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비즈니스의 보고, AK커뮤니케이션을 가다

AK커뮤니케이션, 일본 관련 물품을 자주 접하는 분이라면 한번 쯤 접해봤음직한 회사다.

AK통상이라고 불리우던 이 회사는 99년도 이후 AK커뮤니케이션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일본 캐릭터 관련 물품, 학용품, 펜시용품 등을 취급하며 비즈니스를 해왔다. PS2 게임, 도서, 게임 관련 웹진 등 일본 물품이라면 '안 해본 것이 없다'며 자부하는 AK커뮤니케이션, '아이들의 즐거움을 위해서는 뭐든지 한다'는 이동섭 대표를 따라 이 회사를 방문했다.

용산 원효로 3가와 2가 사이, SK주유소 옆 건물 2층에 AK커뮤니케이션은 위치해 있었다. 들어가 보니 이사한지 얼마 안 되어 정리가 다 안 된 모습이었고, 내부는 아직 부산한 모습을 보였다. 예전에는 3~4명 일 때도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12명으로 직원이 늘어 최근에 이사를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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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구조는 가운데에 널찍한 공간이 있어 사원들이 일하는 공간으로 꾸며졌고, 왼쪽 통로를 통한 안쪽에 사장실이 있었다. 그리고 오른쪽에는 회의실 겸 창고가 있었다.

회의실로 들어가보니 '드래곤볼''북두의권' 실사 등 쉬이 보기 힘든 독특한 비디오 테이프들이 바로 눈에 들어왔다. 또 옆에 책꽂이에는 다양한 도서들이 가득 쌓아져 있었다. '도쿠가와 이에야쓰' '바벨2세''도요토미히데요시''징기스칸' 등 AK커뮤니케이션에서 취급하던 책들이었다. 하나 하나 살펴보는 중에 특이한 책이 손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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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프라가 좋아요''노모켄'이라고 불리는 책이었는데, 국내에서 거의 볼 수 없었던 건담 등 프라모델 관련 책들이었다. 수요가 있지만 공급이 없었던 이러한 틈새시장을 공략했다는 얘기, 베스트 셀러 만큼은 아니지만 꾸준히 인기가 있다는 얘기도 들었다.

한쪽 구석을 보니 비디오 물도 눈에 들어왔다. '지금은 연애중''별을 쏘다' 등 익숙했던 한국 드라마 였다. 왜 이러한 비디오가 있냐고 물어보니 AK커뮤니케이션의 일본 수출 물품이란다. 일본에는 AK커뮤니케이션의 자회사인 '켄 커뮤니케이션'이 설립되어 있는데, 한국의 유명한 드라마나 물품들은 이 회사를 통해 일본으로 수출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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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실을 지나 창고로 시선을 돌려보니 각종 게임 관련 물품들이 확 눈에 들어왔다. 이동섭 대표에게 물어보니 99년도부터 게임 관련 사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 당시부터 '게임대학'이라는 웹진을 운영해왔으며, 일본 라인을 통해 '루나 실버스타 스토리' PC판, 그리고 '악튜러스 OST'도 만들었다고 했다. 유명한 김학규 대표와도 인연이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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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2001년도에 들어서는 '마작' 게임도 들여왔고, 2002년 부터는 PS2 타이틀을 출시했다. 유명한 '하지메노 일보''컬드셉트'도 이 때 출시됐으며, '동물철권'이라는 이름으로 '블러디로어4'를 PC용 주얼판으로 내놓기도 했다고 한다. 이후에는 '대미인''수영대회' 등 8가지의 D3퍼블리셔 제품들이 이 회사의 힘으로 국내에 정식 출시됐다. PSP용 '전차로 고'나 성인 게임인 '야구권'도 AK커뮤니케이션이 들여온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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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 구석구석을 살펴보니 휴대용 게임기 액정 보호기부터 보호 가방 등 없는 것이 없었다. 일본의 유명 게임 주변기기 업체인 '호리'의 물품들이 많았는데, 물어보니 이 호리의 한국 총판을 AK커뮤니케이션이 담당하고 있다고 한다.

창고 오른쪽에는 상자가 가득 쌓여 있었는데, 하나를 열어보니 거대한 '마이' 피규어가 나왔다. 이러한 피규어, 주변기기 같은 물품들은 AK게임몰(AKgamemol.co.kr)을 통해 직접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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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숨을 돌리고 창고를 지나 메인 사무실로 다시 돌아와보니 사람들이 분주하게 게임을 개발하고 있었다. 단순히 일본 물품을 유통하는 무역회사로 알았더니 실제로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AK커뮤니케이션이 개발하는 것은 다름아닌 모바일 게임이었다.

이동섭 대표에게 물어보니 AK커뮤니케이션은 모바일 게임도 지속적으로 개발을 해왔다고 한다. 과거에 '슈퍼대전략' '심플게임' '브레인 대한민국' 등을 출시했고, 최근에는 '우뇌트레이닝2'와 '퍼즐천국' 등을 SK텔레콤을 통해 런칭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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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퍼즐천국'은 스도쿠, 네모로직, 배틀쉽이라는 대표적인 퍼즐 게임이 각각 150문제 가까이 수록된 게임으로 최근 터치 버전으로 출시되어 3배 이상의 높은 매출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모바일 게임을 강화할 예정이냐고 물어보니 개발팀을 3개로 늘이고 10명을 그쪽에 투입한다는 얘기도 들었다.

회사를 한 바퀴 다 돌고 설명을 듣고 나니 거의 2시간 가까이 지났다. 그만큼 AK커뮤니케이션은 해온 일이 많았고, 또 다채로운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었다. 모바일 게임과 콘솔게임, 게임 관련 기기, 드라마, 도서, 피규어 등 이런 쪽 비즈니스를 선택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어떻게 이쪽 길로 들어섰냐고 물었더니 이동섭 대표는 완고했다.

모든 것은 '아이들의 즐거움' 때문이란다. 프로모델을 만지고, 좀 더 쉽게 게임을 즐기고, 만화책도 보고, 그런 물품들이 공부에 지친 아이들을 즐겁게 해줄 수 있다는 것. 20년 넘게 일본 비즈니스를 해온 이동섭 대표의 신념이었다.

AK커뮤니케이션을 돌고 나오는 길, 용산의 게임 판매점에 걸린 각종 주변기기를 봤다. 그리고 AK커뮤니케이션이 떠올랐다. 10여년 전, 누구든지 다 보따리 장수를 통해 밀수로 게임 물품을 들여오던 시절, AK커뮤니케이션은 나홀로 영상물등급위원회에 물품을 의뢰하고 정정당당히 세금을 내고 물품을 들여왔다고 한다. 그 신념과 아이들을 위한 생각이 AK커뮤니케이션을 더 활발히 키우길 기대해보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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