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인기 돌풍, 축구 게임의 '단비' 될까

K리그가 시작부터 뜨겁다. 3월8일 디펜딩 챔피언인 포항과 FA컵 우승팀 전남과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9개월 정도의 대장정에 돌입한 K리그가 박주영, 조재진, 이관우, 안정환 등 국가대표 선수들의 선전과 경기당 평균 2.9골을 만들어내며 팬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특히 골 가뭄 현상과 '이기기' 위한 경기로 팬들의 아쉬움을 샀던 작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라 이런 변화는 팬들은 물론 일반인들의 관심까지 사고 있다.

K리그의 선전 덕분에 즐거운 곳은 또 있다. 바로 축구 게임을 개발 및 서비스하는 업체들. 이 업체들은 K리그의 인기가 축구 게임까지 연결되길 기대하는 눈치다.

먼저 넥슨에서 최근 오픈 베타 테스트를 시작한 '킥오프'는 K리그와 연계한 이벤트 등을 진행하면서 게이머들의 이목을 사고 있다. '킥오프'는 K리그 개막전이 열린 지난 8일 개막전을 축하하는 게릴라 기념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 이벤트는 K리그의 개막을 축하하는 스크린샷 찍기와 운영자가 K리그 관련 문제를 내면 게이머들이 맞추는 형태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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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EA코리아에서는 K리그의 출시에 맞춰 자사의 신작 축구 게임 '피파스트리트3'를 선보였다. 이 게임은 기존에 나온 '피파스트리트' 시리즈의 최신작으로 차세대 게임기인 PS3와 Xbox360의 성능을 최대로 살린 그래픽과 눈을 의심하게 하는 다양한 축구 트릭, 시원한 슈팅 등이 특징인 게임으로, 세계 유명 선수들을 선택해 여러 모드를 진행할 수 있다.


유명 만화 '열혈강호'의 등장인물들이 나와 무협 축구를 선보이는 '열혈강호싸커'도 K리그 선전에 맞춰 신규 테스트를 준비 중이다. '열혈강호싸커'는 한비광, 담화린 등 만화 속 유명 인물들이 등장해 무협과 축구를 혼합한 다양한 동작이 특징인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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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축구 온라인 게임 '포터싸커' 역시 인기를 끌고 있는 K리그의 선전에 맞춰 오는 3월25일 3차 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진행한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된 공의 움직임을 개선하고 남성, 여성 캐릭터 등 다양한 신규 콘텐츠들을 대거 선보여, K리그에 물든 팬들은 물론 게이머들의 이목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외에도 '풋아이' '킥스온라인' 등의 축구 게임들도 K리그와 관련된 이벤트나 출시시기를 맞출 예정으로 알려졌다.

넥슨의 이영호 홍보담당자는 "K리그의 인기를 그대로 얻는 건 어렵겠지만 축구를 사랑하는 팬들에게 게임을 어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이벤트와 프로모션을 준비 중"이라며 "K리그 팬들과 게이머들 모두가 만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렇게 축구 게임들이 K리그와 연계한 다양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지만 게임 전문가들은 K리그의 인기가 게임으로 이어지기에는 아직 부족함이 많다는 의견을 보였다.

먼저 대부분의 게임들이 정통 축구 게임이 아닌 풋살(스트리트 축구)이나 캐주얼 형태의 변형된 축구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K리그가 높은 인기를 구사한다고 해도 그 인기를 고스란히 게임 속으로 옮겨오기 무리가 있다는 것. 특히 최근 공개된 '킥오프'나 '피파스트리트3' 등 대부분의 축구 게임들이 정통 축구인 '피파'나 '위닝일레븐' 시리즈 같은 형태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K리그처럼 정통 축구를 좋아하는 팬들에게 어필하기 어렵다고 했다.

또한 K리그의 라이센스를 활용하기 힘든 부분도 단점으로 꼽힌다. 게임이 상용화에 돌입했거나 성공 가능성이 많이 보이는 게임이 아닌 이상 K리그 라이센스를 사용한다는 것 자체가 개발사나 퍼블리셔社에게는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한 게임 전문 기자는 "축구 게임들이 K리그에 맞춰 출시하거나 이벤트를 진행하는 건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지만 이 인기를 얻기 위해서는 변화 역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게임 전문가들은 K리그 팬들을 게임 속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그들이 만족할만한 환경과 게임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대부분 카페나 팬사이트를 중점적으로 모이는 K리그 팬들이 자신들만의 의사 소통을 하고, 특정 구단의 팬들끼리 모일 수 있는 공간이 필수라는 것.

또한 게임 속에서도 축구에 대한 정보나 지식, 또는 K리그 경기 결과 등 다양한 정보가 공개돼 게임을 즐기는 도중에도 K리그나 선수에 대한 이야기꺼리가 나오도록 하는 점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 스포츠 전문 기자는 "스포츠와 게임이 하나 되는 건 쉬운 일이지만 팬들을 하나로 묶는 건 어려운 일"이라며 "축구 게임 속에 팬들이 공감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정보와 내용을 제공하고, K리그 팬들이 만족할만한 수준의 게임성을 보유한다면 이것도 불가능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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