 희열을 살려주는 온라인 게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제작한 게임이 '찹스온라인'이죠. 이 게임 속에는 '다방구'와 흡사한 놀이인 '터치다운' 모드가 존재합니다. 물론 '다방구' 자체를 표현한 형태가 아니라 조금 아쉽지만 '다방구'에서 느낀 협동심이나 재미를 주기에는 충분하다고 봅니다"


이 팀장은 '찹스온라인'은 고전적인 놀이가 주는 재미를 살리기 위해 노력한 게임이라고 했다. 이는 게임이 주는 승부욕보다는 다른 게이머들과 함께 놀이 자체를 즐기는데 초점을 뒀다는 것으로 놀이가 주는 재미와 함께 즐겨 재미있는 온라인 게임의 재미를 혼합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오픈을 하고 나니깐 오히려 편안해 지더군요. 이제부터는 게이머들의 입장에 맞춰 다양한 콘텐츠를 준비하고 선보이는 것만 남은 것 같습니다. 특히 개발자들이 어느 정도 나이가 있다보니 어린 사용자분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이 가장 어렵더군요"

오픈 이후에 '찹스온라인'은 더욱 바빠지고 있었다. 그동안 준비 중인 신규 콘텐츠에 대한 준비도 어느 정도 끝난 상태이며, 터치다운 모드를 이을 새로운 게임 모드 역시 제작 중이라고 했다. 하지만 많은 내용을 준비 중이어서 여유가 있겠다는 기자의 말에는 아직 갈 길이 멀었다는 듯 손사래를 쳤다.

"현재는 e스포츠나 다른 리그에 대한 생각도 없습니다. 없다는 것 보다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것이 말을 겁니다. 게이머 분들이 맘놓고 사용한 콘텐츠도 아직 부족한 상태고, 게임 모드도 적잖아요. 게이머분들이 만족할 수준이 된 후에 고려해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팀장은 개발자들과 함께 노력해서 나온 '찹스온라인'이 상업적인 게임의 평가보다는 누구나 즐길 수 있고, 가족이 함께 웃을 수 있는 그런 형태의 게임으로 인식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저도 아이가 있습니다. 그런 아들에게 나중에 떳떳하게 보여줄 수 있는 게임이 있다면 정말 좋겠죠. 저는 그 게임이 '찹스온라인'이었으면 합니다. 아이들에게 보여줘도 부끄럼 없는 게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테니 계속 지켜봐주세요"

항간에는 최근 불고 있는 고전 게임 열풍이 추억을 이용한 상술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찹스온라인'은 다른 것 같았다. 추억을 이용한 게임이라기 보단 예전에 자신이 느낀 추억을 자신의 아이, 또는 그 또래의 아이들에게도 전달해주고 싶은, 그런 생각으로 만들어진 게임이라고 본다. 어른에겐 추억을, 아이들에게는 또 다른 놀이의 재미를 전해주는 그런 게임으로 '찹스온라인'이 기억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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