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프'는 가라!, '요다'가 온다.

최근 공상과학을 배경으로 한 온라인 게임들의 등장이 거세다. '리니지2'와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등 국내 온라인 게임들의 대부분이 '엘프'가 등장하는 서양 판타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과학문명에 근거한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게임들이 연이어 출시돼 게이머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한빛소프트의 '헬게이트:런던', 웹젠의 '헉슬리', 넥슨의 'SP1' 등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이 게임들은 현실과 비슷하면서도 판타지 세계가 어우러져 기존 게임들과는 다른 재미를 게이머들에게 선사하고 있다.


* "2038년 지옥의 문이 열리다", 한빛소프트의 '헬게이트:런던'

최근 정액제로 상용화에 돌입한 '헬게이트:런던'은 지금으로부터 30년 후인 2038년의 모습을 하고 있다. 세상에 열린 지옥의 문 헬게이트를 통해 쏟아져 나오는 악마들로 폐허가 되어버린 영국 런던에서부터 게임을 플레이 하게 된다. 비록 헬게이트를 통해 쏟아져 나오는 야수, 시체, 악마, 환영, 좀비 등의 악마들이 기존 판타지 게임에서나 등장하는 몬스터와 별 다를 바 없지만, 게임을 진행하게 되는 게임 속 배경들은 지하철, 런던 도심 한복판, 말라버린 강줄기 등 현재 도심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또한, 마을과 같은 개념의 지하철 역은 물론 무기를 강화시켜주는 강화 부품, 각종 아이템을 분해해 생기는 부품들, 역에 설치된 나노가열로, 효과증폭기, 특수분리대 등 판타지 세계라는 느낌 보다 진보된 과학의 문명을 느끼게 해준다. 특히, 이러한 배경 속에서 로봇과 드론을 잘 다루는 기술요원이라는 직업으로 게임을 플레이 하는 경우에는 각종 로봇들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며 전투를 벌이는 모습 때문에 공상과학 게임이라는 느낌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 "SF 하이퍼 액션", 웹젠의 '헉슬리

FPS 온라인 게임 '헉슬리' 또한 가까운 미래가 배경이다. '뉴클리어라이츠'라는 구름 떼가 태양계를 통과하면서 달이 산산조각 나고, 이로 인해 생긴 달의 파편들이 지구에 소낙비처럼 쏟아져 지구의 생태계와 자연환경이 초토화된 모습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후 인간 사피엔스, 돌연변이 얼터너티브 그리고 이들 사이에서 짐승화된 모습으로 태어난 돌연변이 자손 하이브리드, 세 종족간의 지구생존권을 놓고 충돌하게 된다. 때문에 대테러전 형태의 '서든어택'과 '스페셜포스' 등과는 다른 재미를 게이머들에게 선사한다. 수 많은 미래형 무기들이 놓여진 '헉슬리'의 포스터와 같이 근 미래형 무기와 탈 것들이 대거 등장한다. 또한, 전투를 통해 성장한 캐릭터의 모습은 각종 SF 영화에서나 등장할 법한 로봇과 같은 형태로 변해간다. 무엇보다도 '헉슬리'는 총탄 한 방에 픽픽 쓰러져 죽는 허무한 FPS 게임이 아니라 SF 요소들을 십분 활용한 하이퍼 액션이 특징이다. 자신이 착용한 무기를 바탕으로 전투 상황에 맞춰 대응할 수 있는 돌격, 순간이동, 투명화 등 스킬을 사용해 색다른 전투 액션을 경험해 볼 수 있다.


* 가장 현대적인 모습, 넥슨의 'SP1'

넥슨의 'SP1'은 핵전쟁으로 초토화된 유럽이 배경이다. 마치 핵무기로 3차 세계대전이 벌어진 이후의 모습으로,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구스펠트' 도시는 현재와 가장 흡사한 모습을 하고 있다. 가로등과 네온사인이 켜진 거리의 모습, 전자식이 아닌 기계식 공중전화부스, 미래라고 할 수 없는 각종 목조건물 등이 게이머들의 눈 앞에 펼쳐진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등장하는 캐릭터들도 현대인들이 있는 옷들과 똑 같은 또는 조금 개량된 복장을 하고 있다. 또한, 필드에 등장하는 몬스터들도 흔히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사람, 개, 식물 등이 방사능오염으로 인해 돌연변이가 된 모습을 띠고 있다. 특히, 어둡고 어두침침한 그래픽과 음산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사운드로 인해 마치 공포 게임을 보는 듯한 느낌까지 들게 한다. 실제로 게임 초반에는 영화 '블레이드'가 연상되지만, 이러한 게임 분위기에 이끌려 공포 영화 '사일런트힐'이 절로 생각날 정도다.


이 외에도 컴투스의 '페이탈코드'와 엔씨소프트의 '타뷸라라사', 드래곤플라이에서 개발 중인 '퀘이크워즈 온라인' 등 근 미래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서양 판타지 세계를 벗어난 공상과학 게임들이 계속 등장할 전망이다.

게임 업계의 한 전문가는 "단순히 성적 매력으로 남자의 눈을 사로 잡았던 과거의 '엘프' 게임들은 이제 먼 이야기"라며 "공상과학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요다' 게임들이 온라인 게임 시장을 주름잡을 날이 올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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