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메가 초과에 풀 네트워크, 모바일 RPG 어디까지 갈까

모바일 게임이 변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급변하고 있던 모바일 게임 분야지만, 최근 파격적인 용량 제한 해제와 풀 네트워크 지원, 넘나드는 플랫폼 환경 등으로 순식간에 제 2세대, 제 3세대를 뛰어넘어 버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모바일 RPG는 모든 진화를 선도하고 있는 상황. 모바일RPG의 진화는 어디까지 이어질까.

< 1990년대 말~2000년대 초반, 모바일 RPG의 태동>

2000년의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에는 지금처럼 다운로드 방식이 아닌 휴대전화 내 무선 인터넷용(WAP)으로 제작된 게임들이 전부였다. 지금은 아몰레드 등 총 천연색을 자랑하는 휴대전화들이 넘쳐나지만, 2000년도 당시만 해도 휴대전화는 흑백이었으며 기능도 거의 없었다.


그래서 당시의 게임들은 블랙잭이나 포커 등의 단순한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런 가운데 세계 최초로 WAP용 모바일RPG가 등장했는데, 바로 컴투스에서 내놓은 '춘추열국지'다. 이 게임은 당시 PC에서 유행하던 네트워크RPG(MUD)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페이지별 과금으로 유료 메뉴 하나에 10원씩 부과되는 형태를 취했다. 큰 인기를 얻지는 못했지만 200여가지의 고유기술, 100여 마리의 괴물 등 당시로써는 획기적이라고 평가를 받았다.

< 2001년~2002년, 모바일RPG의 준비기간>

2001년도부터는 WAP용이 아닌 다운로드용(VM) 콘텐츠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게 된다. 지금은 SKT, KT 등 이동통신사 담당자들이 콘텐츠 제공업자(CP)들에게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당시만 해도 담당자들이 업체에 가서 '제발 게임을 만들어주십시오'라고 요청하던 때였다.


초창기 VM 환경은 128K(약 1/10메가)라는 각박한 용량 제한으로 모바일RPG들이 제작되기는 어려웠다. 2001년도에 게임빌에서 라스트워리어를, 컴투스에서 페노아전기를 내놨으나 20K의 용량을 가진 흑백 게임으로 스토리 조차 원고지 1매가 안되었으며 1개의 직업에 별도의 스킬도 거의 없는 극 초창기의 형태를 보였다.

< 2002년~ 2003년, 개화기를 맞이하다>

본격적으로 칼라 시대를 맞이하면서 2002년부터 2004년에는 많은 RPG들이 쏟아져 나왔다. 소프트맥스에서 2002년도에 선보인 '용자의 무덤'이 현재와 같은 RPG의 틀을 갖춘 최초의 작품이라 평가를 받았으며, 당시의 유명 개발사였던 깨미오의 '이카리아'가 2003년도에 최대한의 그래픽을 살리고 등장해 현재까지도 수작 RPG로 평가되고 있다. 또 '마스터오브소드''헐크' 등과 해외 RPG인 '이스3 이터널'이 게이머들 사이에 큰 호평을 받았다.


또 2003년도에는 엔텔리젼트(현 넥슨모바일)에서 네트워크 기능을 도입해 제작한 '삼국지 무한대전'이 100만 다운로드라는 기록을 세웠고, 이는 모바일RPG 시장에 확 불을 얹는 기폭제가 되었다.

< 2004년, RPG의 춘추 전국시대 개막>

2004년에 이르면서 휴대전화의 성능이 급진적으로 좋아지고 용량도 풀리면서 웬만한 게임 개발사는 모바일RPG를 하나씩은 보유하기 시작했다. 가장 특징적인 게임은 엔텔리젼트의 '에픽 크로니클'과 아치(현 넥슨모바일)의 '다크슬레이어'였는데, 이 게임들은 각종 화려한 게임 효과를 총 동원하면서 새로운 모바일 게임의 영역을 개척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또 '창세기전' 같은 전략RPG들이 등장했고, 게임빌의 '카오스 블레이드', 컴투스의 '페노아전기2' 등 메이저 업체들이 정면 충돌을 일으키던 한 해 이기도 했다.

< 2005년~2006년, 최고의 호황기를 누리다>

2005년부터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은 'RPG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매주 다양한 수작 RPG들이 쏟아졌다. RPG 명가로 이름난 PNJ가 '테일즈 판타지'를, 게임빌에서 네트워크 정액제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킨 '삼국쟁패'를, 아치에서 '다크 슬레이어2'를 내는 등 개발사 간 정면 충돌이 이어졌다.

특히 이 때는 현재까지도 'RPG 쇼크'로 인식되는 '영웅서기'가 등장했는데, 핸즈온(현 EA모바일)에서 제작한 이 게임은 전문 스토리 작가를 활용한 스토리가 게이머들에게 깊은 각인을 남겼다. 또 2006년도에 넥슨 모바일의 '에픽크로니클2'이 화려한 효과를 구현해 현재의 게임 못지않은 고 퀄리티로 사랑받았고, 컴투스에서 PC의 MMORPG를 모바일로 구현한 '아이모'로 모바일 게임의 역사에 한 획을 긋기도 했다.

< 2007년~2008년, 변화의 시대>

2007년 이후 부터는 세중나모에서 유무선 연동 게임 ' LOD'를 KT에 한해 완전 무료로 내놔 업계의 이슈가 되기도 했으며, 모바일 'WOW'라고 불리울 정도로 방대했던 컴투스의 '이노티아 연대기', 그리고 원작과 스토리를 연동시킨 '영웅서기 제로' 등이 등장했다.


이때에 등장한 게임들은 네트워크 기능의 기본 탑재, 유무선 연동, 방대한 콘텐츠 등의 특징을 지녔으며, 위피C의 보급으로 NDS나 PSP 급의 전문 휴대 게임기 수준의 퀄리티를 자랑했다. 또 인기 온라인 게임의 이식도 이어졌는데, '리니지', '메이플 스토리' '라테일' 등이 인기를 얻었고 이후에도 '바람의 나라' 등 넥슨의 게임들이 넥슨 모바일을 통해 쏟아질 예정이다.

< 2009년~ 현재>

특히 2009년에 들어서는 2메가라는 용량 제한의 벽이 무너졌고, 3메가-4메가 급의 게임들이 서서히 등장하고 있다. 컴투스의 '이노티아 연대기2'가 4.3메가(KT 기준)로 파격적인 용량과 '디아블로' 방식의 방대한 콘텐츠를 과시하고 나섰으며, 엔소니의 '블레이드 마스터4' 등 하반기 출시 작들 또한 줄줄이 2.5메가 이상의 대용량으로 등장하고 있다.


또 이들 게임들은 아이폰 등의 차세대 글로벌 플랫폼 게임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으며, 해외에서도 좋은 인기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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