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역부터 기란성까지, 다양해지는 FPS 게임 속 전장들

<어린 꼬마들이 모여드는 놀이터. 이곳에는 모래사장, 그네, 시소 등 재미있는 요소가 많다.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에게 "무엇이 재미있냐"라는 질문을 하면 십중팔구 자신들이 즐겨 타는 놀이기구에 대해 이야기를 할 것이다. 놀이터라는 장소 자체에 대해 언급하는 아이들은 거의 없다>

그동안 FPS 게임의 맵들은 재미있는 놀이기구를 제공해주는 놀이터 같은 요소로 취급돼왔다. 게임의 세계관 및 플레이 방식이나 목적에 맞춰 가상의 우주 비행선이나, 황폐화된 지구 등 게이머들이 좀 더 재미있게 놀 수 있는 환경 정도만 제공해주는 것 뿐 그 이상이나 그 이하의 역할도 아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맵이 놀이터의 역할을 넘어 게임성을 바꾸는 주요 요소로 각광 받기 시작, 다양하면서도 색다른 시도로 일반적인 FPS 게임에 지친 게이머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 FPS 게임에 이런 맵이? 컬래버레이션으로 맵의 다변화 이끈다

컬래버레이션이란, 필요에 따라 또는 다른 목적을 만들기 위해 두 회사가 전혀 다른 성격의 요소를 합쳐 하나의 콘텐츠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FPS 게임에 이런 컬래버레이션 바람이 불며 맵의 다변화를 이끌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최근 자사에서 서비스 중인 FPS 온라인 게임 '포인트블랭크'에 인기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 '리니지2' 기란성을 맵으로 추가했다.

기란성 맵은 게이머들이 두 진영으로 나뉘어 상대 진영의 구조물을 먼저 파괴하는 편이 승리하는 파괴미션 전용 맵으로, '리니지2'의 기란성이 그대로 '포인트블랭크'에 옮겨온 점과 '리니지2'에 등장하는 공성병기 '시즈골렘' '와일드호그캐논'이 각 진영의 구조물로 등장하는 점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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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게이머들은 맵 여기저기에 배치된 '리니지2' NPC들을 방패막이로 삼아 적의 총탄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으며, 곳곳에 연결된 포털은 순식간의 적 진영의 뒤로 갈 수 있게 해줘 기존 맵들과는 다른 전략과 플레이 방식으로 게임에 임해야 한다.

기란성 맵은 업데이트 소식이 나오던 때부터 게이머들의 관심을 끌었으며, 업데이트 이후에는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실제로 기란성이 업데이트되기 전부터 최근까지 인터넷 포털 인기 검색어에 '포인트블랭크'와 '리니지2'가 등록되기도 했으며, 많은 '포인트블랭크' 게이머들은 기란성의 색다른 플레이 방식에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전략을 짜거나 팀을 꾸려 플레이 하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

드래곤플라이에서 개발한 인기 FPS 온라인 게임 '스페셜포스'에는 지난해 말 팩토리 맵이 선보였었다. 팩토리 맵은 역시 드래곤플라이에서 개발해 인기를 끌었던 FPS 온라인 게임 '카르마'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맵.


드래곤플라이는 보다 발전된 그래픽과 이펙트 효과를 통해 더욱 화려한 팩토리 맵을 만날 수 있도록 했으며, 게이머들은 양 진영의 동선과 접전 지역이 짜임새 있게 구성돼 실시간 전투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예전 '카르마'를 플레이했던 게이머들에게는 재미와 함께 추억을 되살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 용산역, 광안대교, 게임 속 진짜 아닌 진짜가 뜬다

'오퍼레이션7'에서는 초기부터 실제 지형을 기반으로 제작된 상암 지하철역, 용산역, 부산 광안대교와 같은 맵들이 선보였었다. 철저한 사전 조사를 통해 제작된 맵들은 게이머들에게 사운드 및 타격감과 같은 것 외의 사실감을 제공했으며, 실제로 보던 지형을 게임 속에서 만난다는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또한 최근에는 갈대밭으로 유명한 부산 을숙도를 배경으로 한 갈대밭 맵 Broken Reed가 추가됐다. 이 맵에는 철저한 사전 조사와 사운드 녹음 등을 진행해 사람 키만 한 갈대를 헤치며 적과 싸우는 스릴감과 각종 가상 장애물이 설치돼 기존의 폭파 및 파괴 미션과는 다른 저격전의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됐다.


싸이칸엔터테인먼트의 '페이퍼맨' 역시 실제 지하철역을 소재로 한 맵을 선보여 게이머들로 하여금 게임 자체의 재미 외에 실제 지형을 게임 속에서 만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했으며, 기존의 피라미드와 지난해 추가된 일본풍 맵을 통해 게임 내에서 다른 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했다. 해당 맵들은 게임 방식에 있어서는 기존의 맵들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보는 재미를 더해 게이머들이 다양한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 여기는 게임 속 우리 동네, 머지않아 가능하지 않을까?

이처럼 그동안 게임의 부가적인 요소로써 취급됐던 맵이 새로운 재미의 형태로 부각되고 있다. 다른 게임에서 봤던 지형, 실제 존재하는 지형 등이 맵으로 전환되며 보는 재미는 물론이고, 그보다 발전해 다른 플레이 방식, 전략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신규 맵들은 지난해부터 무수히 쏟아진 비슷비슷한 FPS 온라인 게임들에 지친 게이머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며 새로운 재미 요소로 급부상했다.

평소 '오퍼레이션7'을 즐긴다는 한 게이머는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을숙도가 집 앞이라 평소 자주 봤는데, 게임 속에서 우리 집 앞에 있는 을숙도를 만나게 되니 신기하고, 그 안에서 전투를 치른다는 것이 무척 신선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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