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게임 해봤나요, '기상천외'한 게임의 세계

매일 똑같이 마우스를 휘저으며 총을 쏴대는 게이머들, 몇 천 마리인지 모를 정도로 몇 시간씩 똑같이 생긴 몬스터를 때려잡는 게이머들. 그래서인지 비교적 오랫동안 게임을 즐겨온 게이머와 얘기를 하다보면 '식상하다' '지쳤다'와 같은 말을 종종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조금만 주위를 둘러보라. 자신이 매일 즐겨온 게임에서 눈을 떼고 눈 너머를 보면 '이런 게임이 있었네?' 라며 색다른 재미를 줄만한 게임을 많이 찾을 수 있다. 보기만 해도 웃을 수 있고 개성이 강한 게임들 또한 무궁무진하다는 점을 잊지 말자. 몇 가지 기발한 소재의 게임을 소개해보겠다.

< 대미인>

AK커뮤니케이션을 통해 2005년 11월에 국내 정식 발매가 된 작품인 '대미인'. 보통 도시를 습격하는 것은 거대 괴수나 킹콩 등을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이 게임은 비키니 수영복을 입은 미인이 거대화되어 일본의 오키나와 섬을 습격하는 것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게이머는 외계인 괴 생명체에게 공격당해 거대화된 아이돌 스타가 섬을 훼손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막아야 한다. 특히 거대화된 미인의 키와 쓰리 사이즈를 알아내야 한다던지, 마취를 시켜서 잠들게 해야 한다는 식의 미션, 그리고 장풍을 쏴대는 미인의 모습은 정신을 아찔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가격이 1만9천원으로 저렴한 것도 이 게임의 장점이다.


< 슈퍼 마이크 짱>

비록 국내에서 출시되지는 않았지만 '슈퍼 마이크 짱'은 이색 게임 1순위에 올라도 무방할 만큼 개성이 강한 PS2용 게임이다.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조이패드가 아니라 마이크를 통해 게임을 즐긴다는 점. 게이머는 게임을 틀고 크게 숨을 들여 마신 뒤 온 힘을 다해 소리를 지르기만 하면 된다. 소리를 오래 지를수록 게임 속의 캐릭터는 땅을 깊게 파 내려가게 되고, 게이머가 숨이 차서 더 이상 소리를 지르지 않으면 게임 속 캐릭터는 땅을 그만 파고 얼마만큼 땅을 팠는지 기록을 내게 된다.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소리를 지르면서 기록을 재는 것이 전부인 이 게임은 여러 친구들이 모여 기록 경쟁을 할 때 진가를 발휘한다. 다만 너무 시끄러울 수 있으니 방음 장치가 충분한 곳에서 플레이하길 권한다.


< 파이널 판타지 7 FC판>

이 게임은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의 원 제작사인 스퀘어 에닉스가 제작한 게임이 아니라 최근 중국에서 발견된 불법 라이센스 도용 게임이다. 이 게임의 정식 명칭은 '최종환상7' 이며, 패키지에는 3D 애니메이션이었던 '파이널판타지7:어드벤트 칠드런'의 타이틀이 프린팅되어 있다. 게임 시스템은 과거 일본에서 크게 유행했던 턴제 RPG의 모습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으며 불법 복제 게임답게 초반부터 너무 고레벨 몬스터가 등장하는 등 밸런스가 잘 맞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실제로 중국에서 다양한 짝퉁 게임이 나오고 있지만 '파이널 판타지'의 짝퉁 게임이 나왔네? 식의 에피소드로 웃어넘길 수 있는 게임이 아닐까 싶다.


< 마리오 불법 개조 작품들>

과거 국내에서 MSX용으로 발매됐던 '슈퍼보이' 시리즈를 비롯해서 닌텐도의 '슈퍼마리오'는 내부 소스가 유출이 됐는지 많은 프로그래머들이 개조해서 내놓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타이틀은 최근 UCC로 돌풍을 일으켰던 '고양이 마리오'와 과거 이슈를 일으켰던 '악마성 마리오'. '고양이 마리오'는 한 판을 클리어 하려면 최소 150번 이상 죽어야 가능하다는 속설이 생길 정도로 극한의 난이도로 이슈가 됐다. 특히 이를 클리어하기 위해 꾸준히 도전하는 UCC가 히트를 칠 정도였다. '악마성 마리오'는 '악마성 드라큐라'와 '슈퍼 마리오'를 절묘하게 합성한 게임으로, 주인공인 마리오가 십자가를 던지고 장엄한 기합 소리를 내는 등 웃음을 주는 부분이 많았다.


< 데스크림존>

발매된지 10년이 지난 게임이지만 특유의 개성으로 인해 일본 및 국내에도 비교적 많은 게이머들에게 각광을 받는 '엉망' 게임이 바로 '데스크림존'이다. 세가새턴으로 발매된 이 게임이 일부 게이머들에게 '특별한' 명성을 쌓아온 이유는 다른 게임에 비해 특히 완성도가 떨어지기 때문. 총으로 TV 화면에 나온 적들을 맞추는 건슈팅 게임이지만 이 게임은 총의 초점이 맞지 않아 TV 화면의 오른쪽 대각선 3센치 아래를 맞추어야 목표를 맞출 수 있다. 또한 게임 내에서 '녹색 문을 열어'라고 하지만 문 색깔이 붉은 색으로 되어 있는 등 '어이없는' 실수가 많아 아직까지도 '전설의 게임'으로 회자되고 있다. 발매 당시 일본 패미통이라는 유명 게임 잡지에서 2점이라는 점수를 받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 다양한 소재의 게임들을 찾는 것도 새로운 재미>

위에 언급한 게임들 외에도 각종 검색 엔진이나 커뮤니티를 다니다 보면 기발한 소재의 게임들이 무궁무진하다. 최근에는 '상품성'에 충실한 나머지 많은 게임들이 똑같은 규격으로 달려가는 경향이 있지만, 위에 소개한 것처럼 개성을 드러낸 게임들을 한 번쯤 즐겨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개인 제작 게임 중에는 저작권 등을 일체 생각지 않고 마구 인용한 게임들도 있는데, 제작자의 입장에서 불법 인용은 바람직하지 않으니 자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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