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작 홍수 속에서도, 돋보이는 '세인츠로우2'


만약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걸, 그리고 그동안 이루어 놓았던 모든 것이 한순간에 없어진다면 기분이 어떨까. THQ코리아에서 자막 한글화로 국내 정식 발매한 PS3용 액션 게임 '세인츠로우2'는 이런 모든걸 잃어 버린 한 남자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시작된다.

전작 '세인츠로우'에서 가상의 도시 스틸워터를 장악했지만, 마지막에 배신을 당하면서 죽음을 당했던 주인공이 몇 년 뒤 혼수상태에서 깨어나게 된다. 하지만 이미 자신이 이루어놓은 '세인츠'는 보스의 죽음으로 역사 속 갱단이 되어버린 지 오래. 주인공은 몇 명 남아 있는 친구들을 모아 다시 '세인츠'를 재건해야 하고, 도시를 장악하고 있는 낭인당, 형제단 등 다른 갱단을 모두 제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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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의 영화 같은 스토리로 시작하는 '세인츠로우2'는 그동안 'GTA' 시리즈로 대변되는 액션 시리즈와 흡사한 게임성을 가진 게임이다. 게이머는 스틸워터라는 가상의 도시에서 자신의 갱단을 키우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으며, 게임과 크게 관련은 없지만 수행할 경우 보너스를 받을 수 있는 보조 임무 등을 즐길 수 있다.

특히 플레이 방식에 따라 경찰이 되기도 하고, 택시 운전사나, 타 게임에서 보기 힘든 인질극하기, 스타 경호하기, 분뇨 건물에 뿌리기, 보험 사기금 타기 등 색다른 임무들을 만나게 된다.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GTA' 시리즈가 보여주지 못한 다양한 재미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성을 극대화 시킨 'GTA' 시리즈는 전 세계 천만장이라는 엄청난 판매고를 올렸지만 일반 게이머들에게는 그리 쉬운 게임이라고 말하긴 어려울 정도로 꽤 난이도가 있는 게임이었다. 물론 시리즈를 계속 즐긴 분들이라면 모르겠지만, 이런 스타일의 게임을 즐겨보지 않았거나, 별로 안 해본 게이머들이라면 적응하는데, 꽤 오랜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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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세인츠로우2'는 초보자나 게임을 처음 즐기는 사람들조차도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배려를 해주고 있다. 먼저 난이도 조절과 협동 모드가 있다. 쉬움, 보통, 어려움, 매우 어려움 등으로 나누어지는 난이도 부분은 쉬움으로 할 경우, 주인공이 총에 맞아도 거의 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미션의 난이도가 하락해 별 부담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단계별로 난이도의 차이가 무리할 정도로 차이가 나지 않고, 즐기는 동안 필요에 따라 언제든지 난이도를 변경할 수 있도록 해 게이머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해준다.

또한 혼자서 힘든 모드는 2명이 함께 즐길 수도 있게 해준다. 협동 모드는 온라인 모드나 한 개의 화면으로 함께 즐기는 모드 등으로 나눠 즐길 수 있다. 특히 혼자서 하기 어려운 제압 미션 등에서 친구와 함께 즐기면 매우 좋다. 온라인 모드의 경우는 PS3 버전으로 하면 무료로 온라인에 접속이 가능하기 때문에, 전 세계 온라인 친구들과 함께 스틸워터를 점령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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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특징으로는 주인공의 액션이 매우 다양하다는 것이다. 'GTA' 시리즈가 보여주지 못한 다양한 액션들은 '세인츠로우2'에서는 즐길 수 있다. 주인공은 상대방을 잡아서 벽이나 절벽, 물속으로 던질 수 있으며, 적을 잡은 상태에서 총알 방패처럼 사용할 수도 있다. 또한 공격 스타일이 존재해 중요 임무와 보조 임무를 수행하는 중 여러 가지 파이팅 스타일을 흡수할 수 있다.

특히 재미있는 건 프로레슬링과 이종격투기 스타일. THQ에서 출시하는 'WWE 스맥다운 대 로우' 시리즈처럼 상대방에서 멋진 기술을 쓸 수도 있고, 미르코 크로캅처럼 하이킥으로 상대방을 넉다운 시키는 것도 된다. 이 외에도 닌자 스타일이나, 복싱, 마샬아츠 등 다양한 격투 스타일이 존재한다.

결정적으로 'GTA' 시리즈와 다른 점은 게임 내 자유도가 매우 뛰어나다는 것이다. 게이머는 캐릭터의 얼굴부터 발끝까지 모든 부분을 커스텀 마이징할 수 있으며, 자신이 사는 갱단들의 집과 갱단의 모습, 그들이 타고 다닐 차량까지 모든 부분을 마음대로 변경할 수 있다. 이 부분은 스토리 위주의 'GTA' 보다 더 오랜 시간, 다양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해주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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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해서 이 게임이 스토리 부분이 빈약하거나 재미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전작보다 4배 이상 커진 스케일답게 스토리에는 다양한 복선이 존재하고,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맞춰 다양하게 진행할 수 있다. 굳이 지역 점령을 하지 않고 보조 임무만 간편하게 즐길 수 있으며, 여러 가지 중요 임무들도 순서에 상관없이 선택해 진행하는 것도 된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들이 다수 눈에 띈다. 먼저 전체적으로 그래픽의 수준이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 'GTA4'에 비해 약하다. 물론 다양한 사물을 부술 수 있도록 한 점이나, 다양한 캐릭터 커스텀 마이징 시스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선택한 부분이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그래픽이 떨어져 보인다는 인상은 지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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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일부 모션들이나, 버그처럼 보이는 여러 동작들이 종종 나온다. 점프 한 후에 어설프게 넘어지는 주인공의 모션이나 잡기 기술 사용 중 캐릭터가 서로를 뚫고 지나가 버리는 것, 그리고 차량 밖에 있으면서도 타고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자세 등 의외로 많은 상황에서 그런 모습들이 연출된다. 특히 일본도로 피니시 공격을 성공 시키면 보이는 장면은 정말 어설프다.

그래도 '세인츠로우2'는 대작들의 홍수 속에서도 게이머들을 자극하는 수작임은 틀림이 없다. 현장감을 최대로 살린 자막 한글화로 미국 드라마를 보는 듯 한 재미까지 안겨주는 '세인츠로우2'는 그동안 액션에 목마른 게이머들은 물론, 자유도가 높은 스타일의 액션 게임을 기다린 게이머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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