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작MMORPG 잇따른 요금제 변화, 변화의 시작인가

최근 여름 시장을 맞아 '리니지' 등 대작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들이 잇따라 새로운 요금제를 내놓아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엔씨소프트가 리니지1, 2에 사용자들의 편의성을 고려한 새로운 5종 요금제 '컬러요금제'를 선보였다. 이 요금제는 사용자들의 취향과 플레이 패턴 등에 맞춰 쓸 수 있도록 개량된 요금제로 가격은 기존 요금제와 동일하지만 게임 이용시간에 따라 편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돕는 게임콘텐츠를 추가로 제공받게 되므로 사실상 가격 인하에 가깝다.


같은날 넥슨은 '마비노기' 챕터3 업데이트 발표 간담회를 통해 기존 일일 2시간 무료 이용으로 제공되던 '마비노기' 서비스를 24시간 전면 무료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시간만 확대된 것이 아니라 메인스트림, 팔라딘, 환생 등 기존 유료로 제공되던 콘텐츠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변경된다.

하루 지난 금일(17일)에는 NHN이 오는 31일부터 'R2'에 무료 서버를 도입해 유무료 혼합 요금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R2'에 도입되는 무료 서버는 별다른 페널티 없이 정액 요금제 서버와 똑같이 운영되며, 대신 아이템 강화 등 추가 요소를 더 즐기고 싶을 때만 게임 내 아이템샵에서 유료 아이템을 구입하면 된다.

사실 국내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들의 요금제 변경은 이전에도 있어왔다. 'RF 온라인'이나 '그라나도 에스파다' 등의 사례처럼 정액 요금제로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한 게임들이 부분 유료화 전환을 통해 위기를 극복한 것.

또한 넥슨의 '바람의 나라'나 한빛소프트의 '위드' 등 오랜 시간 서비스로 최근에 등장하는 게임들과의 경쟁이 힘든 게임들도 부분유료화 전환으로 크게 효과를 얻는 바 있다.


하지만 '리니지' 등 이번에 요금제 변경을 발표한 게임들은 맥락이 약간 다르다. 이 게임들은 서비스 시작 이래 지금까지 별다른 위기 없이 인기를 유지하고 있으며, 수익적인 측면에서도 상위권에 속하고 있는 게임들이기 때문이다.

특히 '리니지'의 경우 10년이 넘는 서비스 기간과 2만9700원이라는 국내 최고가의 정액 요금제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국내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계의 최고 위치를 놓치지 않고 있다.

이번 요금제 변경의 배경에는 게임사들의 위기감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된 의견이다. 충성도 높은 게이머들로 인해 수익적인 측면에서 큰 문제가 없지만 수없이 쏟아지는 부분유료화 게임들의 공세를 더 이상 두고볼 수만은 없다는 것.

실제로 'R2' 이후 국내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 중 정액 요금제 도입에 성공한 게임이 하나도 없다는 것은 게이머들의 성향이 정액 요금제보다 비용 부담이 적은 부분유료화 게임쪽으로 완전히 선회했다는 것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또한 신규 게이머들의 유입이 줄어 고레벨 게이머들만 게임 내에 활보하고 있는 것도 게임사들이 위기감을 갖는 이유 중 하나다. 게이머들이 게임 내에 골고루 분산되어 있지 않고 고레벨 게이머들을 위한 일부 지역에만 몰려 있으면, 운영 측면이나 게임 내 경제 시스템 등 많은 부분에서 문제점을 노출할 수 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요금제 변경은 신규 게이머들을 유입시키는데 많은 도움이 되는 조치인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신규 게이머들과 고레벨 게이머들의 서로 불만을 가지지 않도록 콘텐츠의 비율을 잘 맞추는 준비가 있어야만 목적했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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