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온' 유럽 상용화 임박, 더이상 와우 독주는 없다

유럽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잡기 위해 아이온이 뜬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19일 독일 퀄른 메세에서 개막한 유럽 최대 게임쇼 '게임즈컴'에서 아이온 유럽 서비스 일정을 공개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아이온의 유럽 상용화 서비스는 오는 9월 25일부터 시작되며, 서비스 버전은 최근 공개된 1.5 업데이트 버전이다. 이번 게임즈컴에서도 1.5 버전을 시연해 게이머들의 시선을 끌었다.

유럽에서의 '아이온'에 대한 기대감은 무척 높다. 블리자드의 성지라 불릴 정도로 블리자드 게임들에 열광하는 한국에서 '아이온'이 '와우'를 이겼기 때문이다. 덕분에 유럽 현지에서는 '아이온'과 '와우'의 맞대결이 어떤식으로 펼쳐질지에 대해 무척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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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그동안 6차례에 걸쳐 진행된 아이온의 테스트는 유럽 게이머들에게 기대 이상의 충족감을 전달해 줬다. 게임의 완성도가 무척 높을 뿐더러 기대 이상으로 게임의 스케일이 컸기 때문이다. 독일의 대표적인 인터넷 마켓인 '아마존 독일'에서 근 5주째 가장 기대되는 게임 1위, 예약 판매 1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만 봐도 유럽에서 바라보는 '아이온'의 기대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 커뮤니티 마케팅으로 유럽 시장 공략>

유럽에서의 온라인 게임 마케팅은 한국에 비해서 상당히 까다롭고 어려운 편이다. 한국처럼 몇몇 포털이 인터넷 시장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쉽사리 오프라인 마케팅을(버스나 영화 혹은 전철 같은)진행 하기도 어렵다. 유럽에서는 아직 온라인 게임이 생소하기 때문에 오프라인 쪽에 광고나 홍보를 해도 큰 효과를 얻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유럽에서 온라인 게임을 성공적으로 홍보하기 위해서는 게이머들이 모이는 포럼이나 커뮤니티 활용이 무척 중요하다.

엔씨 유럽의 미루코 고쪼 마케팅 이사는 "이미 다년간 엔씨 유럽은 커뮤니티를 통한 홍보와 마케팅에 많은 노하우를 쌓았다. 이미 아이온에 대해서 각 커뮤니티나 포럼 등에 충분할 정도의 정보를 제공하고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덕분에 현재 아이온은 이들 커뮤니티에 참가한 게이머들로 인해 급속도로 퍼져나가고 있는 중이다"고 말했다.

현재 유럽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게임은 블리자드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와 엔씨의 길드워가 손에 꼽힌다. 그 뒤로 이브 온라인, 프리프, 메틴2 등이 뒤를 따르고 있다. 이들 성공한 게임들의 주력 마케팅 방식은 커뮤니티와 포럼을 통한 입소문 마케팅이었다.

< 아이온 vs 와우>

유럽에서 MMORPG를 성공적으로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와우의 장벽을 일부분이라도 넘겨야 한다. MMORPG 시장의 대부분을 와우가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와우와 비견 될 정도의 규모를 가지고 있거나 혹은 '와우'에서 맛볼수 없는 독특하면서 재미있는 주력 콘텐츠를 확보하지 못하면 게이머들의 관심을 끄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때문에 유럽에서 어느 정도 성공 했다고 평가 되는 대부분의 게임들은 자신만의 독특한 콘텐츠를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아이온의 경우에는 와우와 정면 대결을 펼쳐야 하는 악조건에서 출발을 해야 한다. 다른 게임처럼 특정 부분을 부각시키기에는 게임의 부피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 베로니크 나니엘 엔시 유럽 퍼블리싱 이사는 "아이온의 현지화 작업중 가장 힘든 점이 와우 게이머들에게 아이온을 어필 하는 부분이었다. 유럽에서 MMORPG 게임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선 와우와 새 게임이 비교 대상이 되어야만 한다. 그것이 좋은쪽으로든 나쁜쪽으로든 비교가 되어야만 유럽 게이머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다. 여기서 비교 대상이 되면 그다음 단계는 와우와 새게임을 두고 어떤 게임을 즐길 것인가 고민을 하게 하는 것이다. 이 부분까지 간다면 그 게임은 유럽에서 흥행에 크게 성공했다 봐도 무방하다. 다행히 아이온은 많은 노력 끝에 현재는 유럽 게이머들에게 와우와 다각도로 비교대상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쉽게 어떤 결과를 예측할 수는 없다. 게임은 상용화 한 뒤에도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 유럽 커뮤니티들의 반응>

페이퍼북이나 개인 포럼 같은 커뮤니티에서는 현재 와우와 아이온에 대해 다양한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 물론 이미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게임을 단기간에 쫓는 것은 힘들지만 다행스럽게도 캐릭터가 날 수 있는 점과 기대 이상으로 게임 스케일이 크다는 점이 유럽 게이머들에게 상당한 매력 포인트가 되고 있다.

다만 곤란한 점은 지금도 많은 유럽 게이머들은 '왜 아이온에서는 천족과 마족이 싸워야만 하는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는 점이다. 덕분에 엔씨유럽은 천족과 마족이 싸워야만 하는 이유에 대해 더 상세한 내용을 공개 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천족과 마족이 전쟁을 벌이게 되는 이유를 뮤지컬로 만들어 게이머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재미있는 점은 최근 와우가 업데이트를 진행 하면서 유럽 게이머들이 즐겨 했던 레이드가 기존만큼의 재미를 선사하지 못하고 있어 와우를 즐기는 게이머들이 많이 아쉬워하고 있다는 점이다. 덕분에 많은 게이머들이 일단 아이온이 정식 서비스가 되면 "한번쯤은 해본다"라는 의견이 점차 번져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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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은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유럽 게이머들이 최근 '와우'에 대해 실망하기 시작한 부분의 대표적인 것은 아이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다는 점이다.

다양한 아이템들의 빠른 업데이트는 게이머들로 하여금 단순 노가다 형식의 게임을 강요하기 시작 했으며 이는 유럽 게이머들에게 지루함을 선사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온 역시 아이템이 게임의 중요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얼마나 희석 시키느냐가 중요할 것으로 보여진다. 자칫 초반에만 게이머들이 몰리고 급속도로 빠른 이탈을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게이머들을 위한 업데이트도 빠르게 진행 되어야만 한다. 유럽 현지에서도 아이온의 게임 스케일은 와우와 비등하게 평가 받고 있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와우에 비해 아이온의 콘텐츠 양이 적은 것은 사실이다. 다만 빠른 레기온전 이라든가 전략성 있는 전투는 기존의 MMORPG 게이머들 외에 다른 고객층을 형성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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