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터치와 앱스토어, 모바일 게임 시장 어떻게 바뀌나

"진짜 1년 후를 장담할 수 없습니다. 어떻게 게임을 개발해나가야 할지 막막하네요."

최근 모바일 개발자 컨퍼런스에 참여한 한 모바일 게임 개발사 사장이 한 말이다. 이 사장은 "개발자들에게 계속 변화에 맞추어 새롭게 공부를 시켜야 하는 것이 가장 괴롭다."고 털어놨다.

이처럼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아이폰의 히트와 함께 국내에서도 다양한 터치 전용 휴대전화들이 빠르게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으며, KT, SK텔레콤 등 이통사부터 삼성, LG 등 휴대전화 사업자들까지 앱스토어 형 오픈마켓 시장에 앞 다투어 달려들면서 시장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위피 의무화 까지 사라지고 아이폰의 국내 출시가 가시화 되는 등 향후 변화의 물결이 개발사들에게 온몸으로 부딪혀 올 예정이다.

< 모바일 게임 개발사들 전략이 바뀌다>

올해 초 KTF에서 정리한 모바일 게임 매출 결과에 따르면 이미 터치전용 휴대전화에서 발생하는 모바일 게임 매출이 전체 매출의 20%를 약간 밑도는 정도까지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에는 모바일 게임 개발사들이 통합 플랫폼인 위피를 통해 176, 240, 320의 3개 사이즈로 게임을 개발하고 이통사 별로 조금씩 전환시키는 방식으로 비즈니스를 진행했다. 하지만 터치 전용 휴대전화의 점유율이 올라갈 수록 개발사들은 터치 버전을 개발해야 하는 부담이 늘어났다.

정해진 수요를 가진 시장이지만 터치 버전까지 개발하다 보니 개발비가 최대 1.5배까지 올라가고 있는 상황, 그래서 한동안 개발사들은 일반 게임을 개발한 후 방향키 정도만 터치 기능을 대입해 게임을 내왔다.

하지만 최근 이러한 전략이 바뀌고 있다. 터치 전용 휴대전화가 갈수록 확산되자 개발사들은 휴대용 게임기 닌텐도DS 수준의 전용 터치 게임을 기획 단계부터 내놓고 있다. 터치 전용 게임으로 컨셉을 잡고 일반 휴대전화로 비중이 옮겨가기 시작하도록 바뀌고 있는 것이다.

< 터치 전용 게임들, 앱스토어 통한 투잡족 양산>

개발사들이 터치 전용 게임을 만들기 시작하는 것은 국내의 높아진 점유율 뿐 때문이기도 하지만 최근 앱스토어 등으로 모바일 게임의 해외 진출이 용이해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컴투스의 한 관계자는 "앱스토어가 굉장한 시장이라는 것을 깨닫고 발 빠르게 뛰고 있다. 올 한 해만 20개의 게임을 앱스토어에 내려고 준비 중"이라며 "오히려 잘된다는 얘기를 하지 않고 숨기고 있다."라고 말했다.

게임빌 등 메이저 개발사들도 아이폰의 앱스토어 뿐만 아니라 안드로이드 등 해외 오픈 마켓 시장에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이미 국내 모바일 게임의 퍼블리셔(배급사)와 개발사 사이에는 그동안 야기되지 않았던 해외 판권에 대한 얘기가 분주하다.

앱스토어가 돈이 된다는 소문이 돌자 '투잡족'들도 대거 늘어나고 있다. 온라인 게임 개발사에 재직한 개발자들도 친한 동료들끼리 팀을 만들어 아이폰 용 게임을 제작하고자 맥북을 구입하는 예가 적지 않다.

< 오픈마켓 열풍, 게임 심사와 컨버팅 능력이 관건>

KT는 앱스토어 방식을 준비함과 동시에 일본에 이어 동남아 까지 직접 모바일 게임을 수출할 수 있는 길을 터놓고 있으며, SK텔레콤도 별도의 앱스토어 방식으로 유럽 쪽 진출을 위해 콘텐츠를 사들이고 있다. SK텔레콤은 연내에 2~3개국에 우선 진출한다는 복안이다.

삼성 또한 올해 초부터 컴투스 등 국내의 메이저 개발사들의 게임을 사들이는 등 유럽 시장 개척을 위한 다지기에 들어가고 있는 상황이며, LGT 또한 공공연히 앱스토어 진출을 발표해왔다.

이렇게 다양한 오픈마켓 진출이 예상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2가지 요소가 시장 판도를 변하게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첫 번째는 심의이고 두 번째는 컨버팅 엔진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픈 마켓과 게임 사전 심의는 서로 상충하는 부분이 많다. 게임물등급위원회가 어디까지 제한을 둘 지가 주요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되도록 제한을 풀어야 국내에서도 세계적인 수준의 모바일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한 관계자 또한 "이제 국내 모바일 플랫폼인 위피부터 리눅스 기반으로 제작해야 하는 애플 앱스토어, 삼성, LG 등 발 빠른 컨버팅 기술이나 컨버팅 엔진을 가진 곳이 차후 시장을 장악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부익부 빈익빈 처럼 대규모 개발자들을 보유한 곳이 더욱 유리한 고지를 점유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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