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량 팀장이 밝히는 '에어라이더 개발비화'

누적 회원수 1700만명을 돌파하며 국민 게임의 반열에 오른 캐주얼 게임 대작 '카트라이더'가 오는 21일 하늘을 무대로 다시 한번 도약을 꿈꾼다.

카트라이더를 만들었던 넥슨 로두마니 스튜디오에서 레이싱에 비행과 슈팅의 재미를 더한 차기작 '에어라이더'의 오픈 베타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

에어라이더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최병량 팀장은 오픈일을 결정하고 지금까지 많은 준비를 했지만 여전히 많이 부족함을 느낀다며, 많은 부담감을 토로했다. 무엇보다 '카트라이더의 후속작'이라는 타이틀이 엄청난 벽으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게임들도 대부분 개발단계에서 많은 우여곡절을 겪곤 하지만 에어라이더의 개발단계는 더욱 파란만장하다. 카트라이더의 후속작인만큼 전작과의 연관성도 가지면서, 그 이상의 재미를 제공해야 한다는 족쇄가 계속해서 개발자들을 고민에 빠뜨렸기 때문이다. 최병량 팀장의 말에 따르면 게임 내용이 계속 바뀌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프로젝트가 무산될뻔한 위기의 상황을 여러번 겪었다고 한다.

"사실 에어라이더 프로젝트의 시작은 카트라이더2 프로젝트였습니다. 카트라이더와 똑같이 만들어서도 안되고, 완전히 다른 게임으로 만들어서도 안되니 기획부터 고난의 연속이었죠"

최팀장의 말에 따르면 처음에는 하늘을 나는 것은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고 한다. 하늘로 무대를 옮기는 순간 개발의 어려움이 배가 될 뿐만 아니라 이전까지 하늘을 소재로 한 게임들 중 성공한 게임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땅에서 더 이상 신선한 소재를 찾지 못하고 프로젝트가 지지부진해지면서 그냥 카트라이더나 열심히 서비스하라는 말까지 나오게 되자 결국 정영석 본부장과 상의 끝에 도전을 해보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비행이라는 소재를 결정한 후에도 일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트랙이 있긴 했지만 정말 마음대로 날아다닐 수 있었습니다. 속도도 지금보다 5배 이상 빨랐죠. 그런데 해보신 분들이 너무 어렵다고 하시더군요"

3D 비행 게임의 고질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는 조작의 어려움은 에어라이더에게도 큰 장애였다. 그리고 속도도 너무 빨라 아이템 공격을 한번 받으면 도저히 회복이 불가능했고, 맵을 크게 만들어야 해서 트랙 하나 제작하는데도 한달 이상의 시간이 소요됐다. 결국 이점을 개선하기 위해 속도를 줄이고, 고도도 낮추고, 조작키도 카트라이더의 그것을 그대로 가져왔다.

최팀장은 계속 테스트를 해보면 "어렵다" "카트라이더보다 재미없다"는 얘기만 나와서 자신이 카트라이더 팀장임에도 불구하고 한때는 카트라이더가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할 정도였다며, 이 때 주변의 적절한 충고가 없었으면 계속 카트라이더를 넘어서기 위해 불가능한 것만 시도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어라이더의 핵심 모드인 체이싱 모드는 원래 아이템전에서 출발했습니다. 아이템전에 기관총이 있었는데 기관총을 쏘는 것을 다들 즐거워하셔서 독립된 모드로 만든 것이죠. 2인 모드 같은 경우에도 그냥 1차 세계대전 때 비행기에 두명이 타는 것이 갑자기 떠올라 중간발표회 몇시간 전에 급작스럽게 추가했는데 반응이 너무 뜨거워 정식으로 도입된 것입니다"


이렇게 체이싱전이 에어라이더를 빛낼 핵심 모드로 떠오르면서 카트라이더에서 핵심 모드였던 스피드전은 천덕꾸러기가 됐다. 카트라이더와 같은 방식으로는 전혀 재미를 느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스피드전을 없앨까 고민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남자라면 스피드전'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살리기로 했죠. 하지만 속도감과 드리프트의 재미가 카트라이더에 미치지 못해 시스템을 전부 바꿔야 했죠. 만약 스피드전을 살리지 않았다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우여곡절 끝에 탄생한 에어라이더인 만큼 최병량 팀장의 에어라이더에 대한 자신감은 대단하다. 현재 최고 인기 게임이라고 할 수 있는 아이온이나 하반기에 핵폭풍이 될 스타크래프트2와 비교하는 기사를 봐도 걱정이 되는 것이 아니라 비교되어 꿀리지 않을만큼 더 좋은 게임을 만들려는 의지가 생긴다고 한다. 어차피 가장 큰 경쟁상대는 개발 초기 때나 오픈 직전인 지금이나 카트라이더이기 때문이다.

"MMORPG나 FPS 게임들이 인기를 끌면서 캐주얼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기이긴 하지만 그동안 게이머들이 편하게, 그리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신작들이 나오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위기가 최고의 기회라는 말도 있듯이 잘만 헤쳐나간다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최병량 팀장의 말에 따르면 오는 21일 오픈되는 에어라이더는 현재까지 준비된 모든 콘텐츠가 한꺼번에 공개되지 않는다. 대신 한두달 내에 차근차근 순차적으로 공개해나갈 예정이며, 게이머들에게 일종의 미션을 부여하고, 그것이 만족되면 바로 신규 콘텐츠를 업데이트하는 방식도 준비 중이다. 처음부터 너무 많은 콘텐츠가 공개되면 핵심 콘텐츠가 강조되지 않고, 게이머들도 혼란스럽기 때문이다.

"얼마전 고향 친구들을 만났는데 왜 고생스럽게 게임을 만들고 있냐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쉬지도 못하고, 맨날 야근만 하면서... 그친구들이 에어라이더를 해보면 제가 왜 게임을 만드는지 이유를 알게 될 것 같습니다. 제가 게임을 만드는 이유는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어서 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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