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셀러', 비디오 게임 시장을 주도하다

게임기를 평가하는 기준이 하드웨어의 성능이 아닌,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콘텐츠로 바뀌어 가면서, 특정 업체 플랫폼을 고수하는 업체들이 줄어들고 있다. 게임기의 성능이 향상되면서 게임 개발비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하나의 플랫폼만으로는 게임 개발비를 확보하는 것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최근 '파이널판타지13'의 Xbox360 참여를 선언한 스퀘어에닉스가 이런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되자 발등에 불이 떨어진 MS, 소니, 닌텐도와 같은 게임기 제작사들. 이들 회사들은 게임기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하드웨어 판매량을 책임져줄 '시스템셀러' 게임 확보에 열을 올리게 됐다. 그리고 완전 독점 타이틀에서 기간 독점이라는 꼼수를 사용하는 경우도 생겨나게 됐다.

< 게임기 Wii를 전 세계인의 운동기구로 바꾼 '위핏' >

닌텐도의 게임기 Wii는 처음 발매했을 때만 해도 직접 몸을 움직여 플레이 하는 체감형 게임기라는 점과, 이를 이용하는 게임 타이틀이 발매된다는 점 외에는 Xbox360, PS3 등의 차세대 게임기들과 비교해서 내세울 점이 없었다. 그러나, '위핏'이라는 타이틀이 발매되면서 단순히 몸을 움직일 수 있는 게임기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는 계기를 마련했다.

화면에 나타나는 영상을 따라하면서 균형잡기, 근육운동, 유산소운동, 요가 등을 즐길 수 있는 '위핏'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사람들의 욕구와 맞아 떨어진 경우로, 미국에서 위핏을 이용한 물리 치료법까지 나올 정도로 다양한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와 같은 높은 관심 덕에 북미 지역에서는 Wii의 누적 판매량이 Xbox360의 기록을 뛰어 넘었다는 조사 결과도 발표됐으며, 현재도 매달 20-30만대의 '위핏'이 Wii 게임기와 함께 팔려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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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Xbox라이브를 이용한 새로운 방향 제시, '아이돌마스터' >

Xbox360은 발매되는 게임 타이틀 중 상당수가 일본 게이머의 취향과는 맞지 않는 장르의 게임이다 보니 일본에서의 게임기 판매량은 다른 곳보다 낮은 편이지만, 온라인 서비스인 Xbox라이브 가입률 만큼은 어떤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게이머가 연예기획사의 프로듀서가 돼 등장하는 소녀들을 스타 가수로 키워내는 반다이남코게임즈의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 '아이돌마스터'의 영향으로, Xbox라이브에 가입해 적게는 몇 백 엔에서 많게는 천 엔 단위의 가격이 책정된 복장, 액세서리, 노래 등의 추가 콘텐츠를 구입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콘텐츠의 추가 구입으로 인해 '아이돌마스터' 다운로드 콘텐츠 매상은 지난 1월을 기준으로 3억 엔(한화 약 28억원)을 돌파했으며, 시장 규모는 약 60억 엔(한화 약 56억 원)에 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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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핏' 마저 잠재운 '몬스터헌터'의 힘 >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으면서도 독창적인 게임들로 휴대용 게임기 시장의 주도권을 잡았던 닌텐도DS와는 달리 기존 게임들의 리메이크 판을 주로 발매했던 PSP의 시스템셀러는 단연 캡콤의 액션 게임 '몬스터헌터포터블' 시리즈다.

'몬스터헌터포터블'은 채광, 채집 등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장비를 갖추면서 더 높은 등급의 몬스터를 잡아 간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으며, 신작이 발매될 때 마다 새롭게 등장하는 몬스터를 사냥하기 위한 게이머들의 높은 관심은 게임기의 판매량 급증과도 연결됐다.

특히 올해 최신작 '몬스터헌터포터블2nd.G'가 일본에서 235만장의 판매고를 기록하면서, PSP 게임기의 판매량 역시 196만대를 기록, Wii를 누르고 올 상반기 하드웨어 판매 1위를 차지해, PSP의 효자임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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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한경쟁시대, '시스템셀러'를 기준으로 게임 시장은 재편된다 >

이 외에도 발매 첫 주 게임기의 판매량을 약 40% 올려놓은 PSP용 '건담배틀유니버스'나 Xbox360용 '오퍼레이션트로이' 등의 게임이 대표적인 '시스템셀러' 게임으로 손꼽히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장의 형세가 멀티 플랫폼 위주로 바뀌어 가면서 게이머들이 게임을 따라 게임기를 새롭게 구입할 확률이 적어졌다"며, "결국 비디오 게임 시장의 주도권은 얼마나 '시스템셀러' 게임을 많이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판가름 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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