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국 온라인 게임의 새로운 '격전지'로 급부상

미국 시장을 바라보는 한국 온라인 게임사들의 눈빛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그동안 한국 온라인 게임의 최대 수출국이었던 중국이 규제가 심해지고,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다른 시장을 찾는 과정에서 미국이 새로운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 미국 시장에 진출해있는 한국 게임사를 살펴보면 국내 중상위권 게임사들은 모두 포함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만 해도 넥슨이 북미법인을 통해 마비노기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YNK 코리아 역시 현지법인을 통해 로한의 서비스를 시작했다. 액토즈는 팡야, 카발 온라인 등을 서비스하고 있는 현지 퍼블리셔 OGPlanet에 라테일을 수출했다.

또한 넥슨, 엔씨소프트, 웹젠, 그라비티 등 몇몇 게임사들은 게임 수출 뿐만 아니라 개발사를 설립해서 현지에 특화된 게임을 개발할 정도로 미국 시장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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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미국 게임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장 큰 이유는 미국 게임 시장이 가진 폭발적인 잠재력 때문이다. 현재 미국 온라인 게임 시장의 규모는 약 1조 2천억원 정도로 전세계 온라인 게임 시장의 약 25% 정도를 차지하는 거대 시장이다. 게다가 미국 게임 시장의 대부분을 온라인 게임이 아닌 콘솔 게임이 차지하고 있으며, 온라인 게임의 비중이 계속 커지고 있음을 감안하면 온라인 게임 시장 규모가 얼마나 더 성장할지 짐작하기도 힘들다.

또한 소득 수준이 굉장히 높은 편이며, 콘텐츠에 대한 비용 지불이 매우 당연시 여겨지는 문화 때문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만 있다면 다른 국가에 비해 훨씬 많은 수익을 창출해낼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넥슨의 메이플스토리의 경우 한달동안 총 160만 달러(약 16억원)의 수익을 벌어들여 미국의 경제 전문지 비즈니스위크지에 소개되기도 했다.

글로벌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도 미국 시장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다. 전세계적으로 영어를 사용하는 나라들이 많기 때문에 미국에서 로컬라이즈 작업을 완료하면 큰 수고 없이도 많은 국가에 서비스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전세계 온라인 게임 시장은 아시아가 절반, 나머지 절반을 미국와 유럽이 반씩 차지하고 있는 상황인데 유럽보다 미국 진출이 우선시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비슷한 시장 규모이지만 많은 언어로 로컬라이즈를 해야 하는 유럽과, 영어 하나로만 로컬라이즈를 하면 되는 미국. 어느쪽을 먼저 선택해야 하는지는 누가 봐도 당연하다.

이렇게 미국이 글로벌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하기 때문에 넥슨, 그라비티, 엔씨 등은 미국에 개발사를 세워 로컬라이즈 작업 뿐만 아니라 서양인의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생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지 개발사들은 아이디어나 사고방식이 한국과 상당히 다르기 때문에 그들이 만들어낸 콘텐츠들은 현지 서비스 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에 진출하는데도 많은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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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한국 게임이 미국에 진출할 때 가장 중점을 둬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최근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넥슨의 이병욱 해외사업팀 팀장은 인터페이스의 간소화를 꼽았다.

이팀장의 설명에 따르면 미국의 온라인 게임 시장은 MMORPG 중심의 하드코어 게임 시장과 간단한 플래시 게임 중심의 캐주얼 게임 시장으로 명확히 나눠진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캐주얼 게임 시장의 대부분을 웹기반의 간단한 플래시 게임이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카트라이더나 메이플스토리 같은 캐주얼 게임들도 하드코어 게임으로 분류될 정도로 대다수의 미국인들은 온라인 게임에 익숙하지 않다. 또한 미국인들이 콘솔 게임을 주로 하다보니 키보드 조작에 익숙하지 않은 것도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데 한몫하고 있다. 때문에 인터페이스가 조금이라도 복잡하고, 직관적이지 못하면 시작 단계에서 포기한다. 이팀장의 말에 따르면 캐릭터를 만드는 단계에서 포기하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은 편이다.

어느나라나 마찬가지이지만 단순 번역을 넘어서는 로컬라이즈도 필수다. 아시아 취향이 강한 편인 메이플스토리나 마비노기의 경우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성공 여부는 취향보다는 재미가 절대적인 영향을 주지만 현지 취향에 맞는 로컬라이즈가 더해진다면 성공 확률이 더욱 높아진다. 실제로 카트라이더의 경우 미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인 미식축구 공 모양의 머리를 한 흑인 캐릭터를 추가해 좋은 반응을 얻었으며, 로한도 미국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온라인 게임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처럼 W, A, S, D 조작을 추가해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다.

이팀장은 "미국의 온라인 게임 시장은 이제 시작이라고 할 수 있을만큼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며 "미국 시장 서비스를 통해 철저한 로컬라이즈와 운영 노하우를 습득하면 미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기회의 땅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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