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컨벤션으로 읽어본 2008 유럽 게임 시장 트렌드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유럽 내 최대 게임 축제, 게임컨벤션2008이 24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액티비젼블리자드, EA, 소니, MS, 코나미, 세가 등 대형 퍼블리셔들이 대거 참여한 이번 행사는 볼거리는 볼거리, 수준이면 수준 어느 하나 부족함이 없이 진행돼, '역시 유럽 내 최대 게임 축제'라는 명성을 유지했다.

유럽 하반기 게임 시장 트렌드를 엿볼 수 있는 게임컨벤션 행사. 이번 게임컨벤션 2008에서는 어떤 게임들이 인기를 끌었고, 하반기 시장을 선도할 트렌드는 무엇인지 알아보자.

- 리듬 게임의 강세, 그 뒤를 이어가는 파티 형태의 게임

이번 게임컨벤션에서 가장 주목해야할 부분은 바로 리듬 게임의 강세라고 할 수 있다. '락밴드'를 시작으로 '기타히어로 온 투어' '싱스타' 등 여러 종의 리듬 게임들이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공개됐으며, 유럽 게이머들을 리듬의 바다에 빠지게 만들었다.

특히 노래를 부르기 좋아하는 유럽 사람들의 특성을 공략한 음악 게임들은 기존에 나온 연주 위주의 리듬 게임보다 많은 수의 게임이 출전, 향후 음악 시장의 판도를 가늠케 했다.

또한 가족끼리 함께 즐길 수 있는 파티 형태의 게임들도 대거 출시됐다. 소니의 '리틀빅플래닛'을 시작으로 '버즈 TV 퀴즈쇼' '엽기토끼 TV 파티' 등 다양한 파티 게임들이 공개됐다. 이에 따른 게이머들의 반응도 매우 좋은 편. 가족 단위로 행사장을 방문한 관람객들은 파티 게임이 설치된 부스에서 떠날 줄을 몰랐으며, 아이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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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축구 강국답게 '피파09'와 '위닝일레븐09'에 대한 기대감 역시 컸다. 10대에서 30대층의 남자들이라면 한번쯤 방문한 EA와 코나미 부스에는 축구 게임을 해보기 위해 많은 게이머들을 줄을 섰으며, 현장에서 즉석으로 두 게임에 대한 비교나, 토론 등을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 MMORPG 성공의 가능성 활짝 열린 유럽 시장

또 하나의 유럽 시장 트렌드를 본다면 성장하고 있는 온라인 게임 시장이라는 것이다. 지난 2003년부터 꾸준히 성장하기 시장한 유럽 온라인 인프라는 2006년을 기점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으며, 현재 국내 시장까지는 아니지만, 북미를 비롯한 여러 국가와 견주어봐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인터넷 문화가 발전됐다.

덕분에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떠오르는 신흥 시장으로 각광 받고 있으며, 북미를 비롯해 유럽, 아시아 국가의 많은 게임들을 활로를 뚫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유럽 시장의 온라인 게임이 차지하는 비율은 2007년을 기준으로 15퍼센트 수준. 2006년 6퍼센트 수준인 것을 본다면 타 플랫폼과 비교 해봐도 매우 빠른 성장세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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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유럽 게임 업계 관계자들은 이대로라면 2008년 20퍼센트, 2010년에는 약 26퍼센트의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매출로 본다면 1,653 백만 달러 규모로, 모바일과 아케이드 시장을 훌쩍 넘기는 수치다.

이런 온라인 게임 시장 중심에는 MMORPG가 있다. '리니지2'와 '길드워'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룬 스케이프' 등의 게임으로 나누어진 MMORPG 게임 시장은 매년 수익이 크게 증가할 정도로 유럽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엔씨소프트의 '아이온'을 비롯해 펀컴의 '에이지오브코난', EA의 '워해머온라인' 등이 참전을 선언,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이중 엔씨소프트의 '아이온'은 현지 출시 일정도 정확하게 잡히지 않은 상태이지만, 커뮤니티 등이 급수적으로 생겨날 정도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게임컨벤션에 설치된 부스에는 사람들이 지나갈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관람객이 입장했으며, '아이온'의 뛰어난 그래픽과 스토리를 중심으로 한 게임성에 매료됐다.

엔씨소프트의 한 관계자는 "'아이온'은 유럽 게이머들의 입맛에 맞는 캐릭터와 게임성을 가지고 있다. 작은 스토리를 비롯해 많은 게이머들이 동시에 참여할 수 있는 전쟁까지 모두 준비돼 있는 점에 매력을 느끼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유럽 비디오 게임 시장, Wii의 승리로 막 내리나?

이렇게 성장하고 있는 시장에 비해 비디오 게임 시장은 갈수록 내리막을 기록 중이다. 유럽 내 플랫폼 중 절반이 조금 안 되는 비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시장 내림세는 어쩔 수가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유럽 시장 내 비디오 게임 시장은 닌텐도의 체감형 게임기 Wii의 독주로 진행되고 있으며, 그 뒤를 PS3과 Xbox360이 쫓고 있다. 실제로 1위와 2, 3위의 격차는 상당히 큰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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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i를 기반으로 한 게임들은 현지의 개발사를 비롯해 다양하게 나오고 있으며, 양 플랫폼과 비교해볼 경우 약 20개 정도 많은 라인업이 공개가 되고 있다. 실제로 파티형태나 가족들을 중심으로 한 게임들이 Wii에 몰려 있다 보니 이 같은 현상이 생기고 있는 것. 이와 다르게 Xbox360과 PS3은 코어 게이머들을 공략하는 게임이 우선되어 있고, 하반기 라인업도 대부분이 코어한 게임으로 구성돼 유럽 시장 전망을 어둡게 만들었다.

물론 Xbox360과 PS3에도 파티 형태의 게임이나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이 공개되고 있지만, Wii의 강세를 누르지는 못하는 실정이다. 덕분에 유럽 시장 내 비디오 게임 점유율은 조금씩 떨어지고 있으며, 오히려 PC 시장이나 온라인 시장의 강세를 도와주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게임컨벤션에서도 이 같은 모습은 자주 연출됐다. Wii 게임이 설치된 부스에는 가족단위 관람객들이 대거 몰려 인산인해를 누렸지만, 상대적으로 코어한 게임들이 많은 소니와 MS의 부스에는 젊은 층의 게이머들만 보일 뿐 가족 단위 관람객의 입장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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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을 기약하는 게임컨벤션, 유럽 시장의 변화를 이끈다

다양한 정보와 이슈를 만들어낸 게임컨벤션 2008은 이렇게 막을 내렸다. 2009년에 또 다시 진행될 게임컨벤션은 과연 어떤 이슈와 유럽 시장의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 벌써부터 기대가된다. 새롭게 급부상하고 있는 유럽 게임의 선전과, 하반기 게임 시장의 판도가 어떻게 변할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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