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에겐 없는 참신한 게임성, 지방에서 찾는다

게임백서에 따르면, 국내 게임 개발사의 90퍼센트는 서울에 있다고 한다. 대한민국의 수도이기도 하고, 경제와 산업 발전의 중심이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당연한 부분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게임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서울에 게임 개발인구가 몰리는 현상부터, 지방과 서울의 개발력의 차이 등.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게임 소재와 참신한 아이디어가 고갈되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서울 지역의 게임 업체들이 아닌 지방의 게임 업체들이 선전을 거듭하면서 퍼블리셔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지방 게임 개발업체들의 무엇이 그토록 퍼블리셔들과 게이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 새로운 시작, 열정으로 퍼블리셔를 사로잡다

최근 공개 서비스를 시작한 인티브소프트의 타르타로스 온라인은 유명 퍼블리셔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의 바늘구멍을 통과한 낙타라고 할 수 있다. 인티브소프트는 동인팀 클럽비에스에서 시작된 개발 업체로, 게임을 만들겠다는 열정 하나로 탄생한 대표적인 지방 업체다.

처음 개발을 시작했을 때는 개발자 대부분이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밤에 개발하고, 낮에 일하는 하는 형태가 많았다. 이런 게임을 만들겠다는 열정은 지금의 타르타로스 온라인을 개발하는 원동력으로 자리 잡았고, 깐깐하기로 소문한 위메이드를 단숨에 사로잡을 수 있었다.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 타르타로스 온라인이 '시대에 어울리지 않은 그래픽'을 가졌다고 평가했다. 게이머들 사이에서도 다소 그래픽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하지만, 게임을 즐긴 이후 평가는 확실하게 달라졌다.

타 온라인 게임에서 보기 힘든 스토리텔링 방식의 게임성과 다수의 주인공을 조작하는 방식, 반복적인 재미와 진행하는 재미를 두루 갖췄다는 평가 나온 것. 재미가 있다면 그래픽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열정이 지금의 타르타로스 온라인을 있게 한 것이다.


* 실력 위주의 인재등용, 성공하고 싶다는 마음이 주는 시너지

지방 게임 업체 중 가장 대표적인 성공 업체를 꼽자면, 대구의 KOG를 들 수 있다. KOG는 물리엔진 개발을 시작으로, Xbox용 레이싱 게임 개발, 그랜드 체이스 개발, 와일드랠리와 범퍼킹 재퍼, 그리고 최신작인 엘소드와 파이터스 클럽 등을 선보였다. 이중 그랜드 체이스는 국내에서는 물론, 브라질, 대만, 홍콩, 필리핀 등 7개 국가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온라인 게임의 불모지라고 할 수 있는 브라질에서 동시접속자 1만명을 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KOG의 저력은 무엇일까. KOG의 이종원 대표는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자'라는 모티브를 바탕으로 개발자들에게 참신한 아이디어와 게임성을 요구해왔다. 특히 일반적인 게임과의 과감한 차별보다는 게임 속에서 게이머들이 느낄 수 있는 재미에 초점을 맞춰 개발, 신선한 재미를 게이머들에게 안겨줬다. 또한 인재에 대한 편견이 없는 점도, 개발자들이 꼽는 KOG의 성공 포인트. 그 결과 그랜드 체이스를 시작으로, 엘소드까지 다양한 인기 게임을 보유하게 됐으며, 올해에는 3년만에 신작 '파이터스 클럽'으로 자체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 될성부른 나무, 떡잎부터 알아본다

그리고 프리챌을 통해 시작을 알리는 지방 업체도 있다. 대구에 위치하고 있는 JCR소프트가 바로 그것. 이상훈 대표가 운영하고 있는 JCR소프트는 신작 액션 게임 '카르카스 온라인'은 3월 테스트를 바탕으로, 공개 서비스 준비에 한창이다.

프리챌이 이곳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가능성 때문. '카르카스 온라인'이 가지고 있는 특성과 재미가 다양한 연령층에게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으로 보였기에 '투워'에 이은 두 번째 작품으로 이 게임을 선택하게 된 것이다.

특히 프리챌 입장에서 퍼블리셔라는 입지를 쌓기 위해 매우 중요한 타이틀 이였음에도 불구하고, 신생 개발사의 게임을 선택한 건 전문가들도 의외라고 본 부분. 그만큼 '카르카스 온라인' 게임 자체가 가진 매력이 기존 게임들과 많이 달랐다는 것이다. 퍼블리셔가 먼저 알아본 가능성은 오는 3월13일 직접 확인해볼 수 있다.


* 수도권과 지방의 차이, 게임 업계가 풀어야할 숙제

그러나, 여전히 퍼블리셔들은 지방 개발사들을 쉽게 선택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가장 문제가 되는 점은 만나기가 어렵다는 것. 매번 미팅이나, 인터뷰 등의 중요 사항에서 퍼블리셔나 개발사가 직접 몇 시간씩을 투자해 움직여야 한다는 점 등의 문제가 생긴다.

또한 개발사 입장에서도 게임을 알리기 매우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대구나, 부산, 강릉 등에서 게임 관련 행사들이 꾸준히 열리고 있지만, 언론의 관심을 사는 것도 쉽지 않으며, 수도권에 있는 많은 게임 라인업에 밀려 빛을 보지 못하고 사장되는 경우가 많다.

한 게임 전문가는 "지방 개발사가 힘든 건 퍼블리셔들이나, 게이머들의 관심을 사기 어렵다는 것이다. 지스타나 대형 행사들이 지방에서 개최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언론과 퍼블리셔가 좀 더 지방 개발사에 관심을 가지고 심도 있는 접근을 하는 것도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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