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온라인게임 시장 2년째 정체…'타개책이 없다'

한때 10만이 넘는 동접을 기록한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성공 이후 해외시장 중 최고의 블루칩으로 꼽혔던 일본 온라인게임시장이 2년째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다.

과거 '리니지' 시리즈와 '라그나로크 온라인'으로 대표되던 일본의 온라인게임 한류 열풍은 현재 대부분 시들해졌고, 국내에서 야심차게 일본으로 진출했던 회사들도 현재는 게임포털의 라인업을 정비하고 과감하게 서비스를 종료하는 등 온라인게임 사업의 재정비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여전히 가장 인기 있는 게임 장르는 MMORPG

국내와 마찬가지로 일본의 온라인게이머들 역시 가장 많은 접속시간을 보이고 있는 게임 장르는 MMORPG다. 과거에 비해 하락하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순위에는 '리니지' 시리즈와 '라그나로크 온라인', '붉은 보석', '데카론', '나이트 온라인' 등이 자리 잡고 있으며, 최근 서비스를 시작한 '던전앤파이터', '아틀란티카' 등도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일본 자체개발 게임 중에서는 '파이널판타지11', '몬스터헌터 프론티어 온라인', '진여신전생 온라인' 등과 같은 유명 IP를 활용한 온라인 게임들이 일본 게이머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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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대부분의 국내 게임들은 국내와 같은 서비스 모델이 아닌 '일본형'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일본 게이머는 한국 게이머들처럼 레벨 업에 집중하는 것 보다 자신의 캐릭터를 꾸미고 다른 친구들과 대화를 하기 위해 즐기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홈페이지의 아바타나 개성 있는 복장, 액세서리 등이 훨씬 인기를 얻고 있고, 그런 방식의 판매 아이템 제작에 회사들의 역량이 집중되고 있다.


동접 대비 수익률은 한국에 5배 이상

국내에서는 정액제 게임이 아닌 MMORPG에서 안정적으로 서비스되고 성공작이라고 평가받기 위한 최소한의 수치는 약 1만 명 정도다. 그 이유는 무료로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가 많기 때문으로, 동시접속자들 중 유료 콘텐츠를 구입하는 수치는 4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일본의 온라인 게임시장에서 성공작이라고 평가받기 위해서는 약 2~3천 명 정도의 동시접속자만 유지하면 된다. 국내와 달리 일본은 게이머들의 결제비율이 높다. 일본 게이머들은 게임성이나 게임 콘텐츠가 마음에 들면 지갑을 열고 금액을 지불하는 것에 큰 거부감이 없는 편이다. 때문에 일본 온라인게임사들은 2~3천명의 동시접속자들만 유지하더라도 국내에서 1만 여명에 육박하는 금액을 거두어들일 수 있다. 그만큼 자신이 즐기고 있는 게임에 대한 충성도가 높으며, 한번 게임을 즐기기 시작하면 오랫동안 하나의 게임을 즐긴다. 좀처럼 유행을 만들 수 없지만, 유행이 되면 오래 가는 일본인의 특징이 게임에도 반영된 결과다.


1조 5천억 원대 日 온라인 게임시장, 리딩 그룹이 없다

일본온라인게임협회(JOGA)는 2008년 일본 온라인게임 시장을 약 1000억엔(한화 약 1조5천억원, 10/28일 환율 기준) 규모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약 2006년부터 거의 그대로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발전이 없는 상태에서 일본의 온라인게임 회사들은 10% 이상 감소했고, 서비스되는 온라인게임 종류 역시 10% 이상 줄어들었다.

다만 NHN재펜, 엠게임재펜, 게임온, 게임야로우 등 국내 온라인게임을 주력으로 서비스하는 게임사들의 수익이 조금씩 늘어 시장 분위기 상으로 '위험신호'가 체감되지 않을 뿐이다.

국내의 경우, '리니지'를 보유한 엔씨소프트를 중심으로 넥슨, CJ, NHN, 게임하이 등의 게임회사들이 히트 게임들을 제작해 시장 전체 수익의 50% 이상을 점유하면서 전반적으로 온라인게임 시장을 리딩하고 있는 반면, 2008년 까지 100억 엔 이상의 매출을 거둔 그룹이 없을 정도로 다분화 되어 있다. 그렇다보니 자신의 밥벌이에 긍긍하며, 그 누구도 시장 발전을 위한 대규모 마케팅이나 리딩 기업 역할을 해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2년 전에 발족한 일본온라인게임협회 역시 아직 게임사들을 조율하며 시장의 발전을 도모하기에는 경험이 부족하다고 평가되고 있다.

일본의 한 게임 관계자는 "일본 온라인게임 시장의 분위기는 좋지 않다. 회사들의 생존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봐야 한다"며 "한국과 같이 규모가 크고 시장성 있는 게임을 가진 리딩 기업이 생겨나 시장 확대를 위한 다양한 노력이 있지 않으면 당분간 이러한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또 "웬만한 게임업체들은 '온라인'이 가야할 길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게이머들이 아직도 비디오게임에 집중하는 편이기 때문에 쉽게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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