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게임업계 고환율 위기, '믿을건 대작뿐'

유례가 없는 고환율로 인해 비디오 게임 업계가 휘청이고 있다. 게임기는 물론 게임들까지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보니 환율 상승으로 인한 원가 상승이 큰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

게임사들은 환율에 맞춰 무작정 게임 가격을 올릴 수도 없는 일이고, 게이머 입장에서는 저렴하게 내놓은 것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이전에 비해 많이 올라간 가격이 부담스러워 선뜻 게임을 구입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2만장을 돌파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스트리트 파이터4를 즐기기 위해서는 게임과 전용스틱까지 총 20만원에 가까운 금액을 투자해야 한다. 게임을 하나 즐기기 위해서 게임기 하나 살 정도의 금액을 투자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더구나 이것은 현재 환율을 생각하면 대단히 저렴한 금액이다.

이렇다보니 필연적으로 최근 출시되는 게임들이 대작 위주로만 흘러가고 있다. 게이머들이 왠만큼 재미가 보장된 게임이 아니면 지갑을 잘 열지 않고 있다보니 게임사들 역시 판매량이 보장된 대작들만 출시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PS3 진영에서는 대작 게임 3인방이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높은 판매량을 보이며, SCEK 관계자들을 미소짓게 하고 있다. 그 주인공은 킬존2, 데몬즈소울, 용과같이3로 킬존2와 데몬즈소울은 벌써 1차 물량이 매진돼 게이머들이 한참동안 2차 물량을 기다려야 했다. 두 게임 모두 예전부터 게이머들의 기대를 모으던 대작이기도 하지만 오랜만에 등장한 한글화 타이틀이라는 점이 게이머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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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과 같이3의 경우에는 7만2000원이라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높은 판매량을 보이고 있어, SCEK에서 한글 대사집을 만들어 공개했다. 또한 실제 메이저리그를 그대로 재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MLB 09 더 쇼와 무쌍 시리즈의 최신작 무쌍오로치Z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대작들만 라인업에 올라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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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BOX360 진영에서는 스타오션4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스타오션4는 일본식 롤플레잉 게임의 명가라고 할 수 있는 트라이 에이스에서 제작한 타이틀로 시리즈 최초로 XBOX360용으로 등장한 만큼 XBOX360 사용자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멀티 플랫폼이긴 하지만 XBOX360으로는 처음 발매되는 바이오하자드5는 본체 포함 43만5000원이라는 높은 가격이 책정된 한정판이 판매 시작 3시간만에 매진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외에도 PS 진영을 대표하는 인기 격투 게임인 철권 시리즈의 최신작 철권6도 올해 안에 XBOX360으로 발매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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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치형 콘솔 기기에 비하면 다소 주춤한 휴대용 게임기 진영도 대작 위주로 라인업이 편성되고 있다.

NDS의 경우에는 CFK에서 프린세스 메이커4를, 그리고 WBA에서는 메탈슬러그7을 내놓았으며, PSP는 SCEK에서 천주4와 아이돌 마스터 SP를, CFK에서 프린세스 메이커5를 출시했다. 이 타이틀들은 게임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이름을 들어봤을 인기 시리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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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현재 국내 비디오 게임 시장은 기존 작품의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한 시리즈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새로운 신작의 경우 완전 새로운 재미를 선사할 수도 있지만 익숙하지 않다는 단점 또한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발매된 헤일로워즈의 경우만 봐도 헤일로라는 막강한 브랜드를 가진 신작이지만 FPS에서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로의 장르 변경이 어색함으로 작용해 게이머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환율 문제로 인한 가격 상승으로 게임 업체와 게이머 모두 모험을 꺼리고 있다. 예전에는 가능성이 50% 이상이면 발매했다면 이제는 100% 확신이 되는 게임이 아니면 발매하기가 꺼려진다"며 "현재의 환율이 계속된다면 판매량이 점점 줄어들고, 그로 인해 발매되는 게임이 줄어드는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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