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중독에 빠진 아이들,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중학교 2학년인 우리 아이가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어요. 그만 해라 말을 해도 듣지를 않아요. 어떻게 해야 할지 원.."

게임이 국내의 대표적인 놀이 콘텐츠로 자리잡고 있는 가운데, 게임에 빠진 아이를 둔 부모들의 시름도 함께 깊어지고 있다. 게임은 한두 시간 가볍게 즐기면 생활의 청량제가 되기도 하지만, 하루 종일 컴퓨터나 TV 앞에 앉아 게임을 즐기는 아이가 늘어나면서 가정 불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게임 중독에 빠진 아이들,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 무조건 못하게 하는 것은 부작용 낳을 수 있어>

전문가들은 무작정 게임을 못하게 막는다고 해결될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단언한다. 아이 주변의 친구들이 다 게임을 즐기고 있고, 부모 몰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이미 갖추어져 있기 때문이다.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요즘 아이들에게는 게임이 단순한 시간 때우기가 아닌, 세상과의 소통 수단인 점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래서 무조건 못하게 하는 것 보다는 '게임을 하고 싶은 욕구를 조절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날마다 정해진 시간 동안만 게임을 즐기도록 유도하고, 스스로 컴퓨터나 게임기를 끄도록 훈련시켜야 한다는 것. 컴퓨터 옆에 알람 시계를 두고 조절토록 해도 좋고, 영어단어 외우기나 숙제를 다한 경우 보상 차원으로 게임을 즐기게 해주어도 좋다.

전문가들은 "매일 컴퓨터를 켠 시각과 끈 시각을 컴퓨터 사용일지에 기록하게 하면 자신의 게임 습관를 파악할 수 있고, 스스로 과도한 게임 습관을 고쳐나가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 부모도 게임 배워야 통제 가능>

부모들도 게임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과도하게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게임을 아이가 즐기고 있을 수도 있고, 게임을 즐기는 아이들의 입장에서 아이들과 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아이들이 주로 즐기는 게임이 어떤 게임인지 알아봐야 한다. 인터넷 포털에 접속하면 해당 게임의 이용 등급, 폭력성 정도 등이 상세히 나온다. 또 대부분의 게임이 처음 실행시키면 이용 등급이 화면 내에 표시되고, 레벨 등으로 플레이 시간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한 전문가는 "많은 어린이들이 부모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해 성인 게임을 즐기고 있다. 연령대에 맞는 게임을 즐기도록 유도하는 것이 아이를 게임의 해악으로부터 멀리 하는 길이 된다"고 조언했다.

시중에는 '아이와 통하려면 게임에 통달하라'는 책도 나와 있다. 이 책의 저자는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하듯이 아이를 잡으려면 게임을 해야 한다"며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게임에 대한 부모의 이해가 높을수록 아이들은 게임을 긍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 게임 관련 관리 도우미들 많아>

한게임(www.hangame.com)의 온라인 고객센터 내 '이용자 보호 프로그램' 사이트를 열면 '게임 부적응 척도' 검사 및 '시간 알리미', '나가기 예약' 등의 서비스가 제공된다. 상담전화(1588-7906)를 이용하면 지정 대학병원 신경정신과 전문의로부터 무료 상담 및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인터넷 유해정보 차단서비스 전문업체인 플랜티넷(대표 김태주)에서 무료 배포한 가정용 자녀보호소프트웨어인 'i안심'를 이용해도 좋다. 이 프로그램으로 게임 시간을 제어할 수 있다.

또 행정안전부(장관 이달곤)에서는 게임중독 방지를 위해 '아름누리 상담콜'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전화(1599-0075)와 인터넷(www.iapc.or.kr)으로 신청할 수 있으며, 인터넷 채팅상담은 시스템 개편을 통해 6월 말 개설된다.

이외에도 서울시에서는 게임 중독 전문적인 치료공간인 'I will' 센터를 광진구와 동작구 신대방동 보라매공원 보라매청소년수련관안에 열었다. 전화(02-836-1387,1388)나 이메일(will@boramyc.or.kr) 로 신청 가능하다. 이용 비용은 무료다.

마지막으로 지난달 22일에 민주당 최영희 의원은 청소년 인터넷 게임 중독을 예방하기 위한 '청소년보호법 일부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 안이 통과되면 부모들은 아이들이 자정부터 새벽 6시 사이에는 게임을 즐길 수 없도록 요청할 수 있게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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