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안의 PC 'MID'와 함께한 월요일

새로운 한 주의 월요일 아침 8시, 서울시 마포구에 사는 박정호씨(31세)는 바지 뒷주머니에 지갑을 넣고 한 손에 MID를 챙겨 집을 나선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무거운 서류가방을 들고 출퇴근했었지만 MID(Mobile Internet Device. 인터넷을 사용하는데 적합한 휴대용 PC)를 접한 이후 그의 생활은 달라졌다. 언제 어디에서든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와이브로'는 MID와 찰떡궁합. 지하철 안에서 인터넷으로 오늘의 뉴스와 날씨 정보를 확인하고, 저녁에 여자친구와 볼만한 영화가 무엇이 있는지 검색하면서 출근을 서둘렀다.


출근시간 10분 전에 회사에 도착한 박정호씨는 MID로 주식 시세를 살펴본 다음, 오후에 있을 미팅에 대비해 준비해둔 자료에 부족함이 없는지 확인하면서 업무 준비를 마쳤다. 미팅 때 나올 것 같은 질문에 대비, 답변에 참고할 만한 내용들을 정리하여 바탕화면에 띄워두었다. 당연히 MID에 저장해 둔 PPT 파일도 팀 공유 폴더에 저장해 회람토록 했다.

이런 저런 업무를 처리하다 보니 어느새 점심시간. 사무실이 이전한 지 얼마 안되었기 때문에 점심을 어디에서 무엇으로 해결해야 할지 고민하는 것도 일이다. 들고 나온 MID로 주변 맛집을 검색해보니 바로 옆에 순대국으로 유명한 가게가 있다고 하여 그곳으로 발길을 돌린다. 만족스러운 식사를 마치고 회사로 돌아오는 길에 커피숍에 들러 시원한 아이스 커피 한잔을 마시며, 인터넷 뱅킹으로 부모님께 드리기로 한 용돈을 송금했다.

오후 2시, 드디어 본격적인 미팅이 시작되었다. 이번 미팅만 성사되면 회사에 큰 이익을 가져올 수 있는 중요한 건인 만큼 오랜 기간 동안 준비했던 그다. 프리젠테이션 자료에는 중요한 내용만 정리해놓고 자세한 설명을 위한 자료는 MID에 따로 넣어둔 박정호씨는 질의응답 시간에 막힘 없이 척척 답변을 함으로써 무사히 프리젠테이션을 마칠 수 있었다. 즉 MID를 발표용 대본으로 활용한 것이다. 자신의 차례가 끝나고 이어진 다른 사람의 발표에서는 'MS오피스 원노트'로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불러내어 자료 위에 바로바로 메모를 추가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업무를 진행해나갈 것인지에 대한 준비를 했다.

무사히 미팅을 마친 박정호씨는 잠시 한숨을 돌리면서 MID로 저녁에 보기로 한 영화를 예매하고, 영화관 근처의 분위기 좋은 식당을 검색하여 미리 예약을 해두었다. 영화와 식사를 마치고 나면 근처 공원에 들러 볼 계획이다. 공원 벤치에 앉아 여자친구와 이어폰을 나눠 끼고 MID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면 정신 없이 바쁜 일상을 잠시 잊을 수 있을 것이다.

여자친구를 바래다주고 혼자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 박정호씨는 MID의 DMB 수신 기능을 이용하여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보면서 웃음으로 하루 일과를 마무리 지었다.


MID는 주머니에 쏙 들어갈 정도로 작고 가볍지만 인터넷이나 간단한 프로그램 실행, 음악/영상 재생, DMB 수신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는 만능 휴대 장치이다. 성능을 어느 정도 포기한 대신 크기와 전력 소모량을 대폭 줄인 MID용 인텔 아톰 프로세서(넷북에 쓰이는 아톰 프로세서보다 작은 대신 성능도 조금 떨어진다)를 탑재한 제품인 만큼, 고성능을 요하는 작업은 처리하기 어렵긴 하지만 일상 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아직까지는 용어조차 잘 알려지지 않았고 실제로 MID를 접해본 사람도 그리 많지 않지만, 앞으로 MID가 대중화된다면 우리 일상의 모습은 또 한번 큰 변화를 겪게 될 것이다.

작성 : IT동아 박민영 기자(biareth@gamedong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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