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보이'도 게임 삼매경, 놀이문화에 세대없다

< <광화문의 한 점심시간. 양복을 입은 30대 후반의 직원들이 사무실에 모여앉아 게임을 하고 있다. 휴대용 게임기 NDS로 '마리오 카트'를 즐기는 이들의 모습엔 미소가 그치지 않는다. 며칠전 업무차 만난 세무사, 그리고 무역진흥기구에서 만난 변호사도 게임 얘기를 하니 경계심이 누그러졌다. 그들 중에서는 '바람의 나라'를 5년 이상 즐겼던 이도 있었고, '카트라이더'라면 자신있다며 붙어보자는 이도 있었다>>

게임이 신세대들을 넘어 '올드보이'들의 문화로 정착 되고 있다. '아이들만의 놀이'라고 인식되던 게임이 2030세대들을 넘어 4050세대에게도 매력을 지닌 콘텐츠로 정착하고 있는 양상이다.

< 대학가는 지금, 게임 가라사대~>

대학가에서 대표적인 여가 활용놀이로 불리우던 당구는 멸종된 지 오래됐다. 대학교 수업이 끝나고 당구를 주로 치던 세대는 이제 구세대라며 최신 유행과 거리가 먼 사람으로 치부된다. 96년도에 PC방 열풍이 몰아친 후 이후의 세대들은 학과 수업 후 당구가 아닌 PC방에 간다. '스타크래프트'와 '월드오브워크래프트'로 동기들끼리 우정을 다지며, 남자 대학생들은 여자 동기들에게 '카트라이더'와 '서든어택'을 가르쳐주며 적극적으로 구애하기도 한다. 대학가의 대표적인 여가 문화가 게임으로 된지 오래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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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사 쉬는 시간, 키보드 소리 멈추지 않아>

요즘 중견 기업의 40~50대 과장님은 PC앞에서 대리에게 잡혀 '스타크래프트'를 배우느라 정신이 없다. 신입직원들과 여가시간에 함께 어울리려다 보니 불가피한 일이었다. 맨날 술먹고 노래방에서 '두만강~'을 열창하는 자신이 사원들과 거리감만 더해지는 걸 직감했기 때문이다. 요사이 회사에서는 점심 시간에 '게임 한판?' 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게임이 회사원들에게도 크게 밀착되어 '사회 생활의 키워드'화 되고 있는 것. 직장 상사와, 동기들과 어울리기 위해 인기 있는 게임 한 두개는 필수로 익혀둬야 하는 시대가 됐다.

< 유명 온라인 게임의 고수들은 모두 3040세대>

TV나 인터뷰에 나오는 게임 최고수들을 보면 대부분 30대 후반에서 40대인 것을 알 수 있다. 보통 유명한 온라인 게임의 최고수는 상대적으로 게임에 더 집중하는 초, 중, 고등학생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정작 최고수들을 살펴보면 3040세대가 대부분이다.


순간적으로 빠른 판단이나 행동력을 보여야 하는 캐주얼 게임들은 약하지만 MMORPG같이 장기간 오래하는 게임의 경우 재력을 겸비한 3040의 파워는 게임 내에서 절대적이다. '메이플 스토리'의 최고수도, '리니지'의 최고수도 찾아보면 대부분 3040세대가 차지하고 있다. 고수의 면면을 살펴봐도 PC방 주인부터 가정주부까지, 그 분야도 다양하다.


< 어머니들은 가만히 있나요, 게임 없으면 못살아>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거나 회사에 보낸 뒤 어머니들은 무엇을 할까. 과거 같으면 목욕도 하고 주위 어머니들과 차도 한 잔 하겠지만, 최근 신세대 어머니들은 일단 컴퓨터 먼저 켜고 본다. PC로 주식에 열중하기도 하지만, 컴퓨터를 켜는 가장 주된 이유는 아이들이 만들어준 바탕화면의 '맞고' 바로가기를 클릭하기 위해서다. 한 번 시작하면 2~3시간은 기본이다. 그렇게 '맞고'에 익숙해진 어머니는 슬슬 아이들이 어떤 게임을 하는지 넘보기 시작한다. 어머니가 전문 게이머로 거듭나기 시작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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