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성공하려면 '승부욕'을 자극하라

요사이 게이머들은 게임에 능숙하다. 아무리 새로운 콘텐츠를 내놓아도 일주일, 길게는 보름 정도면 끝까지 클리어 해버린다. 그 상태에서 더 이상 즐길 것이 없다고 생각되면 게이머들은 미련없이 떠난다. 올해 초 상용화 서비스에 들어갔지만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던 '헬게이트:런던'같은 게임들이 콘텐츠의 부족으로 실패한 대표적인 케이스다.

반면에 콘텐츠의 양이 많지 않은데도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게임들도 있다. '프리스타일''스페셜포스''서든어택' 등 게이머들의 대결에 특화된 형태의 게임들이다. 이들 게임들의 특징은 게이머의 '승부욕'을 크게 자극시킨다는 점이다. 승부욕이 자극되면 게이머는 열성 고객이 된다. 최고수가 되기 위해 연습하고 또 연습한다.

최근 게임 개발사들은 이 점을 명확히 알고 있다. 콘텐츠의 제작의 부담을 줄이고 게임의 수명을 늘이기 위해 개발사들은 게임 내의 '승부욕'을 늘이는데 사력을 다하고 있다.

< FPS 게임들, '승부욕' 유지에 안간힘>

드래곤플라이는 '스페셜포스' 게이머들을 위한 승부의 장을 끊임없이 제공하고 있다. '스페셜포스'의 아마추어 리그를 계속 진행하는가 하면, 3년 내내 온게임넷과 MBC게임에 대형 방송 리그를 추진했다. 때문에 '스페셜포스'는 최근 FPS 게임의 범람과 '카스 온라인'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호황을 이루고 있다. 동시접속자는 다소 줄었어도 오히려 매출은 늘었다는 게 드래곤플라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NHN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울프팀'은 학교 대항전을 개량한 학교 랭킹전을 게임 내에 접목시켜 게이머의 승부욕에 불을 켰다. 전통의 라이벌전으로 이름높은 '연고전'도 함께 치룬바 있다. 엔씨소프트에서 서비스 중인 '포인트 블랭크' 또한 자신과 실력이 비슷한 게이머들에게 '라이벌'이라는 것이 뜨게 해 서로 목표가 되도록 하는 등 FPS 게임의 '승부욕' 중점화 에 노력하고 있다.


< MMORPG, 파격적인 승부를 주도하다>

MMORPG도 주력 콘텐츠인 '전투'를 좀 더 개량해 게이머 유치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리니지2'는 최근 '배틀리그'를 열어 새로운 '승부욕'의 장을 열었다. 배틀리그는 1년에 한 번씩 진행되는 '리니지2' 서버간 최강 팀 간의 대결을 다루는 '리니지2'계의 올림픽. 우승자는 1년 내내 각 서버에서 우승자로써 권위를 가지며 높은 성능의 아이템과 새로운 호칭을 부여받게 된다. 지난해까지는 단순히 토너먼트 전으로 치루어져 이벤트 형식의 느낌이 강했지만, 이번 시즌부터는 진정한 최강 팀을 고르기 위해 리그전이 도입됐다. 또 매 경기마다 판도라 TV를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하고, 게이머들끼리 교류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개발사인 엔씨소프트가 '전투의 새장'을 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과거에는 공성전 같은 초대형 전쟁만 있었지만 배틀리그의 출범으로 '소수 대 소수'의 대결 또한 하나의 트렌드화 되고 있는 추세다.

블리자드도 '월드오브워크래프트'에 배틀 아레나를 도입해 게이머들의 '승부욕'에 불을 지피고 있다. 이 배틀 아레나는 최근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주력 콘텐츠인 레이드 보다 더 주목을 받을만큼 인기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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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콘솔 게임도 트렌드에 맞춰 '진화 중'>

콘솔 게임도 마찬가지다. 예전에는 콘솔 게임이라고 하면 혼자서 즐기는 게임을 뜻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네트워크에 연결함으로써, '다른 사람과의 승부'를 주 콘텐츠로 삼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유명 잠입 게임인 '메탈기어 솔리드'는 시리즈 대대로 혼자 몰래 기지에 잠입하는 것이 목적인 게임이었지만 최근 PS3로 출시된 '메탈기어 솔리드4'는 네트워크에 연결해 다수 대 다수의 승부가 가능하도록 바뀌었다. 또 엑스박스360의 킬러 타이틀로 속하는 '헤일로3' 또한 상대방을 누르는 '짜릿한 승부'를 게임의 재미로 내세울 정도다.

이외에도 '버추어파이터5''소울칼리버4' 등 본격 대전 격투 게임들도 대부분 네트워크 연결을 지원함으로써 게이머들을 유혹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업계의 한 전문가는 "게이머가 대결할 수 있는 최상의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야 말로 개발사가 게이머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라며 "대결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변수, 쉽게 상대를 찾을 수 있는 UI, 승부를 자극하는 도발 등 게이머들의 승부욕을 불태울 수 있게 하기위해 연구해야 할 부분이 아직도 무궁무진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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