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ORPG의 새 국면, 전투가 진화한다

다중접속롤플레잉온라인게임(MMORPG)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MMORPG의 핵심 콘텐츠 중 하나인 '전투 시스템'이 더 재미있고 더 오래 즐길 수 있도록 진화하고 있다. 지금까지 MMORPG는 공성전 개념의 대규모 전투와 레이드가 가장 주된 전투의 개념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클랜전과 공중전 등 MMORPG 게이머들 사이에 새로운 방식의 전투가 부각되고 있다. MMORPG의 전투 트렌드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 공성전의 등장, MMORPG의 2세대 전투 시작되다>

국내 온라인 게임의 초창기인 90년대 후반에는 MMORPG의 전투란 단순히 화면 내의 몬스터들을 공격 기술과 스킬을 통해 사냥하는 것을 뜻했다. 조금 더 진화한 전투라고 해도 개인 대 개인(PVP)의 대결이거나, 아니면 조금 더 덩치가 큰 몬스터나 몬스터 그룹을 여러 명의 게이머들이 함께 사냥하는 협력하는 것 정도가 전부였다.


하지만 MMORPG의 전투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이후 크게 변모했다. '리니지'에서 대규모 인원들이 힘을 합쳐 서로 대전하는 공성전 시스템이 등장하면서 MMORPG는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했다. 각 게이머들이 영원히 몬스터만 사냥하면서 레벨을 올릴 것 같던 게임이 전략과 규모로 승부하는 대 전쟁 속으로 휘말려 들어간 것이다.

게이머들은 공성전을 통해 다른 집단과의 대결을 함으로써 더욱 짜릿하고 박진감 넘치는 대결을 즐길 수 있게 됐다. 개발사 또한 자원의 극심한 소모를 일으키는 공성전을 통해 게임 내 통화의 '인플레이션'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었다.

이렇게 '리니지' 시리즈에서 공성전이 큰 효과를 보자 대부분의 MMORPG에서 공성전 개념이 도입됐다. MMORPG의 '표준화'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공성전은 퍼졌고, 현재까지도 공성전은 MMORPG 게임에서 레이드와 함께 가장 큰 콘텐츠로 각광받고 있다.

< 제 3세대 전투, 클랜전이 시작되다>

하지만 더 이상 공성전과 레이드는 MMORPG의 트렌드가 아니다. 공성전과 레이드가 제 2세대 전투 시스템이라고 한다면, 제 3세대 전투 시스템은 최근 뜨고 있는 5대5, 3대3 방식의 클랜전이라고 할 수 있다.

공성전이든 레이드든 워낙 많은 게이머들이 함께 지내다 보니 꼭 결정적인 실수를 하는 게이머들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클랜전은 '믿을 수 있는' 정예부대가 함께 캐릭터 간 상성, 조합, 전략 등을 연구해 승부를 보기 때문에 성취감이나 게이머간 화합이 훨씬 크다. 클랜전에 붐이 일면서 초대형 대회가 만들어지고 있기도 하다.


대표적인 예는 '리니지2' 배틀리그를 들 수 있다. 올해로 4회째인 배틀리그는 '리니지2' 게이머들 사이에선 '올림픽'이라고 할 만큼 큰 이벤트다. 수많은 '리니지2'의 종족 중 하나를 선별해서 다대다 전투를 벌이게 되는데, 캐릭터 간 상성과 조합, 심리전이 상상을 초월한다. 일단 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서버 내에서 '대접'이 달라진다. 대회에 걸린 상품도 어마어마하지만 누가 봐도 한 눈에 알 수 있도록 대회 우승자의 칭호와 색이 주어지기 때문에 게이머들 간의 접전은 불꽃이 튈 지경이다.

'리니지' 시리즈와 함께 양대 MMORPG 산맥이라 할 수 있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도 이 같은 현상은 마찬가지다. 'WOW'에는 아레나라는 전용 경기장이 있어 클랜간 전투가 활성화되고 있다.


'리니지2'와 마찬가지로 'WOW'의 각 캐릭터를 이용한 조합과 전투는 다양성과 재미가 레이드와는 다른 맛이 있다. 아예 게임에 접속하면 아레나만 즐긴다는 게이머들이 다수 생겨날 정도다.

< 또 다른 3세대 전투, '아이온'의 공중 전투>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클랜전 외에도 전투의 변화는 또 감지할 수 있다. 최근 비공개 시범 서비스를 마친 '아이온'이 그 예다. '아이온'은 육지에서만의 대결에 집착하던 기존 MMORPG와 달리 공중 전투에 초점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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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온'은 지상 전투를 기본으로 하지만 공중에 자유롭게 날 수 있게 함으로써 3차원 입체 전투가 가능하며, 대규모 RvR(Realm vs Realm:진영 간 대결)이 가능한 '어비스'를 따로 마련해 둠으로써 '전투의 진화'를 꾀하고 있다. 하늘에서 지상의 적에게 공격을 하는 것은 물론 지상에서도 비행중인 적에게 공격하는 기술도 있다. 아예 요새 내에서 전투를 하는 등 기존의 MMORPG와 차별화된 전투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아이온'이 이같은 전투 방식으로 성공을 거두게 된다면 공성전과 마찬가지로 국내에서도 많은 MMORPG가 '공중 전투'라는 방식을 도입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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