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MU 사업 목표는 게임 넘어 문화로 수출

하나의 콘텐츠를 영화, 게임, 애니메이션, 캐릭터 상품 등 다양한 방식으로 판매해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OSMU(원 소스 멀티 유즈) 정책은 콘텐츠 사업에 있어 기본이 된지 오래다.소설, 영화에 이어 최근 온라인 게임으로까지 등장한 반지의 제왕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잘 기획된 OSMU 콘텐츠는 막대한 부가가치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이 같은 경향은 국내도 마찬가지. 다만 약간 다른 점이 있다면 온라인 게임이 활성화된 나라답게 일본이나 미국처럼 애니메이션이나 영화를 기반으로 한 OSMU 사업보다는 게임을 기반으로 한 OSMU 사업이 더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 특히 넥슨의 경우에는 각종 캐릭터 상품 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까지 제작하는 등 OSMU 사업에 굉장히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넥슨은 2006년도 초부터 OSMU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해 매년 40억 이상의 라이센스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실제 시장 규모로 따지면 600~700억원 정도의 상품이 팔리고 있는 것이죠"

넥슨 콘텐츠 사업팀을 담당하고 있는 이성학 팀장의 설명에 따르면 넥슨 캐릭터를 활용한 상품은 대단히 많다. 비엔비와 카트라이더를 통해 잘 알려진 다오, 배찌를 활용한 캐릭터 상품은 300종이 넘고, 메이플스토리는 무려 700종의 상품이 만들어지고 있다. 상품 종류를 보면 음료수, 빵, 문구, 완구, 자전거, 어린이속옷, 가방, 신발 등 캐릭터 이미지를 넣을 수 있는 거의 모든 상품이라고 해도 될 정도. 특히 메이플스토리의 경우 출판에서 강세를 보여 메이플스토리 코믹북은 누적판매수 700만부를 넘을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국내 캐릭터 사업이 잘 되고 있는 것만은 아닙니다. 초등학교 이하의 저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캐릭터 사업은 잘되는 편이지만 조금만 연령층이 올라가도 시장 상황이 달라집니다. 특히 예전에는 활발했던 팬시용품 시장은 거의 전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MP3, PMP, 싸이월드 등 학생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매체의 등장. 이성학 팀장이 지적하는 팬시 용품 시장의 몰락 이유다. 예전에는 귀여운 팬이나 노트 등을 선물했던 아이들이 이제는 싸이월드의 스킨이나 배경음악을 선물하고 있다는 것.

또한 케로로, 유희왕 등 막강한 해외 콘텐츠들의 적극적인 국내 시장 공략도 국내에서 개발된 OSMU 상품들을 시장에서 외면받게 만들었다. 이팀장은 마케팅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노출이 필요한데 국내 OSMU 상품들은 해외 콘텐츠에 비해 노출되는 기간이 짧아 약세를 보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내 캐릭터 시장이 온라인 게임에 주목하는 이유는 애니메이션에 비해 더 많이, 그리고 더 오래 노출할 수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다만 온라인 게임의 경우의 게이머들이 직접 캐릭터의 행동을 조작하기 때문에 캐릭터의 성격을 잡기가 힘듭니다"

이팀장이 지적하는 온라인 게임 기반 캐릭터 사업의 약점은 애니메이션에 비해 캐릭터성을 강조하기가 힘들다는 점이다. 세계관이나 캐릭터 성격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아이들이 애니메이션 캐릭터에 비해 친숙함을 느끼기 힘들다는 것. 때문에 넥슨의 경우에는 애니메이션 사업까지 같이 추진해 이러한 약점을 극복하고 있다.

"다오배찌 붐힐 대소동이나, 메이플스토리 애니메이션은 시청률이 3% 이상 나오고 있는데 이것은 해외 유명 애니메이션과 비교해도 그리 밀리지 않는 수준입니다. 그리고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하는 다시보기 서비스도 매회 2만회 이상 나올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넥슨에서 애니메이션 사업을 같이 추진하는 이유는 애니메이션 자체로 벌어들이는 수익도 있지만 게임과의 연계를 통해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함이다. 특히 다오 배찌 캐릭터를 이용한 새로운 게임 '크레이지 슈팅 버블파이터'가 등장하는 여름에는 마케팅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넥슨이 콘텐츠 사업을 통해 궁극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은 글로벌 시장입니다. 단순히 게임을 파는 것이 아니라 게임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를 같이 판매하면 그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 때문입니다"

게임을 수출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를 수출하는 것. 넥슨과 이팀장이 생각하는 OSMU 사업의 궁극적인 목표다. 해외와 비교하면 걸음마 단계이지만 언젠가는 전시 사업, 공연 사업, 테마 파크 사업 등 게임을 넘어선 종합 문화 콘텐츠로 만들어가고 싶다는 이팀장의 말을 들으니 국내에서도 곧 강력한 OSMU 콘텐츠가 탄생할 것 같은 기대감이 들었다. 국내 아이들이 포켓몬이나 유희왕에 친숙함을 느끼는 것처럼 해외 어린이들이 다오, 배찌와 함께 자라게 될 날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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