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의 시작, 각 분야별 게임업계 전망

2008년 게임 업계는 해외 수출 10억달러 달성, 연말 '아이온'의 흥행 돌풍 등 대체적으로 풍족한 한 해를 보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2008년 말 지독한 불황에도 게임 산업은 연일 최대 매출 등의 수립으로 '탄탄함'이 과시되었고, 엠게임, 조이맥스 등 중견 게임사들이 상장하면서 더욱 미래를 밝게 예측토록 하고 있다.

밝아온 기축년 (己丑年) 새해, 본지에서는 2009년을 맞아 국내 게임업계가 어떻게 나아가게 될지 각 분야별로 분석해봤다.

< 온라인 게임업계, 수출 호조 등 성장세가 대세>

세계적으로 온라인 게임이 활성화되면서 올 해도 온라인 게임 수출은 계속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기류는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에서도 지난 2007년 말에 3억3천 만 달러, 2008년 말에 3억9천 만 달러의 수출 상담 실적을 올린 것만 봐도 확인할 수 있다. 베트남, 대만, 중국 등 아시아 중심이었던 온라인 게임 시장이 북미, 유럽과 함께 브라질 등 남미까지 퍼져나가면서 세계 각국에서 한국 온라인 게임들을 찾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서도 국내 온라인 업계의 성장세를 앞 다투어 분석하고 나섰다. 최근 대신증권 측에서는 엔씨소프트의 '아이온'이 양호한 트래픽 흥행으로 내년도 1천억 원대 이상의 매출액을 시현할 것으로 분석했으며,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올해 CJ인터넷, 네오위즈게임즈, NHN이 각각 14.6%, 47.2%, 15.9%의 매출액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평가한 바 있다. 이 관계자는 "온라인게임 시장은 해외시장 확대 등으로 인해 성장성이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의 한 애널리스트도 "카드 게임 류의 회복세가 게임 포털들의 성장을 견인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시장의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중소 개발사들에게는 더욱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마비노기 영웅전' '블레이드앤소울' 등 한 단계 '앞 선' 차세대 온라인 게임들이 속속 발표되면서 그만큼 게이머들의 눈높이가 올라갔기 때문이다. '아이온'을 제외하고 아직까지 뚜렷한 성공작이 없는 온라인 게임 시장을 두고 각 게임 포털이 게임 서비스 계약을 좀처럼 하지 않는 것도 이런 시류를 반증한다.

한 게임포털 관계자는 "지난 3년 간의 연이은 실패로 게임 포털들이 워낙 신중해졌다"고 토로하며 "과거에는 가능성 위주로 게임을 선별했지만 이제는 완성도가 높고 콘텐츠가 많지 않으면 일단 게임 계약은 보류하는 것이 관례"라고 말했다.

< 비디오 게임업계, 여전히 사장세>

세계적인 불황에도 세계 비디오 게임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반면, 국내 비디오 게임업계는 여전히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닌텐도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 출시 1년이 채 안되는 동안 NDS를 게임기 중 처음으로 100만대를 판매하는 기염을 토했지만 불법 복제의 만연으로 이내 수그러졌다. 닌텐도의 비디오 게임기 '위'도 국내에서 30만 대가 판매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환율의 영향으로 해외로 나간 양이 상당하다는 게 시장 관계자의 말이다.

PS2와 PS3를 담당하고 있는 SCEK, 그리고 X박스360를 출시한 MS도 어렵긴 매 한가지다. 지난해에도 '기어즈 오브 워2' 등 몇몇 인기 작을 빼면 소프트웨어 판매량은 단 1만 장을 넘지 못했다. 인기없는 게임의 경우 국내 시장 전체에서 몇 백장 정도밖에 팔리지 않았다. 이러던 시장이 환율 상승으로 인해 올해 게임 패키지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판매는 더 절감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해외 게임 지사의 관계자는 "못해도 게임당 2~3천 장은 팔려야 한글화도 하고 시장을 유지할 수 있다. 일본 아키하바라의 한 구멍가게 보다도 한국 전체 시장이 더 작다고 느껴질 정도"라며 "올해에 환율 안정과 불법 복제에 대한 특별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비디오 게임을 출시하는 해외 지사들은 설 곳을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용산에 있는 한 게임 총판의 관계자도 새해 전망에 관련된 질문에 "게임 판매가 갈 수록 줄고 있다.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답해 2009년 비디오 게임 분야가 여전히 고전할 것임을 시사했다.

< 모바일 게임업계, 위피 폐지로 오리무중>

모바일 게임업계는 갈팡질팡하는 모습이다. 부분 유료화의 활성화, 네트워크 게임 시스템의 발전 등으로 전체적인 시장 규모는 25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되고 있지만 오는 4월 위피 폐지를 두고 경쟁의 강화, 개발비 증가 등의 악재가 쌓여있기 때문이다.

6명으로 구성된 한 중소 개발사의 관계자는 "예전에는 게임 하나에 최소 3명, 많아도 5명을 붙이면 게임 개발이 가능했지만 오는 4월에 위피가 폐지되면 기존보다 2~3명은 더 인원을 붙여야 한다"며 "또 해외의 유명 게임들이 물밀듯이 쏟아져 들어와 경쟁이 가중될 것"이라고 고민을 털어놨다.

반면에 메이저 업체들은 위피 폐지로 인해 모바일 게임업계의 해외 진출이 훨씬 커질 것으로 예측한다. 컴투스, 게임빌, 게임로프트 등 기술력을 갖춘 개발사들과 해외 수출을 진작에 모색하고 있던 인터세이브 등의 개발사들은 '장벽이 사라졌다'며 해외 진출 환경을 반기는 모습이다. 특히 KTF에서 일본 NTT도코모와 제휴를 맺고 수출한 국내 모바일 RPG들이 좋은 성과를 보이는 등 올 해에 모바일 게임 '한류 바람'도 뜨거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편, KTF에서 지난 12월1일부터 시행한 '청소년 정보료 상한제'는 모바일 업계에 타격이 될 전망이다. 현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약 3~40%를 차지하고 있는 KTF 측에서 청소년 보호 차원에서 한 달 정보이용료를 3천원으로 제한하는 정책을 내놓음에 따라 모바일 게임사의 매출이 줄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KTF측은 "CP들의 매출이 주는 액수가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모바일 게임사들은 "청소년들이 벨소리 등 부가 서비스를 하나라도 받게 되면 3천원짜리 모바일 게임은 받을 수 없게 된다"며 울상을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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