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결정전을 제압하는 팀이 ‘프로리그를 지배한다’

'리바운드를 제압하는 자가 시합을 지배한다'라는 대사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90년대 최고의 인기 스포츠 만화 '슬램덩크'의 유명한 대사 중 하나로, 농구 시합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리바운드가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대사다.


신한은행 프로리그 08-09 시즌에서 농구의 리바운드만큼 경기의 승패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바로 에이스 결정전이다. 그날 경기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펼쳐지기 때문에 경기의 승패가 결정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며, 에이스 결정전에서의 1승은 단순한 1승의 의미보다 더욱 큰 값어치를 가지기 때문이다.

팀에서 가장 믿을 만한 선수이거나 필승카드의 중책을 맞은 각 팀의 에이스들은 마지막 경기에 나서 상대팀의 에이스와 팀의 승리를 걸고 진검승부를 펼친다. 그렇기 때문에 마지막 경기에 나서는 선수의 1승은 단순히 1승의 의미보다는 팀의 승리라는 의미가 더욱 크다.

지난 시즌도 많은 에이스 결정전을 펼치며 명승부를 연출해온 프로리그였지만 08-09시즌은 초반부터 연이은 에이스 결정전으로 지난해 보다 더욱 치열하고 숨 막히는 대결을 펼치고 있다.


신한은행 프로리그 08-09시즌 개막전 SKT-삼성전자, 온게임넷-르까프의 대결부터 시작된 에이스결정전은 11월5일로 프로리그 5주차 경기를 마친 가운데, 총 48경기 중 50%가 넘는 26번의 대결을 치렀다. 이는 10팀으로 구성된 각 팀들은 평균 5.2경기의 에이스 결정전을 치른 결과이며, 현재 7~9경기를 치른 각 팀들은 주중 1경기 이상 에이스 결정전으로 승부를 가린 셈이 된다.

그 중에서 이스트로는 8경기 중 11월5일 공군과의 경기 전까지 7연속으로 에이스 결정전까지 이어지는 승부를 펼치며 '7연속 에이스 결정전'이란 신기록을 수립하기도 했다. 하지만 1경기를 제외하고 모든 대결에서 패하며, 이스트로는 현재 1승 7패로 승차 없이 공군 에이스에 세트스코어에서 앞선 9위를 기록하고 있다.


모든 에이스 결정전에서 승리한 팀은 2007 시즌 프로리그에서 우승한 르까프 오즈이다. 총 4번의 에이스 결정전에서 승리한 르까프는 이제동이 2승, 박지수, 구성훈이 각각 1승씩을 챙기며 에이스 결정전에 특별히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에이스 결정전 필승 공식을 이어가고 있는 르까프는 6승 1패로 현재 1위를 기록하고 있다.

STX 소울 역시 김구현, 박성준, 김윤환 등이 활약하며 에이스 결정전에서 4승 2패라는 준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으며, 삼성전자도 최근 에이스 결정전에서 3연승을 거두며 전체 순위 2위에 올라 선두 르까프를 턱밑까지 쫓아왔다.


이처럼 에이스결정전이 양산되고 있는 프로리그의 상황에 대해 많은 e스포츠 관계자 및 감독들은 '팀 전력의 상향평준화'로 입을 모으고 있다.

르까프의 조정웅 감독은 "이스트로는 이번 시즌 확실히 전력강화가 이뤄졌다. 비록 팀 성적은 1승7패로 하위권에 머물러 있지만 승패라는 결과보다 경기력 면에서 모든 선수들이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며 "우리 팀은 과거 이제동 선수에게 많은 경기가 집중되며 부담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박지수, 구성훈 등 여러 선수들이 확실한 에이스 역할을 해주고 있어 전반적으로 안정된 전력을 갖추게 되었다"고 평가했다.

온게임넷의 엄재경, 김태영 해설의원은 "신한은행 프로리그 08-09시즌에서 어느 때보다 많은 에이스결정전이 펼쳐지는 것은 모든 팀들의 전력 상향평준화가 이뤄줬기 때문이라고 본다"며 "e스포츠팬들의 입장에서는 모든 경기에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치열한 승부가 이어지며 어느 해보다 즐거운 시즌을 감상하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확실한 에이스카드를 보유한 팀들이 물론 유리하겠지만, 각 팀의 감독들은 초반부터 숨 막히는 일정과 에이스 결정전으로 선수들의 고른 관리와 기용이 더욱 중요하게 작용하는 시즌이 될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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