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ORPG, e스포츠에 빠지다

과거에 'e스포츠'라는 것은 '스타크래프트'만의 전유물이었다. 기승전결이 뚜렷하고, 게이머들이 비교적 다음 상황을 쉽게 예측할 수 있는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만이 e스포츠가 가능하다고 믿던 시대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카트라이더'를 통해 레이싱 게임의 e스포츠화 가능성이 열렸고, '스페셜포스' 같은 FPS 게임도 e스포츠로의 도약이 뜨겁다.

이렇게 게임업계에 e스포츠 붐이 일면서 MMORPG 또한 e스포츠로의 물결이 일고 있다. 다른 게임에 비해 'e스포츠에 적합하지 않다'는 평을 받고 있던 MMORPG지만 최근 전투 방식의 다양화, '보는 재미'의 특화 등 e스포츠를 위한 노력이 부단하다.

< 리니지2, 4년째 초대형 리그 개최>

국내 대표급 MMORPG인 '리니지2'는 2005년부터 e스포츠를 위한 움직임을 보여왔다. '이레전자배 제1회 리니지2 배틀 토너먼트'를 시작으로 '리니지2'에는 4년째 초대형 리그가 진행중이다.

'리니지2' 게이머들에게 이 리그는 올림픽과도 같다. 1년에 한 번 배틀 실력을 겨루는 온오프라인 축제로 게이머들 사이에서의 영향력 또한 절대적이다. 2005년 당시만 해도 삼성동 '온미디어 메가스튜디오'(8강)와 '코엑스 태평양홀'(4강~결승)은 '스타크래프트' 못지않은 집객을 과시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자랑한 바 있다.


올해 대회는 'TG삼보배 2008 리니지2 배틀리그'란 이름으로 지난 6월18일 대회 참가자 모집으로 시작됐으며, 오는 7월26일 예선 대진표 추첨을 거쳐 본격적으로 경기에 들어가게 된다. 기존과 달리 지난 3년간 채용했던 토너먼트 방식을 버리고 서버별 리그 방식을 채택함으로써 e스포츠화를 위한 준비가 본격화됐다는 평가다.

< 월드오브워크래프트, e스포츠화 '시동'>

블리자드가 내놓은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이하 와우)' 또한 e스포츠에 발동이 걸린 건 마찬가지다. 우선 블리자드는 지난 6월30일 프랑스 파리에서 '와우' 세계 대회를 개최했다. 전세계

게이머들이 집결한 이 대회에서는 한국의 '카운실오브메이지' 팀이 결승까지 오른 끝에 승리를 거뒀다. 이 행사 때 블리자드 관계자들은 공공연하게 "'와우'의 e스포츠화를 위해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히며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국내에서 '와우'의 e스포츠 대회도 열렸다. 블리자드가 후원한 'K-SWISS 더 네임드(the named)' 대회는 각 서버별 최고수들이 토너먼트 형식으로 대결, 우승자를 가리는 방식으로 지난 4월19일에 곰TV를 통해 시작됐다. 시작부터 반응이 좋았다. 19일 진행된 16강전 두 경기는 당일 동시접속 약 8천 여건을 기록했으며 23일 오전 기준으로 다시보기가 각각 15만건과 8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총 조회수가 23만 건을 훌쩍 넘으면서 "'스타크래프트'와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왔다"는 평이 나오기도 했다.

< 창천, e스포츠를 위한 도약 시작되다>

삼국지를 배경으로 위메이드에서 내놓은 MMORPG '창천' 또한 e스포츠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위메이드는 '창천' 리그를 위해 한국펩시콜라(대표 정문석, 이하 한국펩시)와 스폰서 계약을 진행하고 '마운틴듀 창천리그'를 진행중이다.


위메이드는 이번 '창천'의 e스포츠화를 위해 'PvP모드'를 따로 개발하고 관람 모드를 개선하는 등 열의를 보이고 있다. 또한 아마추어 선수들 대상의 e스포츠 대회의 참여, 공인종목 등록 등을 통해, 향후 '창천온라인'을 e스포츠의 새로운 장르로 정착시킨다는 포부를 보이고 있다.

지난 5일 개막한 '마운틴듀 창천리그'는 8월23일까지 약 8주에 걸쳐 매주 토요일 저녁 10시에 곰TV를 통해 전 경기 중계된다.

< RF온라인, 전세계 4개국 대회 중>

국내에서는 다소 미진하지만 해외에서 뚜렷하게 인기를 얻고 있는 'RF온라인'도 e스포츠를 통한 마케팅 강화가 한창이다. CCR은 최근 한국을 비롯해 러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에서 동시다발적인 게임대회를 진행했다.

먼저 인도네시아에서는 'BIG Event 2008' 대회가 6월14일까지 개최됐다. 이 대회는 일본 인기 만화 '공각기동대'의 원작자 시로 마사무네가 직접 장비를 디자인했다는 점이 밝혀져 이슈가 되기도 했다. 필리핀에서는 7천여 개 섬들을 대상으로 'RF온라인 노바스 엘리트 스쿼드 토너먼트' 대회가 진행중이며, 이 대회는 오는 8월까지 마닐라, 바콜로드, 세부 등 8개 도시를 중심으로 지역별 예선전을 거친 후 10월 마닐라에서 대망의 챔피언십컵을 놓고 결승전이 펼쳐질 예정이다.


국내 또한 '제5회 RF온라인 배틀토너먼트 게임대회'가 지난 6월 17까지 개최됐고, 마지막으로 러시아 또한 서비스 1주년을 기념해 '러시아 RF온라인 배틀 게임대회'가 열렸다. 이 대회는 러시아 현지 단일 게임 대회로는 가장 큰 규모로 순수 상금만 미화 17만6천달러에 이르렀다.

CCR 윤석호 대표는 "MMORPG 특성상 대규모 전투와 전쟁이 가능하기 때문에 '스타크래프트'와는 또 다른 성격의 e스포츠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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