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 형제가 빚어낸 엔씨소프트 3조원의 신화

'아이온' 돌풍과 함께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심상치 않다. 2만원 대까지 떨어졌던 것이 한 때 20만원(현 16만8천원)까지 치솟았을 만큼 큰 인기를 보였고, 김택진 대표 또한 벤처 경영인으로는 첫 번째로 상장사 10대 주식부호 대열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아이온'도 시작은 순탄치 않았다. 엔씨소프트 내부에서 게임을 뒤집어 엎은 것만 해도 5차례 이상, 개발자들도 수시로 교체됐으며, 출시 전 5년 동안의 제작 기간은 악몽과도 같았다고 전해진다. 이러한 수백억 원의 거대 리스크를 감당하고 오늘날의 엔씨소프트를 있게 해준 장본인은 다름아닌 '리니지' 형제 였다. 여전히 현존 최고의 MMORPG로 군림하는 '리니지' 형제로 인해 '아이온'이 잉태되었고, 엔씨소프트 3조원의 시대는 시작됐다.

< 리니지, 국내 온라인 게임의 초석이자 상징>

지난 1997년에 탄생해 이듬해 9월부터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한 '리니지'는 그 존재 자체만으로 한국 게임산업의 역사에 이정표를 찍었다고 인식되고 있다. '리니지 스타일'이라는 새 MMORPG 형태를 개발했고, 국내 최대 동시접속자수 18만 명의 기록도 가졌다.


당시에 '리니지'는 당시 가장 유연한 동작을 화면으로 구현한 게임으로 평가 받았으며 온라인 게임 최초로 '공성전'을 도입해 게이머들간의 거대 커뮤니티 체제를 구축키도 했다. 또 온라인 게임史에서 최초로 선보였던 정기적인 대규모 업데이트 체제를 구축, 온라인의 특성을 극대화했다는 평가와 함께 이후 많은 온라인게임의 표준이 되고 있다.

이처럼 '리니지'는 한국이 세계 최고의 온라인 게임 강국으로 자리매김하는 중요한 초석이 되었으며, 다수가 접속해야 하는 MMORPG의 특성상 고도의 서버기술력과 게임작동을 위한 엔진 등 국내 IT기술력의 동반 상승 또한 가져왔다.

매출 또한 기하 급수적으로 늘었다. 1998년에 2억 원, 1999년에 99억 원, 2000년 559억 원의 매출 등 높은 성장세를 일궈냈고, 탄생 10주년을 맞은 지난해에는 누적 매출이 1조1400억 원에 이르렀다.

게임을 바라보는 정부의 시선 또한 바뀌었는데, 문화관광부에서 '리니지' 서비스 1년 후 게임종합지원센터(현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을 설립하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이기 시작했다.

< 리니지2, 본격적인 엔씨소프트의 구세주로>

'리니지'가 엔씨소프트의 시작이자 국내 온라인 게임의 초석과 기준이 되었다면, 2003년 10월에 상용화를 시작한 '리니지2'는 엔씨소프트에게 날개를 달아준 동시에 게임업계에 3차원이라는 새로운 변혁을 제시했다. 우선 '리니지2'의 출시로 인해 국내 게임업계는 본격적인 3차원 게임시대가 개막되었고, 2003년 5월에 세계 최대의 게임쇼인 E3에서 모습을 드러내자 전 세계가 술렁거렸다.


또 공개 시범 서비스에 참가했던 게이머 중 80~90%가 유료화로 전환되는 유래없는 기록을 남기면서 엔씨소프트의 상승세를 주도하기 시작했다. 게임 내 가상현실 세계가 정밀하게 실현되면서 정치, 경제, 사회 시스템들이 게이머들에 의해 자발적으로 구현되고 실행되었으며, 일부 게이머에 의해 시행된 비민주적 정치, 경제시스템에 반기를 든 일부 게이머들의 혁명시도 등이 국내외 학자들의 연구대상이 되는 상황을 연출했다.

산업적으로도 120명의 개발자와 100억여 원의 투자비용이 소요된 '리니지2'는 MMORPG의 대형화를 주도했으며 이후 더 많은 개발자와 투자비용이 집중된 게임들이 탄생하게 됐다. 또 고사양의 PC가 요구되는 상황이 벌어졌으며, 전국 PC방들의 컴퓨터 교체가 이루어지기 시작한 것도 이때 부터이다.

'리니지'와 전혀 다른 게이머들로 인해 확고한 시장 확장을 주도했던 '리니지2'는 지난해 누적 매출 6천억 원을 돌파하면서 엔씨소프트의 뼈대가 되었고, 'WOW' '아이온'에 의해 이탈되었던 게이머들이 높은 비율로 회귀하는 등 아직도 탄탄한 게이머 층을 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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