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으로 뇌를 단련한다

전세계 1천만장 판매된 타이틀...
닌텐도의 휴대용게임기 NDSL의 열풍이 대단하다. 일본 내에서 최단기간 천만 대 돌파 뉴스도 나오고 연일 매진에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타이틀뿐 아니라 더블밀리언, 트리플밀리언까지 넘보는 타이틀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 독보적으로 전세계 1천 만장 판매를 이룬 타이틀이 있는데, 이름 하여 '뇌를 단련하는 어른들의 DS트레이닝'이라는 소프트다. 국내에는 매일매일DS 두뇌 트레이닝(이하 뇌단련)이라는 이름으로 발매될 예정인데 도대체 뇌단련이 어떤 타이틀이길래 이렇게까지 팔리는 것일까? 그런 궁금증에서부터 이 글은 시작된다.

너무 큰 기대는 실망을 부르는 법
뇌를 단련한다는 소리에 '거창한 무언가'를 기대하고 있었다면 분명히 실망하고 말 것이다. 이 소프트는 실상 머리를 쓰는 테스트 몇 개로 사람의 뇌 나이를 판단하는 것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타이틀을 접한 필자가 처음으로 해 본 것은 DS의 음성인식기능을 이용한 색과 문자 테스트였다. 이 테스트가 무엇이냐 하면 화면에 빨강, 파랑, 검정, 노랑이라는 글자가 뜨고 그 글자는 앞서 말한 4가지의 색 중에서 랜덤으로 색을 입혀 나타난다. 빨강이라는 글이 뜨지만 글자 색깔은 파랑 일수도 있고, 혹은 글자그대로 붉은색으로 나타난 글일 수도 있는데 여기서 뜨는 글은 상관하지 않고 어떤 색깔인가를 기준으로 마이크에 답하는 것이다. 즉 빨강이라는 단어가 떴어도 색깔이 파랑이라면 파랑이라고 대답하면 된다.(물론 일본어로-0-)
이런 룰로 화면에 순서대로 글이 뜨고 수 십 개의 단어를 얼마나 빨리 답하느냐에 따라 자신의 등급이 정해진다. 직접 해보면 눈앞에 뜬 글을 바로 읽으려는 심리가 있어서 순간적으로 착각해서 잘못 말하는 경우도 있기에 확실히 빠른 기록을 낸다는 것은 판단력을 요한다. 테스트를 시작하기 전에 이 테스트가 가져다 주는 효과를 설명 해주며 앞의 테스트는 뇌의 종합적 사고를 요한다고 되어 있다. 이외에 기본적인 사칙연산의 문제를 빠르게 풀어내가는 테스트, 2분 동안 화면에 표시된 단어를 암기하여 쓰는 단어암기, 화면에 나타난 숫자들을 보고 낮은 숫자부터 차례로 찍는 순간기억능력 테스트, 두 개의 시계를 보여주고 시차가 얼마나 나는지를 맞추는 시차 테스트 등 몇 가지 테스트가 준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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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준비된 테스트 중 랜덤으로 3가지의 테스트를 연속으로 치른 다음 얼마나 빨리 정확하게 했느냐에 따라 합산하여 자신의 뇌연령이 화면에 표시되는데 "과연 이것이 납득할 수 있는 결과일까?" 라는 의문이 사라지지 않는다. 여기엔 몇 가지 문제점이 있는데 일단 첫 번째로 DS의 음성입력 시스템이 불완전한 점을 들 수 있다. 앞서 말한 테스트 중 색깔&문자에서 정확하게 발음을 했는데도 もう一度(한 번 더)라는 문구를 보는 일이 잦다. 분명히 같은 느낌으로 발음했는데도 어떤 때는 넘어가고 어떤 때는 '한 번 더'라는 문구가 뜨는 것이다. 이 외에도 DS의 마이크가 주위 소리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문제가 된다. 행여 옆에 선풍기라도 틀고 있을 때면 아예 음성입력 테스트는 포기해야 할 수준이다. 이런 문제 때문에 자신은 분명히 발음했다고 할지라도 DS에서 이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니 문제를 푸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길어지고 결국은 평가할 때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하는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로 터치스크린 인식 문제이다. 단순히 어떤 특정 포인트를 찍는 요소에서는 불만사항이 없으나 숫자계산 테스트 & 단어암기 테스트에서 애로사항이 생긴다. 사람의 필체는 제각각인데 DS에서는 이런 모든 것을 잡아내지는 못한다. 애초 15만 원대의 기계에서 정확한 인식력을 바라는 것은 무리였을지도 모르나, 뇌단련은 테스트를 통해 자신의 뇌연령을 측정하는 만큼 정확하게 측정하지 못하면 뇌연령 측정 테스트의 의미가 없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너무나 적은 테스트 수에 플레이어가 익숙해지기도 쉽다는 것이다. 준비된 테스트는 10개 남짓, 덕분에 했던 테스트를 계속해야 하며 그렇기 때문에 그 게임에 익숙해지면서 손쉽게 풀게 된다. 단어암기는 중복되는 단어가 많아서 맞출 확률이 높아지고, 다른 몇 가지는 요령을 파악하면 클리어 시간이 대폭으로 단축되어 버린다.(요령파악이 뇌단련의 결과라고 말한다면 뭐...)이런 이유들 때문에 익숙한 단어나 문제가 많이 나오면 그만큼 빨리 풀 수 있으니 뇌연령 수치도 덩달아 올라갈 것이고 그 반대의 경우라면 평균이하의 수치로 떨어지니 결과로 나오는 뇌연령 수치는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는 것이다. 실체가 이렇다보니 난 이 소프트로 확실히 뇌를 단련해주겠다는 결의를 가지고 구입했다면 "낚였다"고 하는 감정을 맛보게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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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뇌단련은 구입할 가치가 없는 타이틀인가?
이렇게 묻는다면 일단 대답은 '아니오'다. 전 세계 판매량 1천 만장을 돌파하고 있는 소프트라는 사실은 사람들로 하여금 끌리게 하는 무언가가 있기 때문일 것. -잠자고 있는 뇌를 깨우자- 이른바 뇌단련 열풍에 힘입어 나타난 타이틀이란 이유와 단순 호기심만으로 그 정도의 판매량을 달성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자, 그럼 어떤 매력이 있기에 그토록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일까? 일단 앞에서 단점으로 언급되었던 간단한 미니게임 방식의 테스트가 진입 장벽을 허물었다고 할 수 있다.(일본인이라면)누구나 쉽게 알 수 있을만한 직관적인 음성&터치스크린 인터페이스 덕분에 누구든지 쉽게 이 게임을 터득하고 즐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처음부터 모든 테스트를 즐길 수 있게 만들지 않고 DS 내의 시간과 연동하여 테스트를 통해 하루에 한 개씩 받을 수 있는 도장을 모으면 새로운 테스트가 추가되는 방식을 택해 다음엔 어떤 테스트가 나올까 하는 기대심리를 자극하여 지속적인 흥미를 가질 수 있게 한 점이 좋았다. 그리고 터치스크린과 음성인식을 십분 활용해 이전에는 찾아볼 수 없었던 학습용 툴(tool)의 선구자격인 역할을 함과 동시에 그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것이 이 게임의 큰 장점.(뇌단련 소프트의 히트로 게임이 아닌 각종 툴 방식의 소프트가 수없이 제작되었으며 제작되고 있다)또 초기다 보니 약간의 문제점이 있긴 하지만 역시 DS이기에 즐길 수 있는 방식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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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한글버전이 발매된다
이 게임은 일본어가 기준이기 때문에 일본어를 모르는 사람에게는 별로 호응을 얻지 못할 게 뻔하다. 숫자계산 같은 것이야 만국공통이니 문제가 없겠지만 일본어 읽기나 일본어 문장의 음절 수 세기는 어찌할 방법이 없다. 다행히도 닌텐도코리아가 설립되면서 국내에 한글화된 버전이 발매될 예정인데 닌텐도 코리아가 한국 공략을 위해 첫 번째로 선택한 작품이니만큼 분명 한글화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을 것이다. 얼마 남지 않는 기간동안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려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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