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용 IT기기 시장 확대, 게임기와 포터블 경계선 무너져

휴대용 IT기기 시장의 경계선이 사라졌다. 그동안 휴대용 게임기 및 멀티미디어 기기 등으로 구분되던 휴대용 IT기기 시장에 구분점이 사라지게 되면서, 경쟁 구도가 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동안 휴대용 게임기만의 점유율로 보였던 휴대용 게임 시장에 휴대용 멀티미디어 기기와 모바일 기기가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어느 때보다 뜨거운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 휴대용 게임기 견제, 이제는 멀티미디어 기기가 한다>

음악, 동영상, e북, 인터넷 등 다양한 기능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고 있는 휴대용 멀티미디어 기기들이 최근 게임 장르쪽 강화에 나서면서, 휴대용 게임기와 경쟁에 돌입했다.

최근 MS는 준HD라는 차세대 멀티미디어 기기를 선보였다. MS 특유의 디자인부터, 다양한 성능, 그리고 무엇보다 다른 기기를 압도하는 성능을 바탕으로 휴대용 멀티미디어 기기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준HD가 게임 기능을 지원할 것이라는 전망이 돌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까지는 정식 발표가 없는 상태이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 기기가 기존 멀티미디어 기기의 장점과 Xbox, Xbox360으로 다져진 MS의 게임 부분의 경험이 결합된 형태로 발전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애플 역시 앱스토어를 바탕으로 휴대용 게임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그동안 애플은 게임 장르보다는 앱스토어 시장 자체를 성장 시키는데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최근에는 애플의 휴대기기, 특히 아이폰의 성능을 향상 시키면서, 게임 측면 강화에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 결과 현재 앱스토어에는 아이팟 터치 시리즈 및 아이폰 용으로 개발된 다양한 장르의 게임이 하루에도 수십 개씩 등장하고 있고, 국내 및 해외 모바일 게임사들도 자사의 게임을 앞 다투어 앱스토어 게임으로 개발 중이다. 특히 국내 유명 업체 게임빌은 자사의 모바일 게임들을 이미 성공적으로 앱스토어 안착 시킨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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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대용 게임 시장 공략해라, 우리는 멀티미디어 기기 시장 노린다>

재미있는 상황은 휴대용 게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선두 업체인 애플이나, MS 등 다양한 업체가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때, 반대로 휴대용 게임기 시장 선두 업체 닌텐도와 소니는 오히려 멀티미디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소니는 휴대성을 강조한 신형 플레이스테이션 포터블, PSP Go를 최근 선보였다. PSP Go는 기존 PSP보다 크기를 줄이고, 그동안 배터리를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UMD 슬롯을 제거했다. 또한 16GB 플래시 메모리를 탑재해 기본적으로 게임 및 음악, 동영상 등의 다양한 정보를 무리 없게 저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PSP Go의 가장 큰 특징은 슬라이드 방식의 본체를 도입해 동영상이나, 음악을 쉽게 듣고 즐길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다. 기존에 게임 측면 쪽으로 강화하는 하던 모습과 사뭇 대조되는 모습이다. 이는 소니가 가진 멀티미디어 기기의 장점을 휴대용 게임기인 PSP로 옮겨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뜻에 의해 비롯된 부분이다.

닌텐도 역시 마찬가지다. 닌텐도는 성공적으로 북미 시장 진출에 성공한 닌텐도DSi를 바탕으로 올해 안에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선다. 닌텐도DSi는 기존에 게임을 위한 닌텐도DS 시리즈와 달리 GBA 슬롯 제거, 카메라 내장, 음악 및 동영상 재생 기능 추가, Wi-Fi를 활용한 인터넷 접속 기능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기 기능을 도입했다.

이는 그동안 닌텐도DS 시리즈의 한정적인 기능, 즉 게임이라는 특정적인 형태에 국한되지 않고, 좀 더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기로써의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서다. 특히 일본 내에서는 닌텐도DSi로 휴대전화 기능 및 모바일 기기가 가진 다양한 특성을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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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휴대용 IT기기들, 색다른 장르 도전은 언제쯤 될까>

하지만, 이런 해외 시장의 도전적인 모습에 비해 국내 휴대용 IT기기들은 도전은 다소 정체된 모습이다. 코원의 S9를 비롯해 민트패스의 '민트패드', 아이리버의 B30 등 다양한 제품들이 플래시 및 윈도우 CE 기능을 지원하고 있지만, 여전히 게임 장르 도전은 미약한 편이다.

'민트패드'의 경우 윈도우 CE를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메신저나 일부 PDA 전용 프로그램, 게임 등을 구동할 수 있다. 하지만 기기 자체에서 폭넓게 지원해주지 않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S9와 B30 같은 제품도 마찬가지. 이 두 제품은 플래시를 지원해 플래시 게임이나, 소프트웨어 등을 가동할 수 있지만, UI의 한계로 제한이 큰 편이다.

더 큰 문제는 국내 휴대용 IT기기 전문 업체들과 모바일 게임 개발사와의 연계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마이레이서'나 GP2X 시리즈 같은 일부 제품에서는 어느 정도 협력이 이루어지긴 했지만, 반응은 미비했다. 이는 시장 자체의 한계성과 소비자 반응, 그리고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 발생하는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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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게임 전문 개발사의 한 관계자는 "갈수록 모바일 게임의 개발비가 상승하고 있지만, 제도적으로 지원이 없으면 도전하기 어려운 곳이 바로 국내 휴대용 IT기기 시장이다. 또한 기기에 대한 관련 기술들이 대부분 원천 기술이다 보니, 관련 정보를 쉽게 제공해주는 곳이 없다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휴대용 IT기기 업체의 관계자는 "모바일 게임 개발사들도 개발하겠다는 뜻을 보이는 곳이 있지만, 기술에 대한 일방적인 지원이나, 개발비 지원 등 너무 많은 부분을 바라는 곳들이 많다. 사정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점유율이 높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도전하라고 촉구하는 건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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