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도 함께... 즐거운 체감형 게임기

오락실의 한 구석을 차지하던 '펀치'나 '아웃런' 같은 체감형 게임기를 기억하는가? 레버와 버튼만으로 즐기는 일반적인 아케이드 게임과는 달리 직접 몸을 움직여서 즐겨야 하는 이런 체감형 게임기는 단순함 보다는 독특함을 무기로 오락실을 찾는 많은 게이머들에게 사랑을 받아왔다.

* '백대 더 때려라!' 스트레스도 함께 날려버려

학생시절 학교가 끝나면 학원을 가거나 집에 가다가 학교 앞 문방구나 동네 오락실 앞에 있는 '펀치'나 '두더지'를 즐겼던 기억을 누구나 하나 정도씩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오직 자신의 감각과 신체 능력만을 이용한 이런 타격형 게임은 복잡한 조작이 필요 없기 때문에 많은 인기를 얻었다.

이 가운데 2000년에 등장한 '펀치매니아 북두의권'은 새로운 시도로 주목 받았다. 6개의 타격판이 올라오면 그 타격판을 타이밍에 맞게 때려야 점수가 올라가는 방식으로, 인기 만화 '북두의권'의 캐릭터와 스토리, 그리고 등장인물들의 필살기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게이머들의 인기를 얻었다

최근에는 펀치볼을 위에 매달아 손에 무리를 덜 주는 방식의 기계나 축구의 인기를 바탕으로 주먹 대신 공을 발로 차는 기계도 등장해 단순한 방식의 타격형 게임기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새로운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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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면허증이 없어도 '오빠 달려~'

체감형 게임기가 많지 않았던 시절의 오락실에서 세가의 레이싱 게임 '아웃런'과 '행온'의 비중은 엄청났다. 물론 공간을 많이 차지한다는 단점 때문에 대부분의 오락실에서는 사람이 몰리지 않는 구석이나 건물 밖으로 내놓은 경우가 많아 게임을 즐기려면 많은 사람들의 몰리는 시선을 감수해야하기는 했지만 운전면허 없이도 마음껏 레이싱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오랜 시간동안 게이머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아웃런'이나 '행온' 이후에는 '데이토나USA'나 'MANX T.T'등의 게임들이 레이싱 마니아를 중심으로 인기를 모았으며, 최근에는 '아웃런'의 후속작인 '아웃런2'나 드리프트 레이싱 게임'이니셜D' 시리즈가 꾸준히 발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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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러리스트건 좀비건 내가 다 쏴주겠어!

총을 쏴서 목표물을 맞히는 테러리스트나 괴물들을 쏘는 방식의 건 슈팅 게임 역시 게이머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은 체감형 게임기이다. 이 중 발판을 이용한 회피 기능을 사용할 수 있었던 '타임크라이시스'나 사정없이 몰려들던 좀비들을 물리치는 '하우스오브더데드,' 헬기에서 적을 공격한다는 독특한 설정의 '건블레이드NY' 'LA머신건'과 같은 게임들은 게이머에게 긴장감을 안겨줌과 동시에 영화를 보는 듯 한 스토리 진행으로 많은 인기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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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처럼 피다 진 리듬 액션

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반에 불어온 리듬 액션 게임의 붐은 가히 폭풍이라 불려도 좋을 정도였다. 5개의 버튼과 스크래치 보드를 이용해 위에서 떨어지는 노트에 맞게 버튼을 눌러 플레이하는 '비트매니아'와 직접 발판을 밟으며 댄스를 즐기는 '댄스댄스레볼루션'(DDR)이 성공을 거둔 이후 이를 모방한 국산 게임인 'EZ2DJ'나 '펌프잇업'이 등장하면서 리듬 액션 게임은 기계가 오락실 면적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효자 상품이 됐다. 특히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펌프잇업'은 가정용으로도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피씨방의 활성화로 인한 오락실의 불황과 길어진 게임기의 업데이트 주기, 'EZ2DJ'나 '펌프잇업'에 대한 코나미의 소송 등이 겹치면서 체감형 리듬 액션 게임은 점차 게이머들의 관심에서 멀어졌고 현재는 일부 마니아들만이 기계가 있는 오락실을 찾아다니며 즐기는 수준에 이르렀다. 현재 이들 업체는 온라인이나 가정용 콘솔로 진출하거나 해외 진출 쪽에 더욱 무게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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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케이드 시장의 대안으로 발전해 가는 새로운 게임기를 기다리며

우리나라에서 최근 아케이드 시장이 사행성 성인 오락실 위주로 바뀌면서 기존 오락실의 입지가 계속 줄어들자 체감형 게임기 역시 그 영향을 받고 있다. 기판만 바꾸면 되는 다른 아케이드 게임과는 달리 신작이 나오면 기계 자체를 바꿔야 하는 체감형 게임기는 금전적으로 부담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행스러운 점은 최근 오락실을 건전한 놀이 공간으로 바꾸려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체감형 게임기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체감형 게임기는 다른 아케이드 게임에 비해 중독성이나 사행성이 적어 온가족이 부담 없이 즐기기에 알맞다"며 "오락실이 하나의 건전한 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이전 '펌프잇업'의 경우와 같이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새로운 국산 체감형 게임기가 등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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